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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독립기념관에 걸려 있는 그림.

glanzman-1986 signing room

미국 독립기념관에 걸려 있는 그림.

1776년 미국독립선언문에 영국의 식민지(colonies) 13 주 대표 56명이 서명하였다. 필라델피아의 마켓 & 6가에 있는 미국독립기념관(Independence hall)에 걸려 있는 그림에 테이블 앞에서 한 사람이 등을 보이며 뭔가를 쓰고 있다. 이 사람에 대한 사연은 이렇다.

이 그림은 미국독립2백 주년 기념으로 그들 전체를 그려 넣기 위한 작업으로 화가 Glanzman이1986년에 그린 것이다.

200여 년 전의 사람들이니 당연히 사진이나 초상화를 근거로 하여 그림을 그려야 했다.  그들 중 딱 한 사람의 것은 그 자료를 구할 수가 없어서 하는 수 없이 등을 돌린 모습으로 그려 넣은 것이었다. 역사물에 대한 화가의 양심이 그를 고민하게 만들었고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도출해 낸 것이었다.

역사에 대한 기록은 이처럼 사실에 근거해야 하며 객관적이어야만 그 생명력을 얻게 된다. 그럼에도 역사는 승자(勝者)가 기록하게 되는 속성이 있어서 어떤 사안에 대하여는 명분을 만들고 합리화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게 소위 말하는 역사왜곡이다.

일본은 자기들의 조상을 미화하면서 역사왜곡을 하지만 한국은 그 반대로 조상을 능멸하면서 그게 정의의 역사라고 한다. 특히 북한과 관계된 사안에 대해서는 병적으로 달려 든다. 야당의원들은 6.25전쟁에 관한 영화를 국뽕이라고 아예 관람을 거부할 정도이다.

김정일의 선군정치란 과거 청나라 홍타이지가 남한산성에서 인조를 꿇어 앉히고 땅에 머리를 찍게 했던 것처럼 남한에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시작되었던 것이다. 공갈협박으로 남한으로부터 조공을 받을 심산이었다.

불행히도 그게 거의 현실화가 되어가고 있는 조짐이 있다. 설훈 같은 자가 다시 등장하여 ‘그러면 전쟁하자는 말이냐?’ 하면서 통일비용보다 지금 돈을 주는 게 경제적이라는 논리로 바람잡이 노릇을 하는 자가 나타날 것이다. 아니 이미 어느 대학 총장이라는 자가 그런 책을 썼다고 한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그간 햇볕정책이라는 미명하(美名下)에 북에 대해서는 한국이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했었으나 결과는 아주 참담하게 되었다. 임동원이 기안(起案)한 햇볕정책은 애초에 북의 양해가 없었다면 그런 명칭을 사용할 수도 없었다. 이솝우화의 내용대로라면 북한이 나그네가 되는 입장인데 김일성 생일을 태양절이라 부르는 나라에서는 그런 불경도 없을 것이다. 그간 국민들이 잘도 속아 준 셈이다.

이젠 그 한가지 미련이라도 지울 계기가 되었건만 야당대표의 연설문을 보니 그것도 아니다. 과거 김일성이 박헌영의 호언장담으로 6.25 남침을 했다고 한 것처럼 김정은도 같은 실수를 재현하는 게 아닌지 그게 걱정이 된다.

중국에 대한 미련도 버려라.

삼국지의 나라 듕국, 나관중의 삼국지의 근간은 이이제이(以夷制夷)와 미신(迷信)이다. 적으로서 적을 격파한다는 이이제이는 시세말로는 이간질이다. 당시에는 반간계(反間計)라 불렀다.

그것도 자주 써 먹다 보니 상대가 믿지를 안 해서 생겨 난 게 골육계(骨肉計)이다. 충신이 자청해서 심한 고문을 받은 다음 적에 투항하여 있다가 전쟁 중에 내응하여 적을 섬멸하는 것이다.

혹자는 세상을 사는 지혜가 다 삼국지에 들어 있다고 하나 그건 나관중의 시대에나 있을 수 있다. 지금 그걸 모방하다가는 필연코 망할 수 밖에 없다. 삼국지에 매료된 자를 경계하라. 뒤 끝이 아주 고약하다.

현재의 중국은 아직 중공(中共)이다. 타이완이 국력이 쇠잔하여 중화민국(中華民國)이라는 국호를 빼앗긴 것이다. 그 결과 각국에 있던 중국 대사관저도 다 중공에게 넘겨줄 수 밖에 없었다. 국력이란 그런 것이다.

미국에 대한 미련도 버려라.

미국 정치인들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한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의 출현으로 그간 정치인들이 사용하던 외교적인 수사(修辭) 대신 금칙어에 속하는 직설적인 표현으로 열광을 받고 있다.

미국시민들은 상징적인 국제경찰의 위치에 대하여 현재 상당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미국의 우방인 영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한국은 파트너쉽의 신뢰를 이미 잃었다.

