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전삼성회장님의 종교에 대한 질문
인간이병철“신이있다면자신의존재왜드러내지않나”

이병철회장,타계한달전천주교에24개항종교질문…

차동엽신부,24년만에답하다
1987이병철회장“신이인간사랑한다면왜고통·불행주는가”
2011차동엽신부“신이준건자유의지…그것잘못쓸땐고통”

잠자던질문이눈을떴다.무려24년만이다.삼성의창업주고(故)이병철(1910~87)회장이타계하기한달전에천주교신부에게내밀었던종교적물음이언론에처음공개됐다.24개의질문은A4용지다섯장에빼곡히적혀있었다.“신(神)이존재한다면왜자신을드러내지않는가?”라는첫물음부터“지구의종말(終末)은오는가?”라는마지막물음까지,경제계의거목이던졌던종교적질문에는한인간의깊은고뇌가녹아있다.그고뇌는오늘을사는우리의종교적물음을정면으로관통한다. 이질문지는1987년‘천주교의마당발’로통하던절두산성당의고(故)박희봉(1924~88)신부에게전해졌고,박신부는이를가톨릭계의대표적석학인정의채(86·당시가톨릭대교수)몬시뇰에게건넸다.정몬시뇰은답변을준비했고,조만간이회장을직접만날예정이었다.그러다이회장의건강이악화됐다.“건강이좀회복되면만나자”는연락이왔지만,이회장은폐암으로한달후에타계하고말았다.문답의자리는무산됐다.정몬시뇰은20년넘게질문지를간직했다.그러다가2년전제자인차동엽(53·인천가톨릭대교수·미래사목연구소장)신부에게질문지가들어갔다.차신부가여기에답을준비했다.그답을모아연말에『잊혀진질문』(명진출판사)이란책을낸다. 8일경기도김포의미래사목연구소에서정몬시뇰과차신부를단독인터뷰했다.가톨릭신자이자서강대총장을역임한손병두(70)KBS이사장도자리에함께했다.교계의최고원로인정몬시뇰은“이질문에대한답변이차신부님에게넘어갔네요”라고운을뗀뒤“이건이병철회장이죽음을앞두고한인간으로서던졌던인간과종교에대한깊은물음이다.차신부님이요즘세대의젊은이들도공유할수있게끔잘풀어냈다”고말했다.이말을들은차신부는“몬시뇰께선제스승이시다.종종뵙고교감한다.몬시뇰께배운가르침을제가대신풀어냈을뿐이다”고답했다.손이사장은삼성그룹비서팀에서10년간이병철회장을보필했다.탁자위에놓인질문지를본손이사장은“당시회장비서실에있었던필경사의필체가틀림없다.딱보니알겠다.이회장께보고서를올릴때면필경사가깔끔하게다시써서올렸다.오랜만에이글씨를보니참반갑다”고말했다. 질문지를손에들고쭉훑어보던차신부는“이질문을깊이파고들어가보라.모든사람이각자의자리에서던지는종교적물음과만나게된다”고말했다.마주앉은차신부에게물었다.이병철회장이던졌던인간과종교,그리고신에대한‘잊혀진질문’을24년만에다시던졌다.차신부는“이질문지에는지위고하도없고,빈부도없다.인간의깊은고뇌만있다.나는그고뇌에답변해야하는사제다.그래서답한다”고말했다.글=백성호기자사진=박종근기자

첫질문은둘러가지않았다.바로과녁의정중앙을향했다.“신이있는가.있다면왜나타나지않나.”역사속에서수없는무신론자가던졌을물음이다.무신론자뿐만이아니다.수많은유신론자도기도속에서묻고,또물었을것이다.이회장의첫질문은그렇게단도직입적이었다.

