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선장과선원들은도대체왜그랬을까.어떻게그꽃다운나이의아이들을선실에남겨두고자기들만빠져나갈생각을했을까.자기아이였어도그랬을까.이들이최소한의자기본분만지켜줬어도인명피해가이렇게까지크진않았을수있다.
이들을몰아세워엄벌하기는쉽다.하지만거기서끝나면곤란하다.구조적인문제를찾아재발방지책을마련하는게살아남은자들의숙제이자책무다.
선장·선원들이일부러승객을죽음으로내몰지는않았을것이다.그저승객이안중에없었던듯하다.배는자꾸가라앉고손쓸수없다는사실을깨달았을때자신부터살아야겠다는생각만가득했던것같다.이런상황에서내빼면가중처벌을받는법이있었다해도이들이과연목숨을걸고승객을대피시켰을지자신할수없다.그런마음가짐은하루아침에생기는게아니기때문이다.
어쩌면세월호선장과선원은부끄러운우리시대의자화상이다.책임과윤리에기반한직업의식보다는성공과생존만이전부라고강조했던압축성장의후유증이다.서울대사회학과송호근교수는우리사회가민주화는이뤘지만정작민주주의는제대로뿌리내리지못하고있다고분석한다.민주주의의속살을채울교양을갖춘중산층시민계급이걸맞게성장하지못했기때문이라는설명이다.여기서교양이란사욕(私慾)을절제할수있는힘을뜻한다.
승객의안전을책임져야하는선장과선원은일반인보다더큰직업의식이필요하다.그러나우리사회전반에뿌리내린‘나부터살고보자‘정신이가져오는잠재적위험은일부직업군에만해당하는문제가아니다.우리사회는살아남으려면남을밀치고라도앞서야한다고은연중가르쳤다.가정·학교·직장할것없이희생과나눔보다경쟁과승리를강조했고,깨끗한실패보다더러운성공을모델삼아달려왔다.지금도부(富)와권력을위해비리와탈법을일삼고적발후에도멀쩡하게회생하는일부고위층은‘어떻게든살아남는게이기는길‘이라는메시지를전파한다.’약자를먼저”더디게가더라도함께‘라는사회윤리와도덕은교과서에나나오는따분한얘기로취급받는다.이타심을타고나지않은이상한번도중요하다고느끼지않던행동을생사의벼랑끝에서갑자기결심해주길기대하긴무리다.
성숙한민주사회시민으로요구되는사회적책임의식을기르려면정부와학교·기업·공공기관에서평소그중요성을논의하고교육하는수밖에없다.현실속에서협력과책임감,공동체의식이이기심을이기는모습을보여주도록시스템을정비해야한다.그래야급박한상황에서희생정신이발현된다.
세월호는좌초했지만우리는여전히대한민국사회라는한배를타고있다.배가갑자기기우는절체절명순간에선장노릇을해야할지도층은과연몇명이나승객들안녕을먼저생각할것인가.연약한사람을위해아낌없이구명조끼를벗어줄사람은얼마나있을까.스스로에게질문을던져볼차례다.
<4월23일이위재조선일보산업1부차장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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