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에나가려고인천공항출국대앞에섰다가 똑같은색깔의포대기로감싼아기들을안고서 출국을기다리는사람들의희한한광경을목격했습니다. 이색적인광경이어서어리둥절한눈빛으로살펴보는데 출국대앞에있던한아기가갑자기울음을터트렸습니다. 그러자그아기와똑같은색깔의포대기에감싸였던 20여명의아기들도덩달아울음을터트리면서 출국장은아기들의울음소리로난리났습니다.
이주민사역을20년넘게하는동안에 출입국사무소직원들과친분이쌓였습니다. 마침,잘아시는분이근무하고계시기에 똑같은포대기를하고있는사람들은누구이고 그들이안고있는아기들은누구냐고여쭈었더니 아기는해외입양가는아기이고아기를안은사람들은 양부모들에게아기를데려다주는사람들로서항공료를 절약하기위해아르바이트를하는과정이라는것입니다. 그러면서아이들은자신을버린엄마와조국이지만이제떠나면 언제돌아올지기약조차없기때문인지해외입양의마지막관문인 출국심사대앞에서기만하면서럽게울음을터트린다는것입니다. 설명을듣다저도모르게눈물이왈칵쏟아졌습니다. 그렇게마음이아프고,부끄러운일이있을까요. 6.25전쟁이끝난지가60년이지났는데도여전히 고아수출1위국가의오명을떨치지못하는대한민국, 이땅의아이들을책임지지못하는한국사회가부끄러웠습니다.
베이비박스를운영하시는주사랑공동체의 이종락목사님이연락을종종주시곤하는데통화내용은 베이비박스에버려지는외국인아기들이점점늘고있는데 한국아기들은보육시설에보내지만외국아기들은받아주지않아서 어쩔수없이국적을숨긴채보낸다고어려움을털어놓으십니다. 이런사정을누구와의논하겠냐고하시면서이주민사역을하고계시니 버려지는외국인아기들을살릴수있는대책을좀세워달라고하십니다.
이종락목사님을처음뵙게된것은 중국동포미혼모아기사건때문이었습니다. 올해초,성폭행으로임신하게된열다섯살중국동포소녀가 길에서쓰러져서신음하다가산부인과로옮겨져아기를낳았다는 딱한소식을전해들고서산모와아기를어떻게든돌봐야겠다는생각으로 산부인과로달려갔지만병원비때문에산모와아기를데려오지못했습니다. 병원비를구해서데려갈테니걱정말고기다려라!하고안심을시킨뒤에 다음날에병원에전화를했더니누군가병원비를계산하고산모와아기를 데려갔다는것입니다.가슴이철렁했습니다.신생아매매범의소행아닐까? 다행히도병원비를대신내준사람은소녀와관계가있는중국동포를고용한 식당주인이었고,그소녀는아기를식당주인에게맡기고달아났으며, 엉겁결에아기를떠맡게된식당주인은아기를베이비박스에넣었고, 이종락목사님은그아기를잠시돌보다가해당구청인관악구에보냈고, 관악구는아기를보육시설에보냈으며,그아기는한국아기로둔갑했습니다.
이종락목사님이들려준끔찍한이야기로인해 저는올한해를고통스러운마음으로보냈습니다. 그것은,전화를건어떤산모가아기를키울수없어서 아기의목을손으로눌렀다가발버둥치는아기모습이 너무불쌍해서손을뗐다면서데려가면받아주겠냐고했고, 어서데려오라고했는데도산모와아기는오지않았다는것입니다. 그러면서그아기가어떻게됐을까요?반문하시는데끔찍했습니다. 이주민여성들은베이비박스의존재를잘모릅니다. 한국말도못하고,설령안다고해도외국인에게서태어나거나 장애로태어난아기는받아주는곳이없으니어떻게하겠습니까? 태어나자마자죽임당하는이주민아기들이적지않을것입니다. 알고도행치않는것은죄라고했습니다. 몰랐을때는몰랐기때문이라고변명할수있지만그아기들이 죽어가거나버려진다는사실을뻔히알고서도모른채할순없습니다. 그야말로,사각지대에버려지는외국인아기들을살려야만하겠습니다.
아기예수가탄생했던그당시에 헤롯이란미치광이가이스라엘을다스렸습니다. 동방박사에게유대인의왕이난다는소식을들은헤롯은 그아기가왕권을위협할것이라는피해망상증에사로잡혀 베들레헴과주변의두살배기이하의사내아기모두를학살했습니다. 아기예수가탄생한첫번째성탄절은케롤송과성탄카드나선물은커녕 피흘리며죽어가는아기들의비명소리와부모들의절규로얼룩졌습니다. 성탄절은그냥노는공휴일이아닙니다. 성탄절은기쁘다구주가오신날만은아닙니다. 성탄절은죽어간아기들의영혼을위해기도하는날이어야합니다.
저는교황도아니고대형교회목사도아닙니다. 하지만가리봉의성탄메시지를나누려고합니다. 이땅에서태어난모든아기는 국적과혈통,빈부귀천과상관없이 하나님의생명으로서보호를받아야합니다. 그래서저는버려진이주민아기들을살리기위해서 가난한가리봉에서이주민베이비박스를시작할것입니다. 이주민아기를외면하는법과제도를개선하는일에도나설것입니다. 주변에선어려운일이라며만류하지만어렵더라도시작할것입니다. 국가의지원을한푼도받지않고이주민병원과학교,급식소와쉼터를 시작했고,경영난에허덕이면서도이주민의생명을살리고있는것처럼 이주민베이비박스또한여러난관에부딪쳐서헉헉댈가능성이큽니다. 하지만,천하보다귀한생명을살리는일이니무모하게시작하겠습니다.
올해성탄절에는메리크리스마스라고인사하기보다는 주님께서는버려진이주민아기들을구하길원하십니다. 이아기들을살리는이주민베이비박스에동참해주세요! 라고인사하겠습니다.저의인사를받아주시겠습니까?
|
|
|
Share the post "김해성목사의 희망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