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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 인간의 패배라고 할 수 없는 이유.

GO2

호사가들의 이벤트에 대하여 미국신문은 조용한데 한국신문에서는 그렇지가 않다.

물론 대국장소가 한국이고 이세돌 9단이 한국인이라는 것을 감안한다 해도 좀 지나친 면이 있다.

모 신문에서 기사 제목을 ‘인간의 패배’라고 꼭지를 달고 종말론자들 같은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논평을 게재하고 있으니 말이다.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은 이미 의료, 교육, 경영, 서비스, 제조업, 농업 등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하고 있다. 물론 해당분야의 일자리를 기계로 대체한 파급으로 실업자가 생겨 나겠지만 생산성을 제고하면 그 영향은 미미하다.

과거 산업혁명 후에 이와 같은 우려가 대두 되었었다. 그러나 다른 분야에서 노동자를 흡수하였고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는 여건에 의하여 생필품의 가격이 저렴해져서 저소득층에도 도움이 되었다.

인공지능은 컴퓨터의 계산이나 알고리즘에 의하여 처리된다. 때문에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을 해도 인간의 생각이나 감정, 의식은 처리할 수가 없다. 즉 자아실현이 불가능한 게 기계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섬뜩하다’는 표현을 하는 것은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오는 것이다.

알파고의 출현으로 새 기술시대의 서막이라는 표현도 있으나 그보다 더 정교한 기계가 산업현장에서 이미 활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다른 회사에서 알파고와 같은 기계를 만들지 않는 것은 시장성이 없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에서 알파고를 양산할 계획은 없을 것이다. 광고효과로 투자비는 이미 상계되었다.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바둑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바둑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상류층의 게임으로 무궁무진한 수에 대하여 철학적인 해석을 한다. 바둑은 승패 이전에 사교적인 영역으로 자리매김을 한 것이 그 태생만큼이나 길다.

그럼에도 만일 기원에 수퍼 컴퓨터를 들여 놓는다면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사람들이 가겠지만 그 지속성에 대해서는 장담하기 어렵다. 투자대수익이 불분명 하다는 것이다.

가로와 세로 각각 19줄에 의하여 만들어진 361개의 교차점에 돌을 놓을 수 있다. 바둑의 발상지인 중국에서는 위기(圍棋 또는 圍碁) 즉 포위하는 게임(Surround game)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일본에서는go (碁) 혹은 igo (囲碁)로 부른다. 미국에서도 go game 이라 한다.

컴퓨터에 최소 361개의 watch dog를 각 교차점에 배열하고 거기에서 파생될 수 있는 수들을 방대한 데이터에 의하여 대응하도록 한 것이 그 프로그램이다. 다시 말하면 인간 한 사람과 361개의 훈수 꾼을 거느린 컴퓨터와의 게임은 애초부터 공정한 것이 못 된다.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나중에 도핑테스트에 걸려서 그 자격을 박탈 당하는 것처럼 기계와의 대결에 큰 의미를 둘 이유가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바둑을 수담(手談)이라고도 한다. 내가 좋아하는 명칭이다. 그 수담에는 피아간(彼我間)에 실수도 있고 또 그것을 극복하기도 하는 묘미에서 인생이 있고 서로 철학을 공유하면서 친분을 쌓게 되는데 그걸 컴퓨터와 하려는 사람이 있을지 그게 의문이다. 3/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