 “우리눈에는공기가보이지않는다.그러나공기는있다.소리도마찬가지다.인간이감지할수있는,알아들을수있는소리의영역이정해져있다.가청영역밖의소리는인간이못듣는다.그러나가청영역밖의소리에도음파가있다.소리를못듣는것은인간의한계이고,인간의문제다.신의한계나신의문제가아니다.”●좀더구체적으로말하면. “가령개미와코끼리를보라.개미는이차원적인존재다.작고,바닥을기어다니는개미에겐평면만존재한다.입체도개미에겐평면이된다.그런개미가코끼리몸을기어다닌다.개미는코끼리몸을느낀다.그러나코끼리의실체를파악하진못한다.왜그런가.개미의인식능력에한계가있기때문이다.그게코끼리가없기때문이아니다.”●결국개미는코끼리를모르는건가. “아니다.개미는코끼리를느낀다.코끼리의부위에따라다른질감을느낀다.신과인간의관계도비슷하다.인간도그렇게신을느낀다.우리가큰그림을그리지못할뿐이다.신은자신의존재를우리가아는방식으로드러내지않는다.그러나신은이미자신을드러내고있다.현대물리학에선우주의차원을11차원이라고한다.신이존재한다면그너머의차원까지관통할것이다.3차원적존재가11차원적존재를어떻게인식할수있겠나.흑백TV로3D컬러영상물을수신할수없는것과비슷하다.”

“성경에는‘태초에말씀이있었다’고돼있다.신약성경은그리스어로처음기록됐다.그리스어로‘말씀’은‘로고스(Logos)’다.로고스의뜻이뭔가.‘원리’다.다시말해‘존재원리’를뜻한다.그러니요한복음서의첫구절은‘태초에존재원리가있었다’가된다.우주에는기가막히게섬세한질서가있다.결국그러한존재원리,그리도섬세한질서의근원이무엇인가라는거다.”

이병철회장의종교에대한24개물음을담은질문지.A4용지다섯장분량이다.

●그근원은뭔가. “만물의창조주로서신의존재는‘증명’의문제가아니라‘체험’의문제다.결국우리가어떻게신을만날건가의문제다.만나면증명이되는거니까.그럼신을어디서,어떻게만날수있을까.가톨릭신학생시절,수업시간에은사신부님을통해고(故)최민순(1912~75)신부님의일화를들은적이있다.최신부님은아침수업에서이런시상(詩想)을내놓았다고한다.‘꽃을본다/꽃의아름다움을본다/꽃의아름다우심을본다.’이구절을듣는순간,제겐충격이었다.”●왜충격이었나. “우주의철리(哲理)가사통팔달로뚫리는기분이었다.꽃의아름다움,나무의아름다움,땅의아름다움,하늘의아름다움이모두하나의고백이다.변화하는이아름다움을,변하지않는아름다움이신분이아니면누가만들수있겠는가.결국한송이꽃을통해서도신을체험할수있고,그체험이자신에겐신의존재에대한증명이되는거다.”이회장의물음은‘창조’에서‘진화’로이어졌다.신의창조와인간의진화는양립할수있을까.아니면철저하게양자택일의문제일까.그건신학과물리학이만나는가장현대적인접점이기도하다.

차신부는‘다윈탄생200주년,『종의기원』150돌,물리학자-신부의열린대화’라는대담을중앙일보(2009년2월5일자21면,9일자25면)에서한적이있다.차신부는물리학계의거두인장회익서울대명예교수와의대담에서“신이인간을빚었나?”라는물음에소상하게답한바있다.당시대담내용을끄집어내며차신부는답을이어갔다. “‘하느님이실제진흙으로인간을빚었다’는이해방식은3차원적사고에갇힌거다.그런생각은신앙적으로더큰잘못이다.초월적존재의하느님을인간의3차원적사고안에가두고있기때문이다.하느님은그걸떠나계신분이다.‘신이흙으로인간을빚었다’는건단지은유적표현이다.오랜세월에걸친진화의과정을‘흙으로빚었다’는말로축약했다고봐도된다.창조론과진화론은대립적관계가아니다.지구의환경,우주의환경은끊임없이변한다.신이창조한생명체도변화하는환경에서생존하려면끝없이진화해야한다.그런진화를인정한다.그러나진화론은창조론이란더큰울타리안에포함된개념일뿐이다.”

