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성전
초기한국교회에서예배당을건축할때의일이다.먹고살기도힘든시절에십시일반으로돈을모아서교회를짓는데그형편이말이아니었다.벽한쪽을올리면금세돈이바닥나고그래서헌금을모으면또바닥나고나중에는손벌릴데도변변치않았다.
그러든그때에미국에서거액의헌금이답지하였다.회당건립을중단해야할지계속해야할지를두고장로와신도들이모여서논의하고있을때집사한명이뛰어오며소리쳤다.
"목사님,됐습니다.미국에서,그것도수십만달러의거금이들어왔습니다!"
"오하느님!"침울했던분위기는금세축제분위기로바뀌었다.목사와신자들은다같이주님의은총에감사하며환호성을질렀다.
그날부터교회건축은일사천리로진행되었다.지지부진했던공사는빠르게진척되었고,예상보다훨씬근사한예배당이점차모습을갖춰나가기시작했다.전등도더크고밝아졌고,페인트만칠하려고했던시멘트벽도따스한벽지와넉넉한천으로꾸며졌다.
사람들은거액을헌금한그익명의미국인을두고이야기꽃을피웠다.분명그돈은어떤독지가가재산의일부를떼어헌금했을것이라고입을모았다.신실한사람이아니더라도사회봉사차원에서돈을보냈을것이라는말도떠돌았다.목사와신자들은그이름모를독지기를위해잠깐기도를했다.
시간이지나면서교회는아름다운모습으로완성되어갔고사람들의마음도붕떠올랐다.그미국인이보내온거액의헌금은남김없이쓰였고예배당에는과하다싶을정도로값비싼자재가넘쳐났다.그래서교회건립축하예배를하던날엔아예축제판이벌어져사람들이덩실덩실춤까지추었다.
예배를주도하는목사의목소리에는힘이실렸다.
"이모든것이우리가모셔야할하느님의은총입니다"
그런데그날오후목사의방을방문한장로의낯빛이무척어두웠다.축하예배를성황리에마친뒤여서마음에걸린목사가불었다.
‘무슨일이있으십니까?얼굴이좋지않습니다."
장로가한참뜸을들이더니입을열었다.
"그돈,우리에게보낸그거액의출처를알았습니다."
"그게정말입니까?’
목사는드디어독지가를찾았구나하고기뻐했지만한편으로는장로의어두운낯빛을보며두려움을느꼈다.혹시잘못헌금된것은아닌지,부정한돈은아닌지…
망설이던장로가이윽고입을열었다.
"그돈은그냥사업가가보낸것이아니었습니다.어느작은교회의한성도가보낸것입니다"
장로가들려준것은미국의어느가난한성도에대한이야기였다.자신의이름조차밝히기를꺼려했던그는평생하느님을믿으면서도가난때문에늘교회에빚진마음으로살아온진실된성도였다.그러던중우연히한국의어느교회가돈이없어성전건축을중단하게되었다는소식을들었고,그는몇날며칠을고민했다.모은돈이라고해봐야겨우입에풀칠할정도고,먼이국땅이어서직접팔을걷고달려들처지도아니었기에어떻게든봉헌하고싶었던그가내린결론은바로자신의몸의일부로대신하는것이었다.
장로가울먹이며말을이었다.
"그분께서는자신의한쪽눈을팔았답니다.그걸팔아서우리교회에보낸겁니다.
하느님의집을지으라고말입니다.그귀한돈을우리는전등을바꾸고비싼커튼으로벽을치장하는데다써버렸습니다"
두사람은한동안아무말도할수없었다.어느덧눈시울이뜨거워진목사가무겁게입을열었다.
‘참으로부끄러운일이군요.우리는모든걸너무가볍게여겼습니다.하느님의
큰은혜도,성도의뜨거운열망도말입니다.우리가지어야할것은교회건물이아니라바로우리마음의성전이었습니다."
목사와장로는평생토록이일을잊지않겠노라다짐했다.
오늘신문에는정의구현사제단에게이회창자유선진당대표가"북한주민의생존과자유에관한추기경의발언에대해사제단이’골수반공주의자’라고비난한것에는경악을금할수없다"며"자신들이바로’골수친북주의자’란것을드러낸것"이라하면서"안방에서활개치듯안전한서울광장촛불시위에서나앞장서지말고삭풍과탄압이휘몰아치는광야(북한)로나가라.진정으로용기가있다면그곳에가서정의를구현하고순교하라"고했다.나는이말에전적으로공감하면서사제단은무엇하는사람들인가하는생각을해보면서위글을올려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