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묘목을 식재(植栽)하면서,

georgia-pine300날씨도 시치미를 잘 뗀다.
몇 일전만해도 오돌오돌 떨게 만들더니 어제 오늘은 화창하고 영상 13도에 바람이 없으니 살 맛이 난다.

따뜻한 봄볕은 늘 그러하듯이 정감을 일으키는 것 같다. 죠지아는 더운 지방인데도 소나무가 많아서 봄철에는 송화가루에 차가 노랗게 된다.

한국 소나무처럼 운치가 있는 게 아니라 아래 가지를 스스로 삭정이로 만들면서 곧게 위로만 올라가니 그것도 묘하다. 건축목재나 전주에 사용하는데 그래서 Georgia Pine Tree가 유명하다. 언제 한국에 가게 되면 정감이 물씬 나는 한국 소나무의 솔씨를 구해다가 심어 볼 생각이다.

유실수(有實樹)를 심으려고 도토리 나무 150여 그루를 베어냈다. 고목인데다가 밑에 낙엽이 쌓여 썩어서 풀들이 자라지 않고 또 이 도토리는 굵은 알밤만한데 묵을 만들지 못한다고 한다. 나무들을 베어냈더니 풀이 한 길은 자란다. 봄나물을 기대 했는데 그것도 틀렸다.

한국의 전통 유실수인 감, 배, 밤, 대추, 매실나무를 몇 그루씩 심어서 술이 되는 것은 과일주를 담고 나머지는 그냥 향수 달래려고 심는 것이다. 집이 솔밭에 둘려있는데 도토리 나무가 있던 자리 몇 군데가 비어 있어서 산에 있는 소나무 묘목을 파다가 식재(植栽)를 하고 있다.

윤선도가 정쟁(政爭)에 밀려서 해남 땅에 내려가 산천초목을 의인화(擬人化)하여 임금 노릇을 했다는 일화가 있다. 해서, 나도 묘목을 심으며 “송(松)정승, 경순왕 24대 손인 김國에 충성 하시게”하다 보니 정승이 서른 둘이나 생겼다. ㅎㅎ

행여 정승들이 반란을 일으킬까 염려되어 아침 저녁으로 물을 열심히 주고 있는데 임금이 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 듯싶다. 수도 호스가 그곳까지 닿지 않아서 물통으로 날러야 하기 때문이다.

윤사월(閏四月) / 박목월

송화(松花)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길다 꾀꼬리 울면
산직이 외딴집 눈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대이고 엿듣고 있네.

윤사월이라면 음력 5월을 말하는 것일 텐데 아직은 몇 달이 남았으니 이 녀석들도 송화가루를 날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곳의 딱따구리들이 조용한 걸 보니 아직 봄은 아니다. 2/28/16

cane0913@hanmail.net

소나무 묘목을 식재(植栽)하면서,”에 대한 3개의 생각

  1. dotorie

    150그루 베어 내시는데 비용이 꽤 많이 드셨을둣 하네요.
    오래전에 지인도 120그루를 베어냈는데 비용과 벌금이
    많아 지인이 무척 속상해 했었습니다. ^^

    1. 김진우 글쓴이

      지역에 따라 보호하는 수종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지인께서 벌금을 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무를 쓰러트려 놓으면 옆집 친구가 와서
      토막을 내어 가져다가 화목으로 팔기 때문에 돈이 안 들었습니다.
      나무를 자르는 것보다 치우는 게 더 문제인데
      상부상조가 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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