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호 고신대 교수의 인문학강의 어떻게 살 것인가
BY btyang ON 1. 31, 2015
손봉호고신대교수의인문학강의어떻게살것인가
인간에게아주궁극적인것이두가지있다.하나는행복이고,하나는고통이다.파스칼은"인간은모두행복을추구하고고통을싫어한다"고했다.이것은증명을요구하지않는다.벤덤은말했다."우리삶을지배하는것은두가지다.쾌락과고통이다.자연은인류를고통과쾌락이란두절대적인주권의통치하에두었다."
그런데행복과고통은같은무게라할수없다.칼포퍼는"행복과고통이대칭적인게아니고행복을추구하는것보다고통을피하는것이훨씬중요하다"고했다.
행복과고통의차이
행복과고통의또하나의차이는행복은계속되면못느끼게된다는것이다.처음에불행하다가행복해지면그때는좋다.그런데조금지나가버리면행복하다는것을못느낀다.참안타깝다.
그런데문제는고통이다.고통은그렇지않다.처음병이났을때는물론아프다.그러나계속되면좀안아파야될것아닌가.행복과비슷하다면말이다.그런데계속아프다.그래서심각한것이다.사실은죽음보다더무서운게고통이다.사람들이왜자살하고,안락사를택하나?죽음보다고통이더힘드니까그러는것이다.
그러나한가지중요한것은,병이났을때안아프면큰일난다는것이다.가령내가감기에걸렸는데처음에만아프고그다음부터안아프면어떻게할까?안고친다.그러면죽어버린다.왜계속아픈가?고치라고아픈것이다.
그래서안아픈병은심각하다.세상에몹쓸병이두가지있는데,하나는암이고하나는한센병이다.그런데이두병의공통되는특징이안아프다는거다.아플때는이미늦어버렸다.그러니아프다는것은축복이될수있다.
고통이축복이될수있다
고통이라는건육체의문제만은아니다.정신적으로고통스러울때가참많다.그럴때’도대체왜인간에게고통이있나’,’고통이무슨의미가있나’이렇게생각할수있다.
니체는"문제는고통그자체가아니라무슨목적으로우리가고통을당하나하는절실한질문에대해서대답이없다는사실"이라고했다."고통자체가아니라고통의의미없음이인류위에내려진저주"라는것이그의유명한주장이다.
그런데칼레비트라는철학자는반대로인류의역사가의미있으려면고통에의미가있어야된다고했다.또빅터프랭클이라는분은유대인정신의학자인데,아우슈비츠에서구사일생으로살아났다.그가나중에말했다."유대인수용소에서보니까몸이튼튼하고머리좋은사람이살아남지않더라.삶의의미를가진사람만이살아남더라."그는삶에어떤의미라도있다면반드시고통에도의미가있어야한다고봤다.
만약에여러분이한번도아파본일이없고,어려움당한일도없다면어떻게됐을까?굉장히피상적이고,시시한사람이됐을것이다.인류역사도마찬가지다.만약에고통의경험이없었다면인류문화는이렇게발달하지않았을것이다.나는네덜란드에서공부를했는데,그나라에재미있는도시가두곳있다.하나는수도암스테르담이고,또하나는항구도시로테르담이다.암스테르담은옛날도시인데2차대전때폭격을안당했다.그러니까옛날도시그대로있다.옛날에마차밖에못다니던길을그대로둬서자동차로는꼼짝도못하고,자전거타는게제일빠른도시가돼있다.로테르담은완전히폭격을당했다.그런데그도시가지금은번쩍번쩍한새도시이다.
‘아무도고통을원하지않는다.그러나고통을당한사람은그것을결코후회하지않는다.’아주중요한말이다.
고통은어디서오나
그럼도대체고통이어디서오나.옛날사람들은모두신의의지라생각했다.그러니제사를지내고,굿을한다.
시간이지나고사람들의의식이좀바뀌니까’자연이우리를고통스럽게한다’고생각하게됐다.실제로도그렇다.홍수,가뭄,벼락,지진,화산같은것들이다.인류가그동안노력한것이바로자연이인간에게주는고통을줄이고,자연의힘을이용해편리하게살려고한것이다.그게과학기술이다.
그렇다면이제는고통이없어져야될것아닌가?그런데정말그런가?현대의한국인은과거에가난하고아무과학기술도없었을때보다훨씬더불행하다고느낀다.왜그럴까.또다른적(敵)이나타난것이다.과거에는자연이우리에게고통을가했는데,오늘은누가고통을가하느냐.사람이사람에게고통을가한다.
‘인간은인간에게늑대다’.토마스홉스가17세기에한말이다.인간은서로잡아먹으려한다는것이다.물론여러분이다늑대는아니다.그럼에도우리에겐모두늑대적인요소가있다.다른사람에게해를가하면서라도내가좀덕을보려고한다는거다.거기서오늘의인간의고통이일어난다.
자연보다사람이주는고통이훨씬악독
문제는자연보다인간이주는고통이훨씬악독하다는것이다.인류역사상가장큰자연재난은1931년중국에서일어난홍수라고한다.400만명이죽었다.그런데2차대전때죽은사람이군인만해도수천만명이다.히틀러는재판도거치지않고유대인600만명을죽였다.
나치의만행을조사해기록하고보관하는비젠탈센터라는곳이있다.거기에어떤할머니가편지를써보낸것이어느잡지에소개됐다.그녀가아우슈비츠에수용돼있을때이야기다.어떤젊은부인이태어난지얼마안되는아기를안고있었다.그런데독일군인들이그아기를축구공처럼찼다.아이는당장피투성이로죽어버렸다.그어미에게그걸보게했다.그러고는그구두에묻은피를그어미의블라우스를찢어닦으라고했다는거다.그할머니가끝에다쓰기를’그때부터나는하나님을부인하기시작했다.하나님이계신다면어떻게이런일이일어날수있나’고했다
시민사회가갖추고있는대부분의제도적장치는사람에의해가해지는억울한고통을막는데있다고할수있다.이는인간의고통이상당부분인간에의한것이란전제위에이뤄진것이다.우리는다른사람에게고통을가한다는사실을인식할필요가있다.그것만으로윤리적행위를자극해세상의고통을줄이는데도움을줄수있다.
‘최소수의최소고통’이윤리근거돼야
인간에게쾌락을추구하는본능보다더욱강력한것은고통을피하려는본능이다.또한윤리라는것은더큰쾌락의추구가아니라인간관계의갈등에서일어나는고통의제거에그목적과의의가있다.그러므로’최대다수의최대쾌락’보다는’최소수의최소고통’이윤리적당위성의근거가돼야한다.
그런데’최소고통론’이라고부를수있는이이론도공리주의가가진약점,즉정의의문제를안고있음을인정해야한다.따라서롤스가제시한’차등의원칙’으로보완을해야한다.
즉여러사람이고통을당하고있고,나의어떤행위가그중한사람의고통밖에줄이거나제거하지못할경우,나는그둘중고통을더많이당하고있는사람의고통을줄이려고해야한다.또사회전체의고통을줄이기위한정책도고통을가장많이당하는사람에게가장많은고통의감면이이뤄지도록세워져야한다.
<2015년1월31일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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