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그렇게살수는없을까?<김소엽>
가장부드러운물이제몸을부수어바위를뚫고물길을내듯이당신의사랑으로나의편견과아집을깨뜨려
물처럼그렇게흐를수는없을까?
내가슴속에는언제나성령의물이출렁이는사랑의통로.
갈한영혼을촉촉이젖게하시고상한심령에생수를뿌리게하시어
시든생명을살아나게하는생명의수로가될수는없을까?
물처럼낮은곳만찾아흘러도넓고넓은바다에이르듯이
겸손히낮은곳만골라딛고살아도영원한당신품에이르게하시고
어떠한역경과고난속에서도오늘도내일도여일하게
나의갈길다달려가며는마침내구원의바다에다다를것을믿으며
물처럼내모양주장하지않아도당신이원하시는모양대로뜻하시는그릇에담기기를소원하는
유순한순종의물처럼그렇게흐를수는없을까?
그늘지고외로운곳닿는자리마다더러운때는씻어주고
아픈곳은쓰다듬고어루만지며머무르지않고도
사랑해주는냉철함과장애물을만나서도절대로다투지는않으면서휘돌아나가는슬기로움과폭풍우를만나서도슬피울며한탄하는대신에밑바닥까지뒤집어나도모를생의찌꺼기까지퍼올려
인생을정화시키는방법을배울수는없을까?
물처럼소리없이흐르면서도나를조금씩은나누어땅속에스며들게도하여
이름모를풀꽃을기르고나를조금씩은증발케도하여
아름다운구름으로노닐다가나의소멸이훗날,
단비로내려져서싱싱한생명나무를기를수는없을까?
물처럼그렇게흐를수는없을까?
우리모두
물처럼그렇게살수는없을까?
시집『꽃이피기위해서는』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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