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환불남의 가면


8개월만에자작극으로밝혀진’삼성휴대전화폭발사건’의민원인이수사를받으면서도국가인권위원회,헌법재판소에계속민원을넣어경찰을괴롭혔던것으로나타났다.마지막에는자신편을들며기자회견까지열었던모좌파기관과노동운동조직도걸고넘어졌다.


서울종로경찰서는자신의휴대전화를전자레인지에넣고돌린뒤’폭발했다’는글을인터넷에올린이모(29)씨를명예훼손과사기혐의로지난20일구속했다.이씨를24일경찰서면회실에서만났다.이씨는이날도완강히혐의를부인했다.주저하는기색은전혀없이오히려기자를설득하려했다."결코휴대전화를전자레인지에돌린적이없다"는것이다.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내린’전자레인지에가열한것과같은상태’라는결론에대해서도"휴대폰이내손을떠난뒤증거가조작됐을수도있으니신뢰할수없다"고했다.


이씨는2008년부터지난해10월까지8차례에거쳐노트북,팩시밀리등각종전자제품의결함을기업에얘기하고환불을받았다.이과정에서뜻대로안되면언론에제보하고1인시위를벌였다.이사실이알려지며인터넷상에서이씨는’환불남’으로비난받거나’소비자정의를위해대기업에맞서싸우는의사(義士)’로칭송됐다.


이내용에대해확인하자경찰은펄쩍뛰었다.이씨의거짓말은계속진화했다는것이다.집에전자레인지가없다고진술했다가자택압수수색에서전자레인지가발견되자휴대전화가터지고난이후인9월에산것이라고둘러댔다.거짓말은그의지인이경찰에서"전자레인지는수년전부터있었다"고진술할때까지계속됐다.경찰조사결과이씨는여자친구와부모도"2006년부터서울대의예과에다니고있다"며속여온것으로드러났다.그는모사이버대학1년을다니다중퇴했다.


자신을수사하는경찰도이씨는민원으로압박했다.국가인권위원회에경찰이사생활을침해하고무리한수사를한다며진정서를냈다.이진정이기각되자해당건을담당한인권위조사관에대한진정을냈다.역시기각됐다.경찰이진술거부권을침해했다며헌법재판소에헌법소원도냈으나또각하됐다.


동시에’경찰이강압수사를한다’는주장을각종인터넷언론에제보하고모노동운동단체와기자회견까지열었는데,이런행동은효과가있었다.그는’재벌에맞서싸우는소비자운동가’처럼비쳐졌다.


그가가면을벗은것은지난25일이씨의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소속)가사임의사를밝힌뒤다.해당변호사는"의뢰인에관련된사안에대해서는변호사수임을관뒀다고해도말할수없다"고말했다.어떤사정인지는정확히알수없으나변론에문제가생긴것은짐작할수있다.


이에충격을받았는지이씨는바로다음날범행을자백했다.그는그동안범행을자백하지못한이유를모좌파기관과노동운동단체등의탓으로돌렸다.그는자신이직접써서경찰에낸진술서에서’처음부터범행사실을시인하고싶어도이들단체고위관계자들이접근해일인시위·피켓·생활비·변호사비를대겠다며물러서지말라고설득했다’고썼다.’절대구속되지않는다’,’진술거부하라’고일러줘그대로했다는것이다.


이씨사건은’블랙컨슈머(BlackConsumer)’요소를다갖춘사건으로볼수있다.블랙컨슈머는보상금을챙길목적으로악성민원을하는소비자를뜻한다.이들의심리는복잡하다.


건국대신경정신과하지현교수는"불공정과공정에대한강한의식과함께나는’약자’라는심리가블랙컨슈머의마음에들어있다"며"적절한대접을받지못했다는억울함이나지나치게큰기대치와보상심리가깔려있다"고했다.하교수에따르면여기에’대기업과관료문화에경종을울리기위해행동한다’라는논리가더해지면’순교자’적인행태를보이기도한다.이씨처럼도를넘게되는것이다.

이씨는“휴대전화가폭발했다”며작년7월부터1인시위를벌였고,일기형식의게시물〈사진〉을인터넷게시판에꾸준히올렸다.그는“소비자가무섭다는걸깨닫게해주겠다”고했으나자작극으로드러나사기혐의등으로구속됐다.그는면회중에도"환불한것이죄는아니지않느냐"며"이사건과과거는별개의문제"라고했다."삼성이은폐하는내용을모두공개하고인간적인사과를하길바란다","나는어디까지나약한개인소비자이지만이제는십자가를짊어지고있다"고말했다.


<2011년1월29일조선일보B6면기사>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