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아릴수도없이차를타고지나쳤던길이었습니다.오늘은걸어보기로했지요.차를타고는미처보지못하고지나친것들을얼마나많이보았는지모릅니다.꽃들，나무들，키작은관목들，집집마다다른색깔과질감…

지금에야시야에들어오는섬세한작은부분들은，목적지를향해자동차를타고지나치던때에는꽤희미한덩어리로만보이던것들입니다.오늘의목표는단순히걷는과정자체를즐기는겁니다.

　　우리는목표에도달해야겠다는데정신이팔린나머지，길가에핀장미꽃향기를맡기는커녕예뿐장미꽃을자체를보지도못하는수가종종있습니다.

토미브랙이라는친구는고가구를정교하게복원할줄압니다.훼손된마무리칠을손보고찢어진천을갈고나서는，몇주동안이나공을들인작품을친구들에게미련없이주어버리곤합니다.　　“그저재미로하는건데뭐.나는아름다움을창조하는과정자체가즐거워”라고하면서요.

제가좋아하는취미생활은농어낚시입니다.저는보통잡은고기를그냥놓아줍니다.재미있게잘놀아줘서고맙다고물고기에게인사하고는살며시물속에도로풀어주지요.잡았다놔주는이런시스템은저와물고기모두에게좋습니다.제가즐기는건낚시하는과정그자체이기때문입니다.

　　과정은결과보다훨씬더중요합니다.잔잔한물에나른하게배를타고둥둥떠다니는그기분，생각만해도마음이차분해지지요.집앞호수에머무른각약각색의새들과함께신선한공기를마시며아름다운나무와잎을바라봅니다.그혼자만의고요.사건도없고마감도없는자유로움.과정은낚시의전부입니다.

“오늘낚시잘되세요?"보트가천천히그집앞을지나가자옆집사람이묻습니다.

“’아주좋습니다"

저는큰소리로대답해줍니다.

“오늘입질은별로지만그래도낚시는언제나즐겁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