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관

목민관(牧民官)


중국후한시대양진(楊震)이지방태수로부임하는길에어느고을에묵었다.늦은밤그곳현령이금열근을갖고찾아왔다.양진이받기를거절하자현령이말했다."지금은밤입니다.저와태수님빼곤아무도모를겁니다."양진이조용히현령을타일렀다."그렇지않지.우선하늘이알고땅이알고있네.그리고자네도알고나도알고있지않은가?"다산정약용의’목민심서’에나오는중국고사다.


다산은자신이암행어사도해봤기때문에지방관리들의부패와비리를잘알았다.그는"제대로된지방관이라면한수레쯤의책을가져가공부를하며백성을다스려야할텐데요즘현령들은달력한장달랑들고갈뿐"이라고개탄했다.다산은지방관리들이책을안갖고가는이유를생각해봤다.임기가끝나면수레가득재물을싣고돌아와야하는데책이많으면재물을많이못싣기때문이라고.


조선왕조는청백리와는별도로탐관오리명단을만들어부패를엄하게다스렸다.한번부정을저질러장리록(贓吏錄)에오르면자손3대까지과거에합격해도탈락시키거나중요한직책을주지않았다.그래도부패는끊이지않았던모양이다.구한말선교사로왔던헐버트는"관직을일반상품처럼사고파는데지방수령자리는500달러쯤"이라며부패를조선이망한원인으로꼽았다.


작년지방선거에서측근이불법정치자금을조성한혐의로기소됐던전북임실군수가그제1심에서유죄판결을받아군수직을잃게될처지에놓였다.임실군은1995년첫민선군수를뽑은이래4대째군수가모두뇌물수수·비리등으로사법처리되는셈이다.임실군만이아니다.경북영천과청도,전남화순에선세명의시장·군수가사법처리됐다.


지방자치단체장이가진권한은인사,인허가,관급사업배정을비롯한여러분야에서3000개가넘는다고한다.모두주민실생활과관련된것이어서군수가검은돈이나비리유혹에빠지면그폐해는주민들에게고스란히돌아갈수밖에없다.다산이"다른관직은탐(貪)해도좋으나목민의관직은탐해선안된다"며지방수령의도덕성을유달리강조한것도그래서일것이다.모든지방관들이"하늘과땅,너와내가안다"는4지(四知)의가르침을되새길때다.

2011년12월10일자조선일보만물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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