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5월말국회에서열린천안함특위에참석한윤덕용KAIST명예교수는’외계인’같았다.천안함민군합동조사단공동단장으로국내외의전문가들과함께천안함침몰원인조사에참여했던윤교수는이날국회에서의원들의몰아세우는듯한질문에적잖이곤혹스러운모습이었다.국회의원들의’정치적인언어’는윤교수에게너무낯선것같았고,윤교수의’과학적인언어’는정치인들에게잘들리지않는것같았다.
며칠후인터뷰를위해만났을때윤교수는당시정치인들의갑작스러운질문에당황해서할말이얼른생각나지않았던적은있지만그들의거친태도에크게개의치않는다고했다."조사결과에자신이있었고,정치인들이그렇게말할수밖에없는입장이있다는걸이해한다."는것이다.
이과학자는몇개의웹사이트의주소를쓴종이를한장들고왔다.그웹사이트엔천안함을격침시킨것과비슷한어뢰가어떻게버블효과를만들어군함을두동강냈는지보여주는동영상이있었다.그는동영상과이과정을그린그래픽을번갈아보여주면서강의에가까운설명을했다.그는굳이북한이어뢰로공격했네,안했네하고설명하려들지않았다.괴담에일일이대응하려하지도않았다.그러나그가드는과학적증거와논리의나침판은자연스럽게북한의어뢰를가리켰다.
사실그는민간단장으로조사에참여하기전까지이사건에큰관심을갖지않았다고했다.조사를시작한후에야인터넷에서관련정보와논문을찾아보기시작했다.
천안함사건에대한토론을벌이는몇몇영문사이트들도찾아냈다.세계각국사람들이참여하는토론은전문가수준이었다고한다.괴담이아니라과학적지식을바탕으로논쟁을벌이는데다터무니없는주장을했다간쫓겨나기때문에다들진지하게의견을교환하고있더란것이다.
물리학을전공한윤교수에게각국에서온조사단과전문가수준의토론을벌이는일은그리어렵지않았다.반면’비결정체의산화알루미늄’,’버블효과’등보통사람들이일상생활에서거의쓰지않는생소한용어로조사결과를쉽게설명하는일은어려웠다고한다.실제로사람들은사실이라해도쉽게이해할수없으면믿으려하지않고,틀린이야기인데도당장그럴듯하면더솔깃하는경우가많기때문이다.
이런상황에서조사에참여한스웨덴측대표의태도는신선했다고한다.그들은모르는분야의문제가나오면의견을말하지않겠다고했다.알든모르든무턱대고아무의견이나말해보는식이아니었다.윤교수는자기가모른다는것을아는것이중요하다고했다.필요하면공부를해서알면되기때문이다.그러나모르는걸안다고착각하면그건희망이없는일이라고했다.윤교수는"자신들이알지도못하는이야기를하고있는걸보면안타깝다"고했다.
천안함사건이이제새로운국면에들어섰다.지금까지가침몰원인을조사해그결과에대해국제사회의인정과지지를받는단계였다면이젠더적극적인지지와지원을바탕으로북한에책임을묻고재발을방지해야하는단계로넘어갔다.
한때북한과가장가까웠던캄보디아도최근한국지지입장을밝혔다.유엔등국제기구들도한국을지지하고있다.그런데도여전히괴담을만드는데골몰하는사람들을보면"자신이무엇을모르는지부터알아야한다."는이과학자의말을전해주고싶다.
2010년6월2일조선일보강인선의동서남북에서발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