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팩에디켓
BY btyang ON 3. 10, 2015
백팩에디켓
▶30분가량걸리는집과회사를아침엔버스로,저녁엔지하철로출퇴근한다.버스를타면불편한풍경을자주본다.뒤에자리가비었는데도많은사람이앞에있는노약자자리부터차지하고앉는다.심지어휠체어고정장치가달린장애인배려좌석에도앉는다.그러곤휴대폰에빠져든다.이따금"노약자자리를비워둡시다"라고차내방송이나오기도한다.그래도사람들은끄떡하지않는다.나이지긋한분이타도힐끗쳐다보곤하던일계속한다.
▶공공예절을가리키는’에티켓’이란말은원래’붙이다’는뜻을가진프랑스고어(古語)에서유래했다고한다.약속이나규칙을써붙여놓고보면서그대로지켜야한다는뜻이다.노약자좌석에는노약자석이라는표지판이붙어있다.좌석색깔도다르다.그러나사람들은에티켓을지키지않는다.공중도덕보다는자리하나를독차지할수있는노약자석의편리함이우선이기때문이다.지하철은사정이더복잡하다.몇년전보다줄어들긴했지만휴대폰통화는여전하다.누군가의이어폰에서새나오는소리는그에겐음악이지만옆사람에겐소음이다.
▶한때다리를쩍벌리고앉는남자승객’쩍벌남’과객차에타고있는내내화장을하는여자승객’화장녀’가눈살을찌푸리게했다.어제조선일보에새로운지하철민폐이야기가실렸다.등에메는가방백팩(backpack)의횡포다.소지품넣어다니기편하고두손을자유롭게해줘서학생이나젊은직장인가운데백팩메는사람이많아졌다.
▶이들이백팩을메고지하철객차통로를차지하고있으면다른승객이지나갈수가없다.만원지하철에선백팩이옆사람옷을찢거나얼굴을긁는경우도있다.도시철도공사는백팩에티켓에관한동영상을만들어틀고있다."전동차안에서는가방을손에들거나선반에올려두자"고거듭알린다.그러나지키는사람은별로없다.
▶일본지하철에선신문을엽서만하게여러겹접어읽고있는사람들이적지않다.활짝펼친채읽으면옆사람에게폐를끼칠까봐서일것이다.일본부모들은아이가지하철이나버스에우산을갖고탈때는옆사람이젖지않도록반드시자기다리사이에놓으라고가르친다.일본인은백팩을앞에안거나손에들고탄다.우리지하철이나버스는편리하기로세계으뜸이다.이편리함에쾌적함을더하려면승객들서로주고받는배려가있어야한다.어려서부터가정에서,보육원에서아이들에게대중교통에티켓이몸에배도록가르칠필요가있다.
<2015년3월11일자조선일보만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