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백섬 한바퀴, 백양산과 금정산 언저리 걷기

‘염창동세남자’의좌충우돌가을산행(下)

택시에오른’세남자’는광안리로향했다.
잘아는횟집을예약해뒀다는’남자2’가확인차전화했다.

"8시까지는도착할낍니데이~물좋은놈으로다가잘좀준비해주이소"

전화를끊더니으쓱이며한마디덧붙인다.
"왕년에광안리일대는내나와바리?였는데…"

나머지’두남자’로선부산이’어웨이’이다보니,입닥칠수밖에.

부산광안리민락동회센터,과연입소문만큼이나요란했다.
말그대로불야성에문전성시다.

자료사진(위/아래)

밤바다를화려하게수놓은광안대교의불빛,
철지난바닷가를서성이는연인들의모습,
북새통을이룬활어시장의싱싱한기운…괜히’광안리’가아니다.

권커니자커니…
불콰해진세남자는주저리주저리…하다가,
이번엔해운대밤바닷가에필이팍꽂혔다.

또다시택시에오른세남자,해운대로고!
북적대던광안리와는또다른느낌,가을밤의정취가해운대에가득했다.
내로라하는호텔을지나야시시한불빛의모텔을지나
50년넘게자릴지키고있다는허름한’**온천장’에배낭을내렸다.

해운대바닷가는젊음의해방구였다.
땀에절은중년의’세남자’가찾아들만한곳은없어보였다.
휘황찬란한별천지를기웃거리며헛물만켜다가
재래시장쪽으로발길을돌려만만한호프집에들어가
늘하던대로노가리찢어발기며호프한잔으로객고를달랬다.

전날술이좀과했다싶으면필연적으로따라붙는,이름하여
‘과민성대장증후군’증상이오늘은없다.별일이다.
아마도어제가지산에서백운산까지빡세게걸어,장운동이활발했나보다.
그런데변수는다른데서생겼다.
‘남자1’이아랫배를움켜쥐며문제의증상을호소했다.
산행에차질이올지도모를일,일단조식후상태를살피기로했다.

복국집을찾았다.
이른아침인데빈자리가없을정도로초만원이다.
‘남자1’은결국복국조차내칠만큼컨디션이난조였다.
‘두남자’만맛난복국을눈치껏해치워야했으니…

‘남자1’의몸상태를체크할겸,일단가벼운걷기코스를택했다.
온천장을나와달맞이고개시작점에서해운대백사장으로걸어나왔다.
백사장도보길을따라조선비치호텔쪽으로향했다.
곳곳마다부산국제영화제막바지준비로부산했다.

호텔에서한무리의관광객들이쏟아져나와바닷가로내려선다.
중국관광객들이다.
전세계관광시장의’큰손’으로부상하고있는이들을유치하기위해
지자체마다별의별아이디어를내가며총력전을펼치고있다.

동백섬해변을따라등대까지나있는목제데크길에들어서면
동백숲과해변의풍광에매료되어언제누리마루에이르렀는지모를정도로
걷기코스가매혹적이다.

‘남자1’은견딜만하다며예정대로산을오르자고했다.
조선비치호텔앞에서택시를탔다.
부산초읍동어린이공원입구를산행들머리로정했다.
산행코스선택은전적으로부산에연고가있는’남자2’에맡겼다.

어린이공원앞에서내려,’남자1’은지사제복용위해약국으로,
그사이’두남자’는점심용으로충무김밥을챙겼다.

그런데들머리에당도하면서부터부산이홈인양큰소리치던’남자2’가
슬며시꼬릴내린다.
등로안내판으로뛰어가코스를살피며고갤갸우뚱하더니
지나는산객들에게금정산가는길을묻는다.
이거뭔가낚인기분이슬쩍들어’남자2’에게물었다.

"초등학교를이곳초읍동에서나온분께서,동네뒷산길을헷갈리시나?"

"워낙범생이었던지라학교와집만오갔지"라며뒷통수를긁적인다.