 “과학이발달할수록무신론자가늘어날까.흥미로운조사결과가있다.1916년미국과학자중40%가‘신의존재를믿는다’고답했다.당시조사를했던제임스류바는미래의과학자는무신론자비율이크게늘어날거라고예측했었다.그런데1997년영국의과학잡지네이처에실린연구결과를보면딴판이다.81년이란세월이흘렀음에도미국과학자의40%가여전히유신론자라고나왔다.그81년간과학발전의총량은엄청났다.그럼에도신의존재를믿는과학자의비율은조금도줄어들지않았다.”●과학과종교,대립적관계가아닌가. “과학과종교는대립적관계가아니다.오히려과학이발달할수록신의섭리가과학을통해더명쾌하게증명될것이다.‘아는것이힘이다’고말했던영국의철학자프랜시스베이컨은이렇게말했다.‘약간의과학(Alittlescience)은사람을신으로부터멀어지게한다.그러나더많은과학(Morescience)은인간을다시신에게돌아가게한다.’”이회장의질문은이제‘하늘과땅’을물었다.‘신과인간’을물었다.둘사이에흐르는사랑의물결과고통의물결을번갈아물었다.신이사랑한다는데,왜우리는고통스럽냐고.신이있는데,왜세상에악인도있느냐고.그걸물었다.

 “어쩌면우리가신을사랑할수있는중요한통로가바로고통이다.이슬람최고의신비주의시인루미(1207~1273)는이렇게말했다.‘때로우리를돕고자,그분은우리를비참하게만든다/물이흐르는곳이면어디든지/생명이피어난다/눈물이떨어지는곳이면어디든/신의자비가드러난다.’신은우리에게자유의지를주었다.그래서우리는선택을한다.‘신을믿을건가,말건가’조차도선택의대상이다.고통의뒤에는선택이있고,그선택뒤에는자유의지가있다.”●그럼고통은언제오나. “고통은주로자유의지를엉뚱하게썼을때온다.우리의선택이신의섭리,그섭리의궤도에서벗어날때고통이찾아온다.그래서고통은일종의‘경고사인’이다.신의섭리,우주의존재원리,그궤도를다시찾으라는신호다.가령불에손을넣으면어떻게되나.뜨겁다.고통스럽다.그래서재빨리손을뺀다.만약고통이없으면어떻게될까.손이다타고만다.고통과불행과죽음은올바른궤도를찾기위한신호다.”

 “신이악인을만든것이아니다.신은자유의지를주었을뿐이다.우리같은신부는독신이라잘모르겠지만,부부관계도비슷하리라본다.어떤부부는상대방을가두고소유하려고하고,어떤부부는상대방을믿고자유를준다.최고의사랑은결국상대방에게자유를주는사랑이다.그자유를바탕으로이루어지는사랑이다.그러니신이인간을얼마나사랑하는지알수있지않나.그사랑을엉뚱하게쓰는이들이악인이될뿐이다.”

 “‘죄’는히브리어로‘하타(Hata)’,그리스어로‘하마르티아(Hamartia)’다.‘과녁을빗나간상태’란뜻이다.과녁이뭔가.기준이다.어떠한기준을벗어난상태가죄라는얘기다.우주에깃든섭리,그런섬세한질서에서벗어나는것이죄다.그럼신은왜우리가죄를짓게내버려두실까.그역시우리에게자유의지가있기때문이다.”

 “구약성경은1000년동안사람의입을통해구전되던이야기를기록한작품이다.이것을짜맞추고,모자이크해보니어떤그림이나왔다.그그림을봤더니‘하느님그림’이었다.긴세월,여러사람,다양한음성을통해나온말이어쩌면그렇게합치될수있을까.물론표본오차수준의편차도약간있다.그건성경을기록한사람의어투와성격때문이다.신·구약성경에는전체이야기를관통하는일관된기조가있다.그걸볼때성경의원저자는저위에계신분이고,성령이고,이밑에있는사람들이입과손과가슴을빌려준것이라고본다.”‘천주교’란과녁을향하던이회장의질문은이제‘종교’라는더큰과녁으로시위를돌렸다.종교가뭔가,왜필요한가,영혼이란뭔가,각종교는무엇이같고,또무엇이다른가.불과서너가지질문에‘종교학개론’의뼈대가담겨있다.

