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인과그의아들이장사를위해배를타고먼길을떠나게되었다.그들은장사밑천으로보물로가득채워진상자를몰래지니고다녔는데그비밀을아는사람은아무도없었다.
항해가시작되고며칠후,상인은우연히선원들이머리를맞대고무슨음모를꾸미고있는장면을목격하게되었다.상인은몰래그들의이야기를엿들어보았다.그런데그섬뜩한계략의주인공이바로자신과아들이아닌가.선원들은이미상인이가지고있는상자의정체를알아채고그것을빼앗기위해모의중이었던것이다.
상인은하마터면놀라자빠질뻔했다.하지만곧정신을차리고이곤경을빠져나갈방법을모색했다.방에서나와서성이는아버지를본이들이다가와무슨일이냐고물었다.상인은자신이들은이야기를숨김없이말해주었다.
"우리도맞붙으면되잖아요?"
"안돼!그들이먼저우리를제압할거야"상인이대답했다.
"그렇다고상자를그들에게빼앗길수는없어요."
"그래도안돼!우리를죽일거야"
시간이얼마나흘렀을까.갑자기몹시화가난상인이소리를지르며갑판으로뛰쳐나왔다.
"이바보같은놈!도대체내말을고분고분듣는적이없구나."
아들역시지지않고소리를질렀다.
"아버지가말같지도않은소리만하시잖아요!"
부자의싸움이점점커지자배안에있던선원들이모두갑판으로모여들었다.
그때였다.방으로뛰어들어간상인이보물이든상자를들고나왔다.그리고이렇게소리쳤다.
"이배은망덕한놈!너에게내전재산을물려주느니차라리굶어죽겠다!"
말이채끝나기도전에상인은상자뚜껑을열었다.휘황찬란한보석들에선원들의눈이절로휘둥그레졌다.
그순간,상인이상자를들고재빠르게난간쪽으로뛰어갔다.그리고상자안에담겨있던보석들을전부바다로내던져버렸다.잠시후,상인과아들이텅빈상자를멍하니바라보고있었다.자신들의목숨을구하기위해서는어쩔수없는선택이었지만눈물은멈추지않았다.
어느덧항해가끝나고드디어배가항구에정박했다.급히짐을꾸려배에서내린상인과아들은곧바로그지역의법원으로향했다.그리고음모를꾸몄던선원들을고발했다.
판사는선원들을모두잡아들인다음,상인이보물을바다에던져버리는장면을목격했는지를물었다.선원들은이구동성으로확실히그장면을목격했다고증언했다.그리고보물이사라진건상인의잘못때문이지자신들에게는죄가없다고주장했다.
하지만판사는그들모두에게유죄판결을내렸다.그러면서판결문에서이렇게말했다.’평생동안모아온전재산을그냥버리는사람은없습니다.생명의위협때문에어쩔수없이그런선택을해야하는사람이아니라면말입니다.그런데그런선택을할수밖에없도록생명을위협한것은누구입니까?결국선원들은상인의보물을전부배상해야했다.
현명한사람은포기해야할때포기할줄아는사람입니다.얻는게있으면잃는것도있는것이인생입니다.그런데당장손에쥔것이아깝다고전전긍긍하다더소중한것을놓치시겠습니까?무엇을포기해야하는지정확히선택할수있는사람이더좋은기회를잡을수있다는사실을일깨워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