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 그늘 아래서 편지를 쓰노라.

Dogwood-300박목월 시인은 그의 시 ‘사월의 노래’에서 “목련 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 읽노라 / 목련 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라고 했다.

이곳에 목련은 없지만 도그우드(dogwood)가 지금 한창이다. 나는 그 꽃들을 바라 보면서 이 글을 쓴다.

하얀색, 핑크색, 빨간색, 베이지색 등등 종류가 다양한데 25 feet까지 자란다. 봄의 festival처럼 산에도 동네에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사월의 노래’ 덕분에 봄이 되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The Sorrows of Young Werther)’이 생각난다. 24세의 청년 궤테(Goethe)가 실연(失戀)을 당하고 1776년 1월에서 3월 사이 6주 만에 쓴 자서전적 소설(autobiographical novel)이다.

체험이 없이는 한 줄의 글도 쓸 수 없다던 궤테, 그는 자신의 실연경험과 주변인물들의 사건을 취합하여 그 소설을 썼다. 그는 자신이 열애하던 샤를로테(Charlotte)에게 베르테르(Werther)를 화자(話者)로 하여 자신의 내면의 세계를 표현 하였다.

이 소설은 단번에 베스트 셀러가 되었고 당시 유럽의 상류층 청년들이 관례처럼 하던 Grand Tour에 소설의 태생지인 작은 마을 바이마르(Weimar)가 포함 되었다. 요즘의 문화여행 같은 것이다.

옷 차림도 베르테르처럼 입었고 소설을 모방하여 자살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유명인의 자살 후에 생기는 모방자살을 베르테르 효과 혹은 베르테르 신드럼이라고 한다.

무엇이 사람들을 이처럼 열광하게 했을까? 당시 사회적인 통념에 대하여 엄연히 존재하는 인간 본연의 감정을 피력하였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송(宋)나라의 구양수(歐陽脩)는 ‘매성유시집서(梅聖兪詩集序)’에서 “명시(名詩)는 대개 궁했던 사람들에게서 나온다. 시(詩)가 사람을 궁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궁해진 뒤에야 좋은 작품이 나온다”라고 했다. 마찬가지로 궤테 역시 실연의 아픔이 이 명작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녀를 나에게서 멀리하게 해주시옵소서.’라고 나는 기도할 수 없네. 그녀가 나의 애인같이 느껴지기 때문이네. 또 ‘그녀를 나에게 보내주시옵소서.’라고도 기도할 수 없네. 그녀는 다른 사람의 여자이기에…” 소설 속에 나오는 편지의 한 구절이다.

이 소설의 줄거리는 이렇다. 감성적인 젊은 베르테르는Wahlheim 마을에서 아름다운 소녀 샤를로테를 만났다. 그녀는 모친의 별세 후, 동생들을 돌보고 있었는데 이미 11살 위인 Albert와 약혼한 사이였다.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베르테르는 그녀에 대한 사랑에 빠졌다.

수 개월간 친구로 지내다가 그녀를 잊어보려고 그 마을 떠났었다. 다시 마을에 돌아 왔을 땐 그녀는 결혼한 상태이었고 그녀의 남편에 대한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고통은 전보다 더했다. 그녀는 베르테르의 사랑을 느끼면서 남편에 충실하기 위하여 베르테르와의 거리를 두게 된다.

삼각관계에서 그 해결은 셋 중 하나가 죽어야 한다는 결론에서 남이 아니라 자신이 죽기를 결심하고 그 녀의 남편에게 먼 여행을 떠나려고 한다며 권총 두 자루를 빌려 달라는 편지를 보냈다. 베르테르의 계획을 알지 못한 그녀는 권총을 베르테르에게 보냈다.

그 총으로 베르테르가 자살을 한 것이다. 그가 편지에서 자주 언급하던 보리수 나무 아래에 매장 되었는데 장례식엔 어떤 성직자도, 샤를로테나 그의 남편도 참석하지 않았다.

소설의 마지막에 샤를로테가 낙담하여 죽었을 것이라는 암시가 있다. “나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을 것이다. 샤르로테의 비탄이나 그녀의 삶이 절망적이었다는 것에 대하여 (I shall say nothing of… Charlotte’s grief…. Charlotte’s life was despaired of,” ) 3/18/16

사월의 노래 / 박목월

목련 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 읽노라
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 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러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4월의 노래 / 바리톤 김한결

목련꽃 그늘 아래서 편지를 쓰노라.”에 대한 2개의 생각

  1. 데레사

    저는 목련이 피면 박목월 선생님의 이 시도 좋아하고
    엄정행의 목소리로 오 내사랑 목련화야를 듣는것도 좋아합니다.

    우리 아파트의 목련도 약간 멍울을 맺었던데 곧 필거에요.
    어서 봄이 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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