라이스 전 국무장관이 쓴 자서전에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간의 호주 회담 장면을 설명하는 내용에서 그 선을 분명히 그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후로는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정보제공이 상당부분 위축 되었다.

지정학적으로 한반도가 미국에게 유익이 있다는 사람은 현대전을 이해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전은 청일전쟁 때처럼 말 타고 가서 싸우는 게 아니다.

“신(神)은 언제나 강한 군대 편이다” 나폴레옹이 한 말이다.

현재 한국이 주술처럼 외워야 할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종북이든 친북이든 개인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그런 논리로 선동하는 자들을 격리 시켜야만 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이다.

사드는 현재 미군에서 실전배치를 한 최신의 방공시스템이다. 그걸 효율 운운하면서 반대하는 자들은 전쟁억제력이 무엇인지를 모르거나 그게 아니라면 세작이라 단정한다.

국가가 건전 하려면 정당간의 극심한 대립이 없어야 하고, 대외적으로는 외국에 대한 지나친 종속이나 적대감을 경계해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이 그러한가?

내 생각으로는 아니다. 열 번을 다시 생각해 봐도 여의도와 평양은 일란성 쌍둥이 같아서 하는 말이다. 그런 현실이 불안하고 또 화가 난다. 대한민국이여, 영원 하시라!  9/6/16

세월이 약이라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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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약이라더니,

미국은 현충일(Memorial Day)에서 여름이 시작되고, 노동절(Labor Day)에서는 가을이 시작 된다. 금년에는 9월 5일이 노동절이다. 자기 생일은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지만 연휴가 되는 탓에 모두가 기억한다.

예로부터 시월 상달에는 시제(時祭)나 고사를 지냈으니 연중 최상의 달이라는 의미를 두고 있는 것 같다. 이승만 박사가 귀국하여 높고 푸른 가을 하늘과 광릉의 소나무는 한국의 국보라고 말할 정도로 가을 하늘은 쪽빛 같았었다.

그럼에도 가을은 생각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가을이 사색(思索)의 계절이라는 말에 동의(同意)하는 이는 가을을 타는 사람일 게다. 사람은 체험에서 얻은 정보를 근거로 사물을 인지하며 세상을 이해하기 때문에 그렇다.

가을에 어떤 음악을 들으면 눈물이 난다는 사람도 있고, 단풍처럼 아름답게 늙기를 소망하는 이들도 있다. 더 외롭고 쓸쓸해지는 사람도 있고, 원인 모를 비애감이나 뚜렷한 대상이 없는 그리움에 잠을 못 이루는 사람도 있다. 그런 걸 가을을 탄다고 한다.

사색(思索)의 사전적 의미는 ‘깊이 생각함’이라 한다. 생각이 깊어지면 왜 외롭고 쓸쓸해 지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렇다면 노년에는 네 계절 모두 사색의 계절이 되는 셈이다.

세월이 약이라더니 까맣게 잊었던 초등학교 때 동무들까지 생각난다. 그럼에도 요즘은 전화기를 눌러 봐야 오늘이 몇 일인지를 알 수 있다. 노년에는 좋아도 아주 좋은 게 없고, 싫어도 아주 싫은 것도 없다. 좋게 말하면 관조(觀照)의 미덕(美德)이 몸에 밴 것 같다.

그래도 얼마나 다행한 일이냐, 늙어서 인생 종쳤다고 주저 앉지 말고 옛 추억을 recall하여 위로 받으라는 조물주의 배려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만일 망각의 삶이라면 눈 앞에 보이는 것이 세상의 전부일 테니 그런 절망도 없을 것이다.

이젠 여름의 더위도 한풀 꺾이고 조석(朝夕)에는 제법 선선하다. 덧없는 세월을 말하면서도 이럴 땐 계절을 미리 가불하여 가을의 정취를 미리 느끼려고 한다. 세월은 이렇게 말없이 가고 있는데 거기에 ‘야속한 세월’ 이라고 푸념을 해 본들 늙어가는 것 외에는 달라지는 게 없다.

가끔 산 아래의 양계장에서 대낮에 닭 우는 소리가 들린다. 어떤 날에는 처량하게 들리고 또 어떤 날에는 정겹게 들린다. 내 기분에 따라 닭도 그렇게 울어 주니 그것도 묘하다. 미국에서는 닭도 영어로 운다. “cock-a-doodle-doo…”

봄이나 여름과 달리 가을로 들어 설 때는 설레임 같은 게 별로 없다. 붉은 단풍에 환호를 하면서도 쓸쓸한 기분이 드는 탓일 게다. 그러나 금년에는 여름이 혹독했던 연유에서인지 가을이 더 없이 반갑다.  이 가을을 일생 최고의 가을로 단장을 하고 싶은데 무엇으로 채워야 할지 그게 문제이다. 9/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