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사업반대진영이돌연조용해졌다.시위와점거농성,삭발에단식까지하며"단군이래최대재앙"을외치던사람들이었다.그렇게도격렬하던시민운동가·환경론자·정치인·종교인과좌파매체들이지금은어디갔나싶도록목소리를낮추었다.
반대진영의침묵이의아한것은이들이말했던’심판의날’이시작됐기때문이다.반대측은올여름홍수가’4대강재앙’의서막이될것이라고예고해왔다.4대강에설치된16개보(洑·댐)가물흐름을막아홍수피해를키울것이라고주장했다.
이제여름은끝났고태풍도지나갔다.지금쯤반대진영은장담했던재앙의결과를국민앞에고발하고정부탄핵에나섰어야마땅했다.하지만그들은제대로된팩트를제시하지않은채침묵모드로전환했다.4대강과무관한경안천·팔당댐범람을거론하거나,우발적인사고를지적하며변죽을울리는정도다.
올여름엔유난히비가많았다.하지만4대강유역에서큰피해를보았다는소식은거의들리지않았다.대형피해는대부분서울우면산이나강릉·의정부처럼4대강이외지역에서발생했다.
정부는비슷한장맛비가내렸던예년에비해피해가10분의1에그쳤다고자평했다.4대강강바닥을준설해수위를2~3m낮춘덕이라는것이다.정부분석엔분명과장이있을것이다.그걸인정하더라도홍수피해가줄어든것만큼은부인못할사실로보인다.
4대강지역주민들의체감(體感)이이를뒷받침하고있다.과거상습침수지역이올해는큰피해없이넘어갔다는현장증언들이곳곳에서나오고있다.경남창녕군수는"침수농경지의물빠짐이2~3일빨라졌다"고했다.전북익산군청은"작년침수됐던구진포일대가올해는피해가없었다"는보도자료를냈다.
4대강현장을답사한작가김주영은본지인터뷰에서이렇게전했다."이번폭우를거치면서수변지역에사는사람들은(4대강사업에)100%찬성쪽으로돌아섰다.정비를안했으면황폐화될뻔한땅이손톱만큼도피해가없었거든…."
4대강본류뿐아니라지류·지천의수위가함께내려가는효과도확인됐다.낙동강지류인황강은1.3m,영산강지류인황룡강은0.6m낮아졌다.4대강사업이지류·지천의피해는못줄이고헛돈쓸뿐이라는반대측논리가무너진것이다.
이것으로4대강이성공했다는건아니다.4대강사업이거쳐야할검증대는앞으로도험난하다.가뭄과수질개선에도움이되는지,생태계는복원되는지등을종합적으로봐야성패(成敗)판단이가능하다.
하지만홍수이슈도정리하지않고다음단계검증으로넘어갈수는없다.4대강진실공방에헷갈렸던국민이반대측에바라는것은둘중하나일것이다.주민들의피해감소증언을뒤집을근거를제시하든지,아니면솔직하게오류를시인하라는것이다.
반대측은심지어4대강에대한관심자체를잃은것처럼보이기까지한다.이명박대통령이"피해가10분의1로줄었다"고해도,정부가16개보를일반공개해도별반응이없다.정부의4대강홍보에그렇게도민감하게반응하던사람들이이렇게달라졌다.
일부반대론자들은4대강투쟁에서철수해한진중공업과제주강정마을로화력(火力)을옮겨갔다.그래서’좌파의치고빠지기’란소리가나온다.국가백년대계를좌우할4대강논쟁도결국이념싸움으로흐르고마는지,안타깝다.
<오늘자조선일보태평로의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