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腦)과학으로본세종시문제
인간뇌의’믿음’영역은옳은정보도거부하고거꾸로믿음더강화해…
세종시로대립한양측,서로이해못하는게당연이런상황풀라는게정치
정부가세종시수정안을발표했는데도충청권반대여론은요지부동(R&R1월24일조사)이다.세종시지역이기업여건이좋았다면행정도시얘기가나오기도전에이미기업들이자리를잡고있었을것이다.그렇지않은곳에많은기업을보낸다는것은정부가무리해서충청권에주는혜택이다.대신정부비효율을초래할정부부처분할은무효화하자는것이다.정부는국가도좋고,지역도좋은방안이라고한다.그런데도충청권여론은거꾸로간다.
충청권,친박(親朴),야당은정부를향해"수도권과밀화해소와지역균형발전을이루는데우리풍토에서정부부처이전만큼확실한방법이뭐가있느냐"고한다."수없이약속하고법까지만든건결국속인것이냐"고도한다.이렇게옳은말을하고또하는데도듣지않으니정부를이해할수가없다.
서로억지를부린다고여기면상대를"다르다"가아니라"나쁘다"고생각하게된다.지금양측은서로를향해"이기주의…""나라망칠…""당망칠…""사기…""기가막혀…"등으로비난하고있다.
정말양측은심성(心性)이나빠서서로이러는것일까.그렇지않다는것이크게발전하고있는뇌(腦)과학의연구결과다.
우리뇌에서’지식’의정보처리시스템은정보가들어오면그것이옳은가그른가를판단해기억을수정한다.수학문제에서자신의답과정답(正答)이다르면자신의오류를인정하고기억을수정하는것이바로지식정보처리시스템이다.그러나’믿음’의정보처리시스템은자신의믿음과다른정보가들어오면그정보가옳아도기억을수정하는것이아니라저항한다.거꾸로그믿음을더강화하기도한다.믿음과다른정보가강력하면그것을무시하는경향도보인다.종교가대표적인사례다.
지금세종시문제에서양측의생각은이미그들뇌에서지식이아닌믿음시스템에서처리되고있다.상대방에서대안을내놓으면그것을받아들이는것이아니라오히려위기감을갖고더강하게반대로가는지금의현상은믿음의정보처리방식그대로다.잘해보자는데거꾸로가는것은사람이나빠서가아니라인간의뇌가그렇게판단하고움직이도록돼있기때문이다.그러니서로를이해하지못하는것은어쩌면당연한것이다.이문제로싸우는어떤사람이자신만은사심(私心)없고애국적이라고믿고있다고해도,그것은옳은정보도거부하는뇌의믿음시스템의산물일수있다.
옥스퍼드사전은믿음(또는신념)을’사실이나진실이라는느낌(feeling)’이라고정의했다.또뇌과학은믿음을’지식이결여된기억’또는’암묵(暗默)적기억’이라고규정한다.세종시문제가지식이아니라믿음시스템으로들어가버린것은’느낌’혹은’지식이전(以前)의어떤것’,’암묵’과같은원초적인문제와관련이있을것이다.정치에서그원초적인것중하나가’지역’이다.세종시갈등은바로이원초적문제로시작됐다.공방이이어지면서양쪽의확신이굳어지고결국자신들도모르는사이에자기뇌의믿음영역에서판단하고결정하는데이르게된것이다.뇌의믿음영역으로들어가면합리적대화는통하지않는다.
이쪽사람뇌의지식시스템과반대쪽사람뇌의지식시스템끼리부딪치면토론이가능하다.그러나믿음시스템끼리충돌하면최악의경우전쟁이일어난다.인류사(史)에서믿음의충돌로수백만,수천만명이죽었다.고대(古代)이래이믿음끼리의충돌이전쟁으로악화되는것을막아온전문직업이있다.과학이나예술못지않게어려운그직업의이름이정치인이다.지금그런정치인이있는지,있다면누군지지켜봐야할때다.
<2010년2월3일자조선일보양상훈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