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딸을둔평범한직장인아버지가있었다.회사에서말단지위는아니었지만수입이뻔하다보니1년에두차례씩치르는딸의대학등록금이조금부담스러웠다.그래도하나뿐인자식이라해달라는대로해주며공부에만전념할수있게끔최선을다했다.그렇지만마음한편으로는대학졸업이얼마남지않았는데이제껏장학금한번받아오지못하는딸에게은근히실망하고있었다.
딸이친구들과여행을가느라집을비운사이,어머니가오랜만에딸의방에들어갔다.책상위를정리하다가문득사진첩이보이기에꺼내들고살펴보는데그안에뜻밖의‘장학증서’가들어있었다.
이름과학과,학번등딸의것이분명했다.더구나그것은여섯장이나되었다.얼마전에등록금을치른이번학기것도있었다.부부는대견스러워야할딸의장학증서를앞에두고괜지모를허탈감에빠졌다.
"얘가어디가서도박을하는걸까요?세상에,믿었던금쪽같은딸이우리를속이다니"혹시"피라미드회사같은데끌려들어가서빚을떠안은건아닐까7"
두사람은온갖추측을하며걱정으로밤을지새웠다.그리고다음날,딸이여행에서돌아왔다.부모는착잡한심정을애써감추고딸을불러다가장학증서에대해물었다.
딸은무릎꿇고앉아대답했다."미처말씀드리지못해서죄송해요.같은과에친한친구가있는데1학년초에부모님께서갑자기사고로돌아가셨어요.지금은어린동생이랑단둘이살고있는데요.생활비는간간이아르바이트를해서해결하는데,등록금은워낙액수가커서어쩌질못하더라고요.
그래서제가받은장학금을그친구에게줬어요.우리가부자는아니지만그아이의형편보다는나으니까도와줘야한다고생각했어요.누군가를도울수있는건큰축복이라고늘말씀하셨잖아요.그동안사실대로말하지못해서정말죄송합니다"
부모는뜻밖의대답에할말을잃었다.잠시라도터무니없는억측으로딸의됨됨이를의심한사실이몹시부끄러웠다.아마도,자식이성공하기를바라지만바르고의로운사람이되기를바라기는쉽지않기때문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