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xx역주변은대표적인오피스밀집지역으로워낙유동인구가많은곳이라거리에갖가지노점이성행했다.떡볶이어묵같은먹을거리부터신문,양말,가방,잡동사니등종류도다양했다.노점주인의대다수가50~60대인데그가운데유독일흔이넘어보이는얼굴이있어눈에띄었다.
그할아버지는낡아서다헤진돗자리위에돋보기,만능칼,효자손따위를늘어놓고그옆의작고낮은돌덩이위에엉덩이를불편하게붙이고앉아꾸벅꾸벅졸거나담배를빽빽빨아댔다.물건들은하나같이저런걸누가살까싶을정도로볼품없고허접했다.
그럼에도할아버지는행여먼지라도앉을세라틈틈이먼지떨이를흔들어댔다.그렇게시간을축내다가끼니때가되면컵라면으로점심을해결하거나그나마도시원치않을때는쫄쫄굶었다.
매일같이그앞을지나출퇴근을하는남지는언제부턴가할아버지를볼때마다시골에홀로계신아버지가떠올라괜스레미음이짠했다.뭐라도하나보태고싶은마음에,가지고있어봐야소용도없는물건을일부러팔아주기도했다.
그러던어느날,약속이있어서여느때보다점심을일찍먹고사무실로돌아오는길에그는할아버지가도시락을먹고있는모습을목격하게되었다.안그래도컵라면으로끼니를때우는게신경쓰였는데도시락을먹는모습을보니마음이놓였다.그후로도할아버지는볼때마다도시락을먹고있었다.
그로부터한달뒤,퇴근시간이었다.급하게볼일이있어서둘러회사를빠져나와지하철역으로달려가던그는문득할아버지의좌판이있던자리가비어있는걸확인하고의아한마음에옆의노점상게물었다.
"할아버지안나오셨어요?"
"글쎄,안보이네.할머니가병원에누워있다던데,거기갔나?"
별일아니라는듯한대꾸에고개를끄덕이고돌아서려는데노점상이말을덧붙였다.
"그나저나그아가씨가걱정이네.오늘도도시락싸들고올댄데헛걸음하게생겼네.그거먹고싶어서라도노인네가나오긴나올텐데"
그는순간온몸이뜨거워지는걸느꼈다.부끄러움으로얼굴이달아오름과동시에매일할아버지를위해도시락을썼을이름모를그녀의따뜻한마음이내가슴에온기가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