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의前身안기부는김현희를체포했고좌파정권의국정원은그녀를’가짜’로몰아…국정원의존재이유와직업윤리를묻게돼
‘KAL기폭파범’김현희씨의인터뷰가나간뒤,그녀의육성(肉聲)녹음을다시들었다.
"내가바레인에서못죽고살아서이고생인가.이민가면정말’가짜’가되고그들이바라는대로될것이다.사건의증인인내가살아있어도뒤집으려고하는데.자국민(113명)이숨진사건을정치적으로이용하는이런비열한공작이세상어디에있느냐."
그녀가’등에비수가꽂히는’느낌을받았다는대상은우리의국정원이었다.국정원의전신(前身)인안기부는그녀를체포했고,지난정권의국정원은그녀를’가짜’로몰아간것이다.같은뿌리인데정권이바뀐차이밖에없다.정권만바뀌면’사실(事實)’을180도뒤집을수있음을국정원이보여준것이다.
국정원안에는’KAL기사건’과관련된모든자료들이여전히보관돼있다.바보가아닌수사관이라면일람(一覽)만해도그사건이조작될수없음을안다.당시그사건의진상파악을위해,폭파범’마유미’의신병인도를위해,그녀의자백을받기위해,숱한수사관과외교관들이뛰었다.그녀진술을뒷받침할증거물도보강됐다.
국정원은이런수사결과물중초동수사때의몇가지오류를방송국에흘렸다.선별적자료제공이었다.정권과결탁한방송과시민단체가이를’조작사건’으로여론몰이를할수있게해준것이다.방송3사는돌아가며’의혹’시리즈를방영했고,그녀의출연을국정원이압박했다.지난정권동안KAL기폭파사건을’자작극’,김현희를’안기부공작원’으로만들어냈다.
이국가정보기관은청와대쪽을쳐다봤을것이다.’정권안보’가우선이었는지모른다.국정원은자신의과거(過去)인안기부의수사를뒤집기위해다시조사를벌였다.당시사건관계자들을만나다른말을듣기를원했다.1987년12월7일김현희의신병인도를위해바레인에갔던박수길외무부차관보도그런조사를받았다.
"우리가도착했을때,북한과친한시리아의언론매체는’한국으로보내서는안된다’는기사를내보냈다.미국은외교적으로우리를도왔다.바레인정부는저울질을하고있었다.나는’당신들은북한의단련된공작원에대해잘모른다.왜이런폭탄을품고있나.북한의테러가뒤따를지모른다.내게주어진시간은13일까지다.나도들어가서할일이많다’고압박했다.
바레인정부는그녀의한국행이노출될경우발생할테러를가장신경썼다.’데려갈비행기는도착한시간만에떠나야한다’.하지만13일출발하기로된이결정은내각회의에서한각료의반대로하루연기됐다.다음날국왕앞에서수사책임자가사건진상을설명해최종승인을받았다.
그녀를압송할대한항공특별기는정규편인것처럼왔다.관제탑에’급한환자가있어착륙한다’고알렸다.12월15일새벽3시였다.이렇게해서비행기가국내에도착한날이대통령선거하루전날이됐다.일각에서비행기가싱가포르혹은제주도에서하루기다렸다가왔다는소문을퍼뜨렸다.내가협상하면서본국과교신한전보등문건이다남아있다.있는사실을뒤집어서는안된다."
지난좌파정권의사실뒤집기는어디서본듯한낯익은감이없지않다.KAL기폭파사건두달뒤,유엔안보리가소집됐다.이자리에서지금도재임중인북한의박길연유엔대사가단상에서2시간동안떠들었다.
"남조선의외교관이금은보화와200만달러를받고서바레인관리들에게뇌물을주고,기생년을공작원으로만들어싣고왔다."
듣고있던바레인대사가흥분했다.우리는북한처럼될수는없었다.니체의말을인용해"악마와싸우기위해우리가그과정에서같은악마로전락해서는안된다"고연설했다.중국과소련조차북한편을들지못하고"국제테러리즘을규탄한다"고짧게말했다.
지난정권의국정원도이런과정을다알고있었을것이다.당시분위기상불가피했다고말할지모른다.하지만북한의테러범행을남한이저지른것으로뒤집으려는공작은이적(利敵)행위와다름없었다.이는국가안보를지킨다는국정원의존재이유를,음지(陰地)에서일하는구성원의직업윤리를묻는것이다.
현정권이들어섰을때그녀는모든게제자리를찾을줄알았을것이다.이런내용을편지로국정원장에게전했다.하지만국정원은별로심각하게느끼지않은것같다.한국정원직원은그녀에게"너무그러지마라.또정권이바뀌면어떡할래"라고했다고한다.사실이거짓이되고거짓이사실이되는공작과선동은언제든지벌어질수있다는뜻이다.
<2011년8월26일자조선일보최보식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