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벗들! 응석의 굴레에서 벗어나라!

어려서집안몰락한백수이영석:맨손으로바닥부터배우며일어서수도권40개점포’大야채상’돼.’성공하고싶다며핑계늘어놓나?꿈꾸기전에대가치를각오부터‘노력할생각없는청춘들에일침


1992년서울한강시민공원의풍경이다.이벤트회사를그만둔백수(白手)가할일없이걷고있었다.그런그의눈에자기보다더딱해보이는행상(行商)이들어왔다.


그는손님에게오징어를팔생각이없는듯강물만바라보고있었다.청년이물었다."왜오징어를쌓아만놓습니까?"오징어장수가’한심하다’는듯백수에게대꾸했다."살사람은냄새만맡아도사.난리친다고팔리는게아니야."


청년은오기가생겼다.그럴리없다는확신같은게들었다."제가팔아보죠.2만원어치만외상줘보세요."첫타깃은버드나무밑남녀였다.이영석은생각했다.’남녀는스킨십기회를엿볼것이다.남자에게말걸면화낼테니,여자에게!’예상대로"오징어안사면안간다"는너스레에여자가지갑을열었다.그렇게2만원어치를한시간안에다팔았다.다시8만원어치를가져왔다.탄력이붙자그많은수량이한시간만에또동났다.원가(原價)가절반이니두시간에5만원을번셈이었다.


그날이영석은’수습오징어장수’가됐다.’스승’으로부터오징어고르는법을배우며1년9개월간그생활을했다.독립(獨立)을생각할때가됐다.


그는무엇을할것인가궁리했다.’오징어는여름과겨울에만반짝한다,그럼사철팔리는것은?’정답은야채였다.이번에도스승이필요했다.서울성동구자양동에살던이영석이선택한이는동네트럭행상이었다.새벽마다이영석은그를따라가락동시장에갔다.배우는처지이니월급은필요없다고선언했다.


거대한시장이돌아가는생리를배우고좋은야채를싸게사는법을아는것으로족했다.봄여름가을겨울이지났다.1년뒤이영석은자립의길로들어섰다.


가락동시장은’동물의왕국’같았다.약육강식(弱肉强食),모르면손해보고알면돈버는세상이었다.당연히주먹센놈이판치고목소리큰사람이이기는불문율이존재했다.시장아줌마에게물건을잘못사환불을요청하자그녀는욕설부터퍼부었다."어린놈이재수없게…"하며소금까지뿌렸다.


이영석은가게앞에서옷을하나씩벗었다.팬티만남았을때그녀가"오냐,거시기좀보자"며웃었다.그랬던그오만한표정이진짜그가옷을훌렁벗어던지자홱변했다.


가락시장에괴물(怪物)이등장했다는소문이돌았다.남자몇명이그에게몰매를줬다.거기굴복할순없었다.맞은다음날부터이영석은한명씩뒤를쫓았다.화장실에서,자기집문앞에서일대일로만났을때가해자들은사색(死色)이돼사과했다.


그는그렇게번돈을한푼도안쓰고모았다.모진고생6년만에마침내서울강남구대치동에18평짜리자기첫가게를열었다.지금’국가대표급야채상’으로인정받고있는’총각네야채가게’는그렇게탄생했다.그브랜드를딴점포가지금서울과경기도에만40개다.

이영석의삶에고생문이처음부터예비돼있었던건아니다.어릴적그는서울강남에서살았다.부동산과주류유통업을하는아버지덕이었다.그랬던풍요가아홉살때아버지가쓰러지면서끝났다.어머니는아버지의염(殮)을마치자마자우유배달과식당일을시작했다.형과남동생은인천시부평으로옮기고그는친구집에서더부살이를했다.


갑자기찾아온불행은그를거칠게만들었다.하루가멀다하고싸움질을했다.당연히학교성적은곤두박질쳤다.그에게청춘은암흑(暗黑)이었다.역경을딛고일어선이영석에겐독특한철학이있다.


인간은다수의똥개와소수의진도개(엘리트)로나뉜다고그는믿는다.똥개는누가자기보고똥개라고하면화를낸다.진도개는자기를’똥개’라고불러도빙그레웃기만한다.똥개들은현실에안주해점프할생각과노력을하지않는다.’돈을벌고싶다”성공하고싶다’면서도’적성이아니네”자본금이없네”세상이날몰라보네’하며핑계만댄다.


진도개는누굴만나도자신을낮춘다.한가지라도더배우겠다는생각에서다.이영석은삼류대학에가서강의할때이런논리로학생들의성질을팍팍긁곤한다."왜XX대학에다니세요?"그가이렇게물었을때"공부를못해그대학밖에갈곳이없었습니다."라고솔직하게답하는학생을그는거의본적이없다고했다.


‘총각네야채가게’직원을뽑을때도마찬가지다.’너가난해서여기일하러왔지’라고묻는것이다.그때그런사실을인정하고몇년만고생할각오가돼있으면성공할수있다고이영석은말했다.그런데실제로그런지원자는극소수라고한다.오히려이런식이다."월급은얼마입니까.""회사가어떤비전을줄수있습니까?"


그럴때그는이렇게되묻는다."저를낳아준부모도제게비전을못주었는데제가어떻게당신에게비전을주겠습니까.당신은회사에어떤비전을줄수있습니까?노력하나로신화를쓴이영석이외쳤다.


‘지금포기하면앞으로뭘해도포기할것이다”꿈꾸기전에대가를치를각오부터해라”2시간먼저출근하고2시간늦게퇴근하고남보다2배일해라!’나는이이야기를좌절한청춘들에게전하고싶었다.

2012년9월18일조선일보문갑식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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