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즐거움
어제아들이오겠다고기별이오더니‘부녀’가집을찾아왔다.손녀는할머니가좋다며텔레비전을보면서떨어지지를않는다.통잘기미가보이지않았다.“착한어린이는일찍자고일찍일어난다.”고말하고내가시범을보인다고했다가자라는손녀는자지않고나만잠에골아떨어졌다.

문득잠이깼다.방안은캄캄하고조용하다.잠이안와그대로있느니조깅이라도하는편이낫다고생각했다.곤히자는손녀가깰까봐사자가숲속에서먹이를미행하듯조심조심일어났다.시계를보니새벽두시다.

날이추울것같아두툼한운동복으로갈아입고집을나왔다.청계천산책로로나와서간단히준비운동을하고고산자교쪽으로가는데길가숲에서번쩍번쩍하는불빛이점멸하고있었다.가까이가보니커다란경광봉이비닐봉지에싸여점멸을반복하고번쩍이고있었다.

어떻게할까?그주인이청계천순찰원이란생각에경비초소로갔다.그곳에있는순찰자전거에도같은경광등이번쩍거리고있었다.이상하다.다른사람것인가보다하면서도그곳에놓고오려는데초소에있던남자가대뜸그것을왜가져갔냐고묻는다.순간절도용의자가된듯하여기분이좋지않았다.방금길옆에서주워서이곳으로갖다놓으려고한다고했더니‘아!그렇군요.사실은다른순찰원이화장실에갔다고나오니없어졌다.’고하더라고요.

청계천에서한강쪽으로달리기시작했다.날씨가찼지만뛰다보니땀이솟는다.길거리에는사람하나보이지안는다.영하의날씨라길바닥에깔린서리에가로등이반사되어반짝반짝하였다.또한한강물위에비친가로등의불빛이창가에내려진색동색커튼처럼찬란하다.그런광경을보니내일다시와봐야겠다는생각이들었다.

출발후약6Km를지나동호대교에도착했다.방향을바꾸어오던길로되돌아가기시작했다.응봉역부근에서자전거를타고오는이들이보였다.그들이지나가면서“안녕하세요?일찍나오셨네요.“하고큰소리로인사하며지나간다.모르는사람들이지만만나며인사를주고받는자체가기분이좋다.

한편으로는내가조깅중독이아닌가생각도해본다.70이넘었다는나이를핑계삼아마라톤에는금년에는3차례밖에참가하지못했으나평상시거의매일조깅을했다.지난5월초에는큰마음을먹고해남땅끝마을에서강원도고성통일전망대까지약800킬로미터를두발로걸었다.지루함보다설레임이컸으니조깅중독이란말을들을만하리라.

조깅중독이라혀를차지않는것을보면조깅의즐거움을만끽하는것은아닐까?

2012년12월16일양병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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