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잔의 커피
얼마전어떤제자의가정을방문한일이있었다.특별한볼일이있어서가아니라시내에서집으로돌아오는길에문득생각이나서밤이좀늦었음에도불구하고찾아보기로하였던것이다.
초인종을누르자내목소리를알아들은부인이반겨맞아주었다.아이들도모두나와서인사하고커피를끓여온다,사과를깎아온다,온집안이떠들썩할만큼환영을받았다.
한30분동안우리는아이들자라는이야기며살림이야기며두서없는몇마디를주고받다가밤도늦었고밖에서기다려주는운전기사에게도미안해서곧일어났다.
차를타고집으로돌아오는차안에서였다.운전기사의기분이퍽가벼운듯보였다.나는내가일찍나와줘서고맙게생각하나보다고생각했다.그순간에운전기사가이렇게말했다.
"선생님,감사합니다.커피요.“
나는무슨말인지알아듣지못하고되물었다."커피라니요?"
그러자운전기사가말했다.
"따끈한커피한잔마셨어요.그댁부인이갖다주시던데요.“
나는아차싶었다.그운전기사는내가특별히부탁해커피를갖다준것으로믿은모양이었다.나는속으로흐뭇하게생각하면서도그집주부의놀랍도록세심한배려에새삼놀라지않을수없었다.
나하고함께이야기하면서어느새밖에있는운전기사생각까지했다니.
겉으로만반긴것이아니라진심으로사람을대하고,사소한데까지마음을쓰는그주부의섬세함은오래도록내마음을훈훈하게하였다.
"오늘기분좋겠수.“
운전기사에게말을건네니그도내가부탁한커피가아님을눈치겠는지이렇게말했다.
"정말흔한일이아니죠.“
그후나는커피잔을들때마다그여인을마음에떠올리고마음흐뭇함을느끼곤한다.아마운전기사도그러하리라.
심치선(연대여학생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