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고컴퓨터英才’가서울대에입학할수없다면
서울대컴퓨터공학부문병로교수가한언론에’세계최고컴퓨터천재인경기과학고3학년윤지학군이서울대입학을자신할수없는상황’을고발하는기고를했다.문교수는작년대학교수가과학고영재와함께연구하면서가르치는특별프로그램에서1년간윤군을지도했다.
윤군은7월24일~8월2일카자흐스탄알마티에서세계83개국322명의고교생컴퓨터영재들이참가해실력을겨룬’세계정보올림피아드(IOI)’에서6개과제모두만점을받아단독1위를했다.고교생올림픽에해당하는이대회에서한국대표팀4명가운데3명이금메달,1명은은메달을따러시아·중국·미국을따돌리고종합우승을했다.윤군은아시안게임이라볼수있는아시아·태평양정보올림피아드(APIO)에서도3년내리금메달을땄다.윤군은성인·대학생들과실력을겨룬대회(Codeforces)에서도2등,4등을했다.세계선수권대회라고할수있는이대회에서’최고전문가(grandmaster)’타이틀을따낸한국인은성인·대학생까지통틀어윤군뿐이다.
윤군은11일접수가마감되는서울대수시입학전형에지원했다.그러나서울대컴퓨터공학부입학이가능할지는불투명하다는것이문교수설명이다.서울대는1차서류전형에서2~3배수를걸러낸후2차논술면접에서최종합격자를가린다.1차서류전형에선학교생활기록부,자기소개서,교사추천서등을제출하게돼있다.문제는윤군이자신의국제·국내올림피아드수상(受賞)경력을어느서류에도쓸수없다는사실이다.교육부지침에따라생활기록부에는교내대회가아닌외부대회수상사실을기재하지못하게돼있다.자기소개서,교사추천서에그런경력을쓰면불합격(不合格)처리해야한다.
경기과학고는교육부가정한커리큘럼에구애받지않고대학처럼학점식으로가르치는과학영재고이다.학생들은대부분의과목에서A학점을딴다.그러나윤군은컴퓨터프로그래밍공부에몰두했고겨울방학때2주,올림피아드참석전엔4주동안합숙훈련을했다.기말고사도치르지못하는바람에일부B학점과목들이있다.서울대1차서류전형에서탈락할가능성이있는것이다.윤군지도교사에따르면작년에도정보올림피아드에서금메달을땄던다른과학고출신배(裵)모군이서울대에응시했다가떨어진일이있었다.미국명문MIT입학처직원은우수학생발굴을위해카자흐스탄의정보올림피아드대회까지찾아와윤군에게’우리대학에지원해달라’고했다고한다.서울대공대에선상상하기힘든일이다.
교육부가대입서류에국제대회입상경력을기재하지못하게하는이유는대학들이입학전형에서수상경력을참조하게되면학원들이과학올림피아드반(班),수학올림피아드반같은프로그램을만들어사교육이기승을부린다는우려때문이다.과열입시가불러오는부작용이심하기때문에어느정도규제가필요한것은사실이다.그러나대학들이고교학과점수나골고루잘따는공붓벌레만합격시키고누구나인정하는세계최고영재는뽑을수없다면그런대학에서국가미래를걸머질혁신적인재가성장하기를기대하는건요원한일이다.사실국내대학들이윤군같은천재를발탁한다해도빌게이츠같은인물로키워낼수있을지도의문이다.우리대학의낙후한커리큘럼,폐쇄적연구풍토를감안하면윤군같은영재들은자기잠재력을더키울수있는선진국명문대에가는게훨씬나을지도모른다.그러나앞길이유망한젊은이들을이렇게밖으로내모는교육환경에서는대한민국을부강(富强)한나라,경쟁력갖춘선진국으로발전시키겠다는꿈은포기해야할것이다.
2015년9월11일조선일보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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