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를 사오다

전국시대제나라의맹상군휘하에풍환(馮驩)이란사람이문하에서더부살이하게해달라고간청했다.맹상군허락을받고그의식객이되어지내게된풍환은차림새가몹시남루하여하인들로부터업신여김을받았다.하인들조차끼니마다고기반찬을먹으면서도차림새가초라한풍환에게는그저쓰디쓴나물반찬만주었다.


이처럼비참하게지내던풍환이어느날칼을가야금삼아노래를불렀다.

장협아,돌아가지않으려나밥상에생선반찬이없구나

장협아,돌아가지않으려나밥상에생선반찬이없구나


이노래를들은맹상군은식객인풍환에게그날부터생선먹이게했다.

그리고얼마가지나자풍환은다시칼을만지며또노래를불렀다.

장협아,돌아가지않으려나나가자니수레가없구나

장협아,돌아가지않으려나나가자니수레가없구나

노래가맹상군의귀에들어가자후부터풍환에게나들이할수례를타게했다.


풍환은염치도없이번째칼을만지며,노래불렀다.

장협아,돌아가지않으려나집안을돌봐줄사람이없구나

장협아,돌아가지않으려나집안을돌봐줄사람이없구나

이노래를들은맹상군은풍환이늙은어머니를모시고있다는사실을알게되었고곧그가족에게쌀을보내생계정이없게해주었다.


맹상군은통문을돌려식객들에게의중을물었다.

"누가내가다스리는설(薛)나라백성에게가서작년에꾸어돈을받아올사람이없는가?"

이에풍환이나서며자기가그일을맡겠다고했다.맹상군이쾌히승낙하자풍환이차비를끝내고맹상군에게조용히물었다.

"만일돈이걷히면어떻게하오리까?"

"돈이뜻대로걷히면내궁중에없는물건을마련해가지고오라"

맹상군은풍환에게이렇게당부했다.

그런데풍환은설나라에당도하여가난한채무자들을모아놓고이렇게말했다.

"여러분의빚을모두탕감해주겠소!"

풍환의뜻밖의선처에채무자들은기뻐하며맹상군을칭송하였다.

풍환은받을빚을탕감해주었으니빈손으로돌아올수밖에없었다.빈손으로돌아온풍환은맹상군앞에서당당하게했다.


"설나라에가선물을사려고백방으로돌아다녀봐도궁중에없는보배가없어무엇하나사올것이없었나이다.그러나신의생각에궁중에는하나의(義)가없음을깨닫고군을하여많은의로움을사가지고왔습니다.그랬더니백성들은남녀노소를막론하고기뻐하며군의만세를불렀나이다"

말을듣고있던맹상군은한참동안침묵을지키다가풍환에게말했다.

"선생이나를위하여의를베품으로사들였구료!"

맹상군은풍환의어진마음이자기를어진왕으로만들었다며깊이감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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