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장수 왕서방이 ‘풍기인견’으로 업종 전환?

알에서깨어난누에가20여일동안자라면몸통이말갛게되면서
입으로실을토하며고치를짓기시작한다.
약60시간동안에무게2.5g정도되는타원형의고치를완성한다.
고치를짓고나서얼추70시간이지나면번데기가되고,
번데기는다시나방으로변해고치를뚫고밖으로나온다.
1개의고치에서풀려나오는명주실의길이는무려1,200~1,500미터에이른다.


이실로짜낸비단은어느시대,어느나라를막론하고최상의옷감으로통했다.
唐나라에서는비단이과세의일부로징수되었고,
宋나라에서는화폐로대용되기도했다.그만큼비단의가치는대단했다.

역사서인’사기’를보면,비단한필의가격은6백에서8백전에거래되었다.
이는당시물가로비단한필이백미6석(720kg)에해당하는데
이가격을감당할수있는계층은그야말로극소수에불과했다.
이처럼비단은누에실로짠화려한견직물로예로부터중국에서
비싼값으로수입해야만했었던귀한’명품’이었다.

1945년광복이후에야우리도조금씩자급자족을하게되었다.
그러나비단한필의가격이일반평민들은생각도하지못할만큼고가였기에,
감히비단옷은꿈도못꾸고무명이나삼베로만든옷에만족해야했다.

이처럼비단옷에대한갈망은동서고금을막론하고높아만갔다.
그렇다면사람손으로명주와같은아름다운실을만들수는없을까?
필요가발명을낳는다고했다.

비단은누에가뱉어낸끈끈한액이공기중에서굳어진것이므로그와같은
인공의액을만들어내면되겠다고연구가들은생각했다.
이후수많은시행착오에도불구,거듭된연구끝에’콜로지온’이라는물질을찾아냈다.


콜로지온을가느다란관에통과시켜약품처리했다.이것이바로최초의인조견사다.
이인조견사는1885년런던발명박람회에출품되어세상을놀라게했다.
파스퇴르의제자인H.샤르도네는1884년’콜로지온’으로인견을만드는특허를얻어,
1889년파리만국박람회에이레이온을출품해화제를모았다.

이후박람회를통해지적된몇몇단점을보완해드디어1904년,
실용가능한비스코스레이온의대량생산이가능하게되었다.

누에를대신하여사람이비단을만들어보겠다는발상으로탄생한것이
바로지금의인견인것이다.
그러나비단과인견은엄연히달랐다.
비단은누에고치로만든동물성천연섬유이다.그래서따뜻한성질을지녔다.
반면,인견은펄프를원료로한식물성섬유라서부드러우면서도
나무의찬성질을그대로간직하고있다.
인견직물은일반적으로구김이잘생기고형태안정성이좋지않다.
장시간고온에방치되면황변되기쉬우며면보다일광에쉽게손상되는등
내구성에다소문제가있는것으로알려져왔다.
또한매끄럽고광택이좋아정전기발생이없다는이유로인견은그동안
안감소재로만사용된채외의류가되어바깥세상으로나와보질못했다.

그랬던인견이세상밖으로얼굴을내밀기시작했다.
안감소재란고정의틀을벗어던지고당당히외의류소재로말이다.
의식주전반에불어닥친웰빙열풍은인견소재에도커다란변화를몰고왔다.
안감이나파자마용도에머물러있던인견이드디어외의류소재로변신,
빛을보기시작한것이다.


이제인견으로도얼마든지컬러플하고패셔너블한외의류와침구류그리고소품들을

만들수있다는사실을지난6월17일’웰빙풍기인견서울에오다’행사장에서확인했다.
풍기인견서울나들이행사장엔수많은고객들로북적거렸다.


몰려드는고객응대에분주한한홍보판매원은
"매년서울나들이행사를해서그런지사용해본고객들은물론
입소문듣고찾아오는분들이많아행사기간을좀더늘렸으면좋겠다"고했다.

이러한인견열풍은어느날갑자기저절로불어닥친건결코아니다.

열풍의시발점은국내인견직의메카인경북풍기지역이다.
‘인견’하면’풍기’를떠올릴만큼고집스레인견직생산을지켜온주역들이
인견직에머물지않고인견의류에팔을걷어붙인결과이다.

그간풍기인견직은중국산에밀려겨우명맥만유지해오는등어려움이컸었다.
하지만주저앉지않고돌파구를찾기위해동분서주했다.
자구노력을위해’풍기인견발전협의회’를결성해관계요로를노크했다.
그결과산·학·연·관의협조로인견산업통합네트워크구축과
전문생산인력양성교육프로그램도마련됐다.
인견제품의디자인개발은물론패턴및봉제기술교육도가능해졌다.

지난해인견의메카,풍기지역을방문해인견산업을둘러본
프랑스의류산업연맹장피에르모쇼회장은

"인견은매우모던한소재다.가볍고시원해착용감이뛰어난미래섬유다.

다만인견특유의질감이나독특한색감은뛰어나지만

제품디자인개발에더욱노력이필요하다"고조언했다.

바로지역특화제품의한계인제품디자인을꼬집어지적한것이다.
이와함께여름한철제품이라는,인견소재의계절적한계또한
앞으로풀어야할과제이기도하다.

그렇다.인견이비단을따라잡지못할것이란건편견이다.

5 Comments

  1. 데레사

    2011년 6월 28일 at 5:19 오전

    저도작년에부석사다녀오면서풍기에서인견옷몇가지를사왔습니다.
    3일과8일이풍기장날이라고해서친구들과한번갈려고하고
    있습니다.
    장마끝나고나면요.

    풍기인견,여름에이보다더시원한옷은없어요.
    저는풍기인견을사랑합니다.   

  2. 박원

    2011년 6월 29일 at 10:04 오전

    인견을뭔지이제야알게되었네요.
    그간인견도비단의일종으로생각했답니다.
    좋은거가르쳐주셔서감사합니다.

    다음에풍기들리면꼭한번둘러보고와야겠다는생각입니다.   

  3. 양송이

    2011년 7월 4일 at 3:00 오후

    풍기에는사과,인삼등이유명한것으로알고있었는데
    오늘한품목추가하게되었습니다.^^

    그풍기역전앞의안양해물탕집은아직건재한것인지
    울고넘는박달재넘어조령을오르고내리며소백산자락을탐색하고다니던
    그때가어언15여년되었군요.ㅎㅎㅎ

    해박하신글재미나게읽었습니다.
       

  4. 정종호

    2011년 7월 8일 at 9:19 오전

    행님의고향사랑새삼다시느낍니다그리고좋은지식얻어감니당..^^**   

  5. 와암(臥岩)

    2011년 8월 2일 at 12:45 오전

    ‘풍기인견사’,
    이렇게많이발전했었군요.
    정말멋진아웃도어감으로세상에얼굴내밀기를기원드립니다.
    또멋진디자인의제품도선보이길바라겠습니다.

    풍기지방.
    인삼,
    인견사,
    사과,
    .
    .
    .

    이외도’나일론다프타’생산지로도유명하지요.
    대구서문시장엔풍기생산의’나일론다프타’를고급으로쳤답니다.

    태백산정기받으신’카스톱’님!
    임의고향이더욱더알찬발전이이뤄지길빌면서,
    추천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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