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좋은일 하고 싶었다” 는 꿈을 이룬 청소아주머니
나도좋은일하고싶었다는꿈을이룬청소아주머니

쉰일곱살이연수씨는서울대병원환경미화원이다.새벽다섯시부터오후네시까지병원을청소해한달에수당합쳐120만원을받는다.그런이씨가지난주형편이어려운환자병원비에보태달라며서울대병원교직원자선모임‘함춘후원회’에1000만원을맡겼다.15년병원청소일을하며조금씩아껴모은돈이다.

개인택시를운전하는남편뒷바라지하며살림만하던이씨가1998년환경미화원으로나선것부터가일도하고봉사도하겠다는생각에서였다.이씨는병원에출근한지얼마안돼병동휴게실을청소하다어느환자가족이다투는소리를듣게됐다.말기암환자의아들과딸이서로아버지병원비를부담하라며언성을높이고있었다.그뒤로도이씨는병원비를떠넘기며싸우는가족들을드물지않게봤다.어떤때는다투는자식들을보다못한환자가"너희들다필요없다"고소리를지르기도했다.

이씨는‘자식들형편이괜찮다면싸울필요도없을텐데‘싶었다.’아픈것도힘든데돈까지없으면정말서럽겠다‘는생각도들었다.이씨는형편에쪼들려치료를제대로못받는사람들을돕겠다고결심했다.이씨는남매가다커서직장을얻고난작년가을오래키워온기부의꿈을남편에게말했다.남편은"당신이하고싶으면해야지"라며기꺼이동의했다.남편과아들딸도돈을보태1000만원을채웠다.

기부에대한이씨의생각은거창한것이아니다.이씨는"나도언젠가는좋은일을해보고싶었다"고말했다.소박한소원이지만아무나실천하기힘든일이다.

이씨는"기부를해보니까가수김장훈씨가기부는나자신이기뻐지기위해하는것‘이라는말이맞더라"고했다.남을도와보지못한사람은맛볼수없는즐거움이다.

이씨는"젊은사람들이월급적고힘들다고직장을그만두는걸보면안타깝다"고도했다.그러면서자신이"15년전첫월급30만원이너무적다고병원을나왔다면이렇게기분좋은기부를할수있었겠느냐"고반문했다.

나라와사회가시끄럽다.대통령형과측근들이잇따라검찰수사를받고,여야는대선을겨냥한인기정책에골몰하고,경제계는언제불어올지모를재벌개혁의바람에뒤숭숭하다.그런요즘이라자신도낮은곳에있으면서더낮은이웃을위해"나도좋은일해보고싶었다"던꿈을이룬이씨의삶이더빛난다.

<2012년7월7일조선일보사설입니다.>

추신:부럽고존경스러운마음으로이곳에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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