만나는모든사람을큰손님으로여긴다.
얼마전어느결혼식장에서있었던일이다.결혼식후뒤풀이자리에서모기업의협력업체사장인유시장이걱정스러운목소리로이렇게물었다.“김사장님이내게뭔가기분이나쁜지,아까식장에서봤는데그저눈만잠시마주치고가시던데혹시무슨일인지아세요?"식장에서만난주요고객에대한걱정이었다.
마침며칠후에그김사장님을만나게되어그날상황에대해서조용히물었다.무뚝뚝하고매사에덤덤한김사장의답은뜻밖이었다.유시장의고등학생자제가옆에있어서그랬다는것이다.’유시장님은정중하고예의바른분이어서길게얘기를나누다보면그보다젊은나에게지나치게정중한모습을보일게분명했어요.그런모습을그의아들이보게하고싶지않았을뿐이에요"그래서눈인사만짧게하고그자리를떠났다는것이다.그말을듣는순간그의큰체격과대비되는섬세한마음이느껴져온몸에몸에전율이이는듯했다.김시장의배려는누구나쉽게생각해낼수있는수준을넘어선다.
언젠가잠간책방에서책을두적이며읽다가본명심보감에서본출문여견대빈(出門如見大賓).이란말이생각난다.그김사장님은그렇게’밖을나서는순간마주치는모든사람을큰손님섬기듯이하라’는뜻을생활화하고있다고느꼈다.우리도이런마음만지니고있다면우리가모르게저지른결례들을또다시저지를일은없을것이다.
그런데누가큰손님일까.높은자리에있는사람?나를도와줄사람?이미도움을준사람?맞다그들은의심할바없이큰손님이다.그런데지금보잘것없는자리에있는사람,내게큰도움을줄것같지않은사람,지금까지나를도와준적이없는사람은어떤가?당장은작아보일지도모른다.
하지만미래는장담할수없다.하루가다르게변하는오늘을살면서내일무엇이필요한지감히어떻게알수있겠는가?모두를챙길수는없다며아무리이성적으로생각해봐도답은나오지않는다.주머니속에서귀찮게땡그랑거리던100원짜리동전들을어딘가에팽개쳐두었다가는지폐를깨야하는순간에후회할수밖에없다확실한것은,모두가귀하다는사실이다.우리가만나는모든사람을귀하게여겨야한다.오늘이순간에도미래의귀인과어떻게스쳐지나갔는지지금은아무도모른다.
<이종선님의’멀리가려면동행하라’의책에있는내용의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