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년 첫날, ’33’을 생각한다

할퀴고,찢어발기고,물고늘어지는모습에이골이났다.

어제의동지가오늘은적이되고,배신과변절이난무하고,줄서기와새치기가횡행했던대선판도

제야의종소리에실려역사속으로사라졌다.
대선은끝났지만상흔은쉬아물것같지않다.
별별일도,탈도많았던한해,다사다난이란표현이딱들어맞는정해년이었다.

그래서일까,무자년을여는33번의종소리가각별하다.

황폐해진가슴속에희망을심어주는메시지로파고든다.
새로운해를여는33번의종소리는새롭고신바람나는세상을열망하는

모든이들의바람이담겨져있기에더욱그러하다.
‘33’이란,불교에뿌리를둔숫자로새로운세상으로들어간다는의미와함께

흔히들개방과해제,그리고틀을깨고거듭난다는뜻으로풀이하기도한다.

섣달그믐날밤자정이면여러절에서는뭇중생의백팔번뇌를

없앤다는뜻으로108번종을친다.
12월31일자정에는보신각을비롯,경향각지에서33번제야의종을울린다.
108이란숫자가그러하듯숫자33역시불교에뿌리를두고있다.

이세상에는자비스러운33관세음보살이있는데

천상천하지상지하,도처에있는모든사람에게화신한다하여

33은모든곳에있는모든사람을뜻하기에이른다고한다.
이러한전통은비단불교뿐만아니다.

성균관서생들이대궐앞에나가상소할때도

33명을뽑아보냄으로써전체의사임을표하였다.
만인산(萬人傘)이라하여육조거리에서지방수령들의송덕시위를할때도

33명을뽑아올림으로써그지방백성의총체적의사임을과시했다.
혹정에저항하여민란을일으킬때도사발에다33명의이름을적어통문으로돌렸다.
단체나회사를발기할때도그발기인수를33명으로하는것또한관례이기도했다.
3.1독립운동때민족대표를굳이33명으로못박은것도바로독립의지가

전국민의의지임을표방하는수단이었기때문이다.

33번의타종역시이러한연유에기인한다.
이타종의역사는조선초1395년으로거슬러올라간다.

그당시에는4대문(숭례문,흥인문,돈의문,숙정문)과

4소문(혜화문,소덕문,광희문,창덕문)의개폐를알리는신호로타종을했다.
사대문의빗장을풀고도성안의통행금지해제를알리는타종,

즉파루(罷漏)를33번친데서연유한것이다.

시계가없던조선시대,백성들은해를보고시간의흐름을짐작했다.
해시계가보급된후엔조금나아졌겠으나한밤중에는시간을몰라

답답할수밖에없었을터이다.

그래서백성들에게밤시간을알려주는것은나라에서맡은큰일중하나였다.
새벽4시경에문을여는파루때에는33번,오후10시경문을닫는

인정때에는28번을쳐시간을알렸다.

불교와관련있다는33과28이라는숫자는33天과28별자리를뜻한다.
파루에33번을치는것은불교의수호신이이끄는33天에게

하루의국태민안을기원한것이었다.
조선시대도성에서는백성들의답답함을돌보겠다는일념으로매일파루에

지극정성으로33번타종해시간을알렸다.

무자년을연33번보신각종소리여운에도국태민안의기원이실려

방방곡곡,골골마다스며들었으면하는바람이다.

결론적으로33번종소리는온누리,만백성의시름과번뇌를씻고,
새로운한해,새로운시작을열어가자는의미이다.

소생이몸담고있는잡지도2008년1월로창간33돌을맞았다.
새로운세상의문을연다는숫자‘33’의의미가그래서더더욱각별하다.
또하나,연말에읽은책,‘독도33인의메아리’에는

한반도에서가장먼저해돋이를볼수있는섬,

독도를향한이땅의지식인33인의메시지가담겨있다.

이래저래‘33’의의미가삼삼하게와닿는무자년아침이다.

#무자년새해아침,33의의미를이곳저곳자료뒤적여옮겨보았다.

1 Comment

  1. 와암(臥岩)

    2008년 1월 7일 at 2:02 오전

    ’33’,
    근원을샅샅히훓어내셨군요.

    많은공부하고갑니다.

    자료검색에도시간이많이소요됐을것이란생각하면서더정독했습니다.

    추천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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