 “벼락이나천둥이칠때사람들은자신도모르게신을찾는다.마취직전,수술대에누운이들도기도를한다.무신론자도슬픔에직면하면본능적으로하느님을원망한다.그래서‘참호속에서는무신론자가없다’는말도있다.우리는모두유한한존재다.그래서무한을동경한다.영원을갈망한다.그런염원이하나의형식이됐을때종교가된다.”●종교는인간에게왜필요한가. “인간은영원을찾다가자꾸벽에부딪힌다.부딪힐수록무한에대한동경은커진다.결국동경하던무한성에‘신’이란이름을붙인거다.그무한성을인격체로여긴사람들이그걸숭배하게되고,도움받기를청하는거다.자신이그벽을넘어설수가없으니까.결국인간은종교라는터널을통해영원을갈망하는거다.”

 “그리스철학은유신론이아니라자연철학에서출발한다.그들은세가지혼이있다고한다.생혼(生魂)과각혼(覺魂),그리고영혼이다.모든생물의중심에생혼이있다고한다.나무나풀에도생혼이있다.나무의수명이다하면생혼도죽는다.다음은각혼이다.보고듣고느끼고감각하는동물에겐생혼과각혼이있다.그리고사람에겐생혼과각혼에다영혼까지있는거다.물질계를초월하는생명현상,그게영혼이라는거다.영혼이제대로작동할때우리는본래의인간에더가까워진다.”

 “크게계시종교와자연종교가있다.유대교와그리스도교,이슬람교는계시종교다.힌두교와불교는자연종교에속한다.”차신부의설명은간략했다.이웃종교에대한공개적인평가라아무래도조심스러운항목이었다.질문은다시‘천주교’를향했다.이번에는‘구원의범위’에대해서였다.종교가없어도,혹은달라도착한사람들.신은그들을어떻게보는지,이회장은물었다.

 “예전에는‘천주교밖에는구원이확실하지않다’고말했다.거의구원이없다는수준으로얘기했다.그러다바뀌었다.1965년제2차바티칸공의회가전환점이었다.천주교가좀더합리적으로반성하고,성찰하고,다른종교의면면을공부해보니천주교와오버랩되는부분이많았던거다.그후에입장이바뀌었다.”●어떻게바뀌었나. “‘타종교인의구원여부는신이결정할문제다.우리는모른다’는입장으로바뀌었다.65년이전에는개신교도다른종교와구분없이남으로봤다.그런데65년이후에는‘갈라진형제’라고부른다.”

 “앞의질문에대한답으로대신하겠다.내용이겹친다.”

 “죽음너머의세계는객관적검증이불가능하다.이물음에는나의주관적인신념으로답을할수밖에없다.이한계를미리고백한다.교황요한23세는임종때이런말을남겼다.‘이제나의여행채비는다되었다.’우리는죽음을‘돌아가셨다’고표현한다.왔던곳으로다시갔다는뜻이다.육체는흙에서왔으니까흙으로돌아가고,영혼은하느님에게서왔으니하느님께로돌아간다는말이다.”●강한증거가있나. “12사도의죽음이다.예수님의열두제자는자발적인죽음을택했다.베드로는로마에서십자가에거꾸로매달려죽었고,안드레아는X자형십자가에서순교했다.12사도가모두그랬다.누가강요한것이아니었다.왜그랬을까.왜그들은죽음을불사했을까.답은하나다.‘영원한생명은있다.’이걸증거하기위해서였다.그러니12사도의죽음이야말로강력한증거다.”

