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마음공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
오직마음공부를통해얻을있는것들

요즘학생들은정말열심히공부합니다.대학입시를앞둔고등학생들은네다섯시간정도밖에자지않고공부에만매달린다고합니다.내가고등학생때이렇게열심히공부했더라면전국수석을하지않았을까싶을정도입니다.그렇다면요즘학생들이같은길을걸어옹과거의학생들에비해학문적으로나인간적으로깊은역량을가지고있을까요?유감스럽게도그렇다고대답하기는어려울듯합니다.

예전에도그랬지만특히요즘들어공부가지식을습득하는것으인식되고있습니다.다시말해공부란좋은성적을받아일류대학에들어가고많은연봉이보장된대기업에취직하기위한수단으로여겨지게된것입니다.공부가이처럼지극히현실적인도구로전락하면서삶에대한고민도인간에대한성찰도사라지고말았습니다.

따지고보면오늘날의학교제도를비롯한근대식교육이시작된건100여년에지나지않습니다.그러는사이전통적으로전인적의미를가지고있던공부라는개념은지식을습득하기위한공부와마음을다스리는공부로분리되고말았습니다.이제우리는‘공부하면‘지식을얻기위한공부’를전부라고생각합니다.하지만우리선조들이생각했던공부는지(知)(情)•의(意)를모두갖춘사람을만들기위한전인적인공부였습니다.지식을얻기위한공부와마음을다스리기위한공부를구분하지않고하나로여겼던것입니다.

오히려지식공부보다마음공부를상위에두고이를이루기위해애썼습니다.중용(中庸)에서도문학(道問學)과존덕성(尊德性)’이라는말이나옵니다.존덕성이란‘나의곧은마음을온정성을다해실천한다.’는뜻이고도문학이란모두알아낼때까지묻고또배우기를그치지않는다.는뜻입니다.즉‘존덕성’은미음공부를도문학’은지식공부를의미합니다.도문학과존덕성의양립을원칙으로하되‘존덕성에더많은힘을기울였던이유가여기에있습니다.마음자리가바로잡히지않으면지식을위한공부가불가능하다고여긴것입니다.

아마도지금처럼아는것행동하는것’이따로놀고있는세태는찾아보기힘들것입니다.박사학위를받고어느누구보다전문지식을많이갖췄다고인정받는사람들이인격적인면에서지저분한밑바닥을고스란히드러내는경우를자주보게됩니다.고위공직자의인사청문회를생각해보세요.인간적깊이를갖추고있지못해서몰래숨겨둔비리나치부가드러나면좋은머리로적당히둘러대거나위기를모면하려애쓸뿐입니다.진심으로부끄러움을느껴반성하는사람을발견하기어렵습니다.

도대체공부를잘한다는게뭘까요?암기력이좋고현실에대한적응력이뛰어난것말고그무엇을담보하거나보증할수있을까요?우리가더불어살아가는세상속에는그런자질보다더귀하고중요한것들이훨씬많지않은가요?몸과마음이아픈사람들과공감하고남의처지를이해하며순수하고이름다운것을좋아하고정직함과성실함으로험한세상한가운데를뚜벅뚜벅걸어갈줄아는용기와능력이암기력이나현실적응력보다더귀하고값지지않은가요?이런자질은지식공부로는결코얻을수없으며오직마음공부를통해축적될수있습니다.

그래서우리선조들은마음공부를제대로하기위해주일무적(主一無適,마음을한군데에집중하여잡념을버림)을비수처럼품고온전히올바르게앉는정좌(靜坐)수행에많은공을들였습니다.하지만요즘은누구도이런공부를꿈꾸지않기에내가여기저기다니며기회가될때마다마음공부를해야한다고학과공부에도이런마음수업이있어야하지않겠느냐고이야기하면대부분이해하기어렵다는듯난감해합니다.

때로는내가신부라서현실성없는말이나하고있는거라며뭘몰라도한참모른다는식으로힐난합니다.대학에서는지성을위한공부가중요하지마음수련이뭐가필요하냐며거세게항의하는사람도있습니다.

이런식의절름발이공부를하다보니그에따른병폐가사회곳곳에만연하게되었습니다.신문과텔레비전그리고인터넷매체를통해드러나는사회적악폐들은모두이절름발이공부에기인하고있습니다.마음공부가제대로되지않은가운데단편적인지식만쌓다보니기껏해야그지식을이기적인목적을위해사용하든지아니면다른사람들이나사회를병들게히는쪽으로사용하게되는것입니다.그러고는이런문제를해결하기위해법률같은제도적장치나사회시스템을고치면다시바람직한사회로바꿀수있을거라고생각합니다.이는그야말로어불성설입니다.각자의마음이제대로자리를잡지못하고있는데제도나시스템을바꾼다고이미궤도를이탈한사회가바뀔까요?그렇다고지식공부는뒷전으로밀어놓은채마음공부만열심히하자는게아닙니다.오히려지식공부에있어서도세계의인재들에결코뒤지지않는우수한인재를길러내기위해지금보다훨씬탁월한교육을실시해야합니다.아직까지노벨평화상외에어떤수상자도배출하지못한우리의지식교육을위해지금까지해온점수따기식공부를언제까지계속해야하는지자각과반성이뒤따라야할것입니다.그렇지만결코놓쳐서는안될것은지식공부에있어탁월한결괴를이뤄내기위해서라도먼저마음공부가제대로이루어져야한다는점입니다.지식을축적하기위한공부를잘하기위해그수단으로마음공부를히는것은아니지만마음공부를하다보면덤으로그런은총까지주어진다는이야기입니다.

우리는공부에대해더깊이고민해야합니다.입시를위한공부,취업을위한공부성공을위한공부모두중요합니다.그러나인생을위한공부,삶을위한공부,생명을향한공부는더욱중요합니다.우리는정말제대로된,올바른공부를할수있어야합니다.인류는이방향으로진화해갈것입니다.지성과영성이통합되는,지식과마음이하나되는앓과행동이일치하는,그럼으로써존재의아름다움과강인함을한껏뿜어내는,그런신인류의차원을향해한걸음한걸음나아갈것입니다.

<유시찬신부님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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