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닦이 내 남편
내남편의직업은구두닦이다.길에서일을해야하는직업이기때문에언제나시커먼먼지를뒤집어쓴얼굴과구두약에염색된손을하고있다.
자신의초라한모습을감추기위해서인지항상밝은웃음을짓고다니는남편의모습이무척천진스러워보일때도있다.고등학교시절에나는대통령부인이되는꿈을꾸기도했는데지금은구두닦이의아내가된것이다.
그가구두닦이를시작한것은얼마전의일이다.그의집에서우리의결혼을반대하자고집이센그는누구의도움도안받고혼자의힘으로살아가겠다며나와함께단칸짜리셋방하나를얻어살림을차렸다.그때부터그는구두닦는직업을택하게되었다.처음에는참으로치사스러운직업이라고투덜댔으나지금은열심히일하고있다.
최근에그는친구와함께비원근처의어느빌딩하나를맡아서월급제로일하고있다.그빌딩은15층건물인데구두닦이는엘리베이터를사용하지못하게해서하루에도수십번씩계단으로오르내려야한다.그래서그런지밤이되면잠자리에쓰러져코를골며자버린다.어떤때는피곤이겹쳤는지잠속에서헛소리를내지르기도한다.
"야,협중아,이번에는네가올라가라.나다리아파죽겠어..나는그의잠꼬대를듣고다리를주물러주다가엉엉울어버린일도있다.내울음소리에깜짝놀라잠에서깨어난그는내어깨를두드리며말했다.
"이길은남자가한번쯤걸어봐야하는길이야.“
이제나는곧태어날아기와그를위해비록구두닦이의아내지만이세상에서어느누구보다도훌륭한아내가될것을다짐하고있다.
김미라/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