 “개그프로를보면‘이더러운세상’이란유행어가있었다.불공정한사회라는거다.악인이버젓이잘살고있을때사람들은신의존재를의심한다.부조리현장에서신이침묵하는것으로보이기때문이다.그런데불공정사회를만든것은신이아니라인간이다.더정확히말하면인간의탐욕이다.한국이불공정사회라면그걸책임지고개선해야할주체는신이아니라대한민국국민이다.앞서말했듯이신은인간에게자유의지를주었다.그래서죽음의순간까지기회를주는거다.죽기전에악인이회개할수도있고,새롭게출발할수도있는거다.여기서우리는오히려신의자비를본다.벌은사후또는종말때주어진다.”‘한국최고의부자’가부자에대한물음을던졌다.성경속의부자와바늘구멍.이회장의물음은우리에게‘진정한부자란무엇인가’를되묻는다.

 “그건‘나눔’을강조한예수님의메시지다.부자에도여러종류의부자가있다.이웃과잘나누는부자가있다면당연히천국에가지않겠나.주위를보라.우리는매순간선택의기로에선다.그선택에따라선인이되기도하고,악인이되기도한다.100%선인도없고,100%악인도없다.부자도늘그런선택앞에선다.그선택에따라부자는선인이될수도있고,악인이될수도있다.”

 “이물음에는동의하지않는다.이탈리아에서직접살아보면상당히질서가있다.물론마피아가있지만,그건극소수의범죄집단일뿐이다.이탈리아국민의평균적윤리의식,그들의기준은엄정한편이다.”

 “이질문에100%동의한다.다를바가없다.똑같다.이성과감성,그리고의지가어우러질때조화로운신앙이가능하다.이셋중하나가지나치게발달하면몽상가나다혈질행동파가될수도있다.주로‘오직’을강조하는사람이광신도가될소지가많다.오직믿음,오직실천,오직성장,오직복지,오직우(右),오직좌(左),오직사랑,오직정의도다위험한것이다.종교든,이념이든보편성을잃을때미치게되는거다.”

 “공산주의는천주교신자가택한것이아니다.천주교에서이탈한무신론자들이권력을장악한거다.공산권에서종교는탄압의대상이었다.천주교와공산주의는협력관계나우호적관계가아니었다.”1989년에사회주의권몰락이시작됐다.이병철회장의질문은사회주의권이몰락하기2년전에던진것이다.질문의시점과답변의시점에시대적시차는있다.

 “통계청조사를보면종교인의범죄비율보다비종교인의범죄비율이더높다.그나마종교인이범죄수치를낮춘거다.그럼에도이질문이시사하는바를깊이수용할필요가있다.종교인이더사회정화기능을하지못하고,더성숙하게살지못하고,좀이기주의적인신앙생활을했던것도사실이다.형식만그리스도인이지,내용은안바뀐경우도많았다.빛과소금역할,부족했던건사실이다.”

 “교황의무오류권(무류권)을말한다.가톨릭을비판하는사람들이즐겨쓰는말이다.그런데여기에는오해가있다.무오류권은교황좌에서특별한교리,엄중한진리의문제에관해천명할때무오류권을발동한다.주로기준이애매할때이기준을따르라고천명하는것이다.아주드물게발동된다.그러나무오류권이발동된사안도시간이지나면수정될수있다.‘타종교를어떻게볼것인가’도무오류권이발동된사안인데,결국수정했다.”

 “신부는예수님을대리해양떼를돌보는사람이다.1965년(제2차바티칸공의회)이전에는교회안에있는사람만양떼였다.65년이후에는지구상의모든사람이양떼다.수도원소속인수녀와수사는다수도사다.그들은자신을전적으로투신해영혼의갈무리를하는사람이다.신부와수녀의독신은‘나는여기에만헌신합니다’라는서원이다.기혼과독신이섞여있다가13세기부터사제는독신이됐다.수도사는그이전부터독신수도생활을했다.”

