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신(河神)에게아내를바쳐야한다고?
위(魏)나라문후(文候)때의일이다.서문표(西門豹)가업(鄴)이라는지방의현령(縣令)으로임명되었다.부임하자그는우선그지방의장로(長老)들을모아놓고백성들이고통을받고있는이유를물었다.
한장로가대답했다."하신(河神)에게해마다처녀를바치지않으면안됩니다.그때문에백성들의살림이어려운것입니다"
서문표는어떻게된영문인지몰라그장로에게자세하게설명하라고했다.
"업지방의삼로(三老:그지방의교화를담당하는자로장로중에서선발됨)나관리들은하신(河神)의취처(娶妻)행사비용이라는명목으로해마다수백만의세금을받아가지만그중에서실제로사용하는것은불과2-3십만이고나머지는삼로와하급판리,그러고무녀(巫女)가3등분하여가져갑니다.
해마다그시기가되면무녀가이집저집으로아름다운처녀를찾아다닙니다.
아름다운처녀가발견되면,’이처녀를하신의아내로준다.’라고말하고곧준비를시작합니다.처녀를목욕시키고,명주옷을새로만들어입히고재계(齋戒)시키는것입니다.
이것을하기위해서강가에붉은장막으로둘러천금단(禁斷)의방을만들어처녀를그속에가두어놓고쇠고기와술과밥을갖추어놓습니다.이렇게하여10여일이지나면드디어시집가는날이됩니다.처녀를곱게치장하여새댁이타는가마에태워그대로강물에띄웁니다.그러면가마는처음얼마동안물에떠있지만수십리떠내려가는동안에강물속에가라앉아버립니다.이러기때문에아름다운처녀를둔집에서는대무(大巫:무녀의우두머리)가와서흰깃이달린화살을세우기전에다른땅으로도망해버립니다.
그래서마을은점점쓸쓸해지고남은사람들의생활도점점가난해질수밖에없었습니다.이것은오랜옛날부터의풍습인데,하신에게처녀를바치지않으면물이범람하여전답(田畓)을휩쓸고사람들을물에빠져죽게한다는말이전해져내려오고있습니다."
서문표는얘기를듣고나서이렇게말했다.“알았소,그렇다면그시기가되어삼로와무녀들이처녀를강에띄워보낼즈음해서나에게도알리시오.나도참여하고싶으니까"
"알았습니다.그대로하겠습니다."일동은서문표에게약속했다.
드디어약속한날이왔다.서문표는행사가벌어지는강가로나갔다.삼로,관리,호족,장로(長老)등중요한얼굴들이다나왔고그주위에는2~3천명의구경꾼들이모여있었다.
대무(大巫)는나이가이미70이넘으려는나이많은노파로서명주홑옷을입은여제자(女弟子)10명쯤을뒤에거느리고있었다.
"하신에게시집갈처녀를불러줄수없소?얼마나미인인지내눈으로보고싶소."서문표가이렇게말하자처녀가포장속에서나왔다.
서문표는그처녀를보자삼로들을돌아다보며이렇게말했다.
"이게어디미인이란말요.잠시기다려주시오.수고스럽지만대무가직접하신에게내말을전해주고오도록하오.더아름다운아가씨를찾아서뒷날보낼테니기다려달라고하신에게이르시오"
그러고서문표는하급판리에게명령하여대무를강물속으로접어던졌다.
그러고잠시기다렸다가서문표는"늦어지는군.어떻게된일일까.다시마중을가봐야겠지"이렇게말하고대무의제자한사람을다시강물에집어던지게했다.
같은방법으로또한사람을강물에던졌다.이렇게세사람의제자를접어던지고나서서문표는,"여자를보내선안되는모양이군.설명을잘하지옷하는모양이야.어디삼로께서수고를해주실까?"하고,이번에는삼로를강에던지게했다.
그러고옷깃을가다듬고강을향해서허리를굽혀절을하고제자리에꼼짝도않고서있었다,곁에있던장로나하급관리들은몸을부들부들떨었다.
잠시후뒤로돌아선서문표는이렇게말했다.
"하신을보러간무녀들도삼로도아직돌아오지않으니이게도대체어떻게된일이요.?"
그러고이번에는관리와호족두사람에게함께마중을가라고협박을했다.
두사람은엎드려땅에이마를비벼대며목숨만살려달라고애원했다.
이마에서는피가흐르고얼굴은하얗게질려있었다.
"그럼좋소.좀더기다려주지"
그러고또시간이흘렀다.서문표는이렇게말했다."모두일어나시오.하신은손님을잡아놓고돌려보내지않은모양이오.그대들은이제돌아가도좋소."
이런일이벌어진것을지켜본업지방의관리들과백성들은간담이서늘해졌다.그러고그후하신에게처녀를보내자는말을누구한사람꺼내지못하게되었다.
서문표는이렇게미신을알소한뒤,즉시사람들을징발하여12개의용수로(用水路)를파서황하(黃河)의물을끌어들여농지에물을댔다.
당시사람들은용수로를파는일은큰공사라고생각하고그작업을싫어했다.
서문표는이렇게말했다."백성들에게정책(政策)을이해시킬필요는없다.그결과가그들에게유익하면그것으로족하다.지금당장은누구나나의명령을싫어하고있지만그들의손자대(代)가되면틀림없이내가시킨일이올바르고유익한것이었다는것을깨닫게될것이다"
그해서문표의이말처럼엽지방은현재에이르기까지수리(水利)가잘되고,현의백성들은풍족한생활을누리고있는것이다.
사마천의사기에서읽은내용입니다.어떠한사건을계기로자기들의이해관계만을위하는것이지금이나그전이나하나도변하지않고똑같다는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