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만이 할 수 있는 일

전쟁이발발하자여자는무거운몸을이끌고홀로피난을떠났다.

피난길은순탄치않았다.곧혹독한겨울추위가닥쳐왔고아이는금방이라도나올듯배속에서버둥거렸다.만삭의여자곁에는출산을도와줄사람조차없었다.

진통이시작되자여자는배를부여안고아이를낳을만한안전한장소를찾아다녔다.어느다리아래수풀이우거진외진곳을발견한여자는겨우그곳으로기어내려가자리를잡았다.홀로오랜시간진통을이겨낸끝에마침내사내아이를출산했다.


갑자기추워진날씨에행여나아이가잘못될까두려워여자는제몸돌볼생각은하지않고걸치고있던누더기를전부벗어서아기를둘둘말았다.그리고는잘나오지도않는젖을물린채기도했다.

"제발,우리아기가건강하게살아남도록도와주세요."

그나마한낮에는햇살이옹기를가져다주었지만어두운밤이되면칼로에는못한추위가뼛속깊이스며들었다.여지는갓태어난아이를더단단히온몸으로감싸안고서리를맞으며서서히정신을잃어갔다.


며칠후,한외국인장교가지프가고장나는바람에어느다리위에잠시멈춰섰다.

그런데어디선가아기우는소리가들려왔다.의아한생각이들어주위를살피자거의발가벗은차림의여자가누더기로감싼아이를꼭안은채죽어있었다.


그는여자의시신을수습한뒤,아이를양자로삼아자신의나라로데리고돌아갔다.

그로부터30년뒤,나이가들어건강이나빠진양아버지는아들을불러다가출생의비밀을알려주었다.


진실을알게된이들은곧바로고국을찾았다.그리고30년만에어머니의무덤앞에엎드려소리높여슬피울었다.핏덩이인자신을살리기위해추위속에온몸을내던진어머니의지극한사랑에뜨거운눈물을쏟아낸것이다.


자신의생명을던져자식을구하는것어머니만이할수있는일이다.추석이닥아옵니다.못뵈었던어미니라도한번만나뵈오면어떨까?이미어머니는저세상분으로계시지만마음속으로라도만나뵙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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