 “이문제는역사성안에서봐야한다.우리나라에노동착취가있었던건사실이다.전태일씨등은하루15시간이상노동했으니까.그런데모든기업주가착취자라고하면곤란하다.물을흐리는미꾸라지는어디나있다.좋은기업인도있고,나쁜기업인도있다.그건개별적사안이다.교회는자본주의체제를부인하지않는다.공산주의는이미실패했다.다만교회가자본주의체제의부작용이나폐해에관심을갖는건맞다.거기에약자와소외된자가있기때문이다.”

 “종말이언제일까.내가죽는날이종말이다.물론역사적으로는오메가포인트(종말의시점)가있을거다.지구의수명이다하는날이올테니까.성경에는종말이있다고돼있다.그런데이종말을보는시각이좀다르다.파국만은아니다.구원을위한최종추수의시간으로도보기때문이다.여기서갈린다.종말을기대하는사람과두려움에떠는사람.신앙인의특권은종말을희망사건으로본다는것이다.종교는결국종말너머를향하기때문이다.”마지막질문은‘마지막’에관한것이었다.타계한달전,24개의질문을던진이회장에게그마지막은어떤풍경이었을까.질문지는우리에게그걸곰곰이생각하게한다.우리가‘마지막’이라부르는곳,종교에선‘또하나의시작’이라고부르는곳.어쩌면마지막과시작이하나일지모르는곳.그곳을묵상케한다.동시에이회장의질문은마지막을향해한발씩나아가는우리가‘오늘’을어떻게살건가하는치열한물음으로되돌아온다.이병철회장

삼성창업주인이회장은1910년경남의령에서출생,87년타계했다.호는호암(湖巖).유교적가풍의집안에서성장했고,일본와세다대에서공부했다.1938년대구에서삼성상회를설립하고,42년조선양조를인수하는등일제시대에민족자본을형성했다.여기에는‘사업보국(事業報國)’이란호암의지향이깔려있다.평소호암은“내가뽑은인재들이성장하는모습을볼때가장아름답고고맙다”고말하기도했다.그래서‘인재제일(人材第一)’과‘사업보국’은삼성그룹의경영철학이됐다.초대전경련회장을역임했다. 호암은타계2년전에폐암진단을받았다.진단직후에호암은일본인저널리스트야마자키가쓰히코와만나‘좋은죽음’이란주제로대화를나눈적이있다.그때호암은“인간인이상생로병사를피할수는없겠지요.불치병이라면받아들여야하지않을까요.적어도살아서아등바등하는흉한꼴만은남들에게보여주지말아야겠다고생각할뿐”이라고답했다.그걸듣고서야마자키는“사는순간까지삶만을생각하며,죽음을담담하게받아들이는모습에서구도자에가깝다는인상을받았다”고말했다. 저서에『우리가잘사는길』『호암자전(湖巖自傳)』등이있고,호암평전으로『크게보고멀리보라』(야마자키가쓰히코지음)가있다.차동엽신부

1958년생.서울관악산기슭의달동네에서자랐다.초등학교4학년때부터지게로연탄과쌀을배달하며어린시절을보냈다.가난때문에공고에진학했고,서울대기계공학과에입학했다.졸업후에다시가톨릭대에들어가신학을공부했다.1991년에사제서품을받았다.세례명은로베르토다. 미국보스턴대학에서수학하고,오스트리아빈대학에서성서신학으로석사,사목신학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인천가톨릭대교수이며,성서교육프로그램을진행하는미래사목연구소소장직을맡고있다.고(故)김수환추기경은생전에“차신부의활동을지지한다”고말하곤했다.연구소후원계좌로‘추기경’이란직함없이‘김수환’이란이름만적어서100만원을입금한적도있었다.이사실은뒤늦게확인됐다. 차신부의대표저서는『무지개원리』다.지금껏150만부가팔린천주교계최대베스트셀러다.이밖에『바보Zone』『뿌리깊은희망』『행복선언』등이있다.20대부터간염과간경화를앓고있지만왕성하게활동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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