‘乙’자모양으로설치해놓은목제데크길을따라삼나무,편백나무가울창한
산비탈을오르니산중호수인성지곡수원지가펼쳐진다.
호수를뒤로하고물어물어산속으로들었다.
지금껏금정산방향을가리키는팻말은단하나도보질못했다.
또하나,안내팻말어디에도거리표시가없다.
사전정보를취하지않고오면거리와소요시간을가늠키어렵다.

길은대체적으로완만한편이다.
초입에서부터1시간반을걸어닿은곳,’만남의광장’
휴일이라산객도많고등로도거미줄처럼여러가닥으로나있어
또물었다.여기서오른쪽성곽을따라오르면금정산방향이라고했다.

‘남자1’이계속뒤쳐진다.
숲쉼터에이르자,더는힘든듯깔판을펴고서아예드러눕는다.
탈출구를찾아야할것같다.

세남자는최대한보폭을줄여다시발걸음을옮겼다.
백양산언저리를맴돈지2시간남짓,드디어백양산과금정산의경계지점을
알리는팻말이눈에들어온다.

‘남자2’는컨디션난조를보이는’남자1’을향해연신궁시렁?댄다.
"포시랍게자라서…장교출신이겨우이정도야…"

숲속을빠져나와사방이툭터진산어귀전망대에올라서자,
부산시가지가시원스레눈에들어온다.

전망대를벗어나면곧장가파른목계단을내려서게된다.
산과산을가로질러이어놓은탐방로를따라도로를건넜다.
아래는만덕터널이지난다.

다시완만한능선길이이어지다가서서히가팔라지더니갈림길이다.
왼쪽은남문,곧장진행하면금정산정상방향이다.
안내팻말이있어방향은알겠는데거리만큼은감잡을수가없다.

지나가는산객한테금정산정상까지소요시간을물어봤다.
"한3~40분걸릴끼라예"라며총총히사라졌다.

그때벤치에앉아쉬고있던어떤분이이말을맞받았다.

"택도없다아임니까,적어도2시간반은더가야합니데이,
그양반,남문까지가는줄알고3~40분이라했을낍니더"

여기서또한번’세남자’는고민에빠졌다.
남자1:더이상힘들다,남문으로빠지자.
남자2:귀경KTX시간이18시라시간널널하니금정산정상까지go!
남자3:남문으로탈출해밀면,곰장어,조방낙지맛도좀봅시다!

결국남문으로탈출키로하고준비해온충무김밥을꺼냈는데,
남자1은이것조차못먹겠다고손사레친다.
그러면서또다시바닥에누워버렸다.

이리하여부산의심장이요,허파인백양산과금정산은
제대로걸어보지못한채언저리만맴돌며겉만핥다가
남문으로내려서야했다.
못다한걸음,언제다시도모하게될지…

아쉬움은산을내려와맛집탐방으로달랬다.
동래밀면을맛본후,자갈치시장으로이동해곰장어까지.

그리고세남자,
싱싱한갈치한상자씩사들고의기양양고홈…<終>

4 Comments

  1. 데레사

    2011년 10월 16일 at 9:43 오후

    초읍을들머리로했다기에저는백양산을오르는줄알았드니그곳에서
    시작해서금정산을가셨군요.세상에나~~
    고생하셨습니다.

    우리들학창시절산악부의임해트레이닝을해운대에서했거든요.
    텐트쳐놓고밥해먹고잠자고극기훈련한답시고물에빠졌다가나오고…
    해운대저녁놀은못보면한이라고했는데저녁놀구경은안하셨나봅니다.

    나도갑자기부산가고싶어요.
    싱싱한갈치도먹고싶고요.

    좋은한주간맞이하세요.   

  2. 박산

    2011년 10월 31일 at 5:06 오전

    ㅎㅎㅎ이런때도있어야지요

    친구분덕에맛집탐방잘하셨구만요!!!

    여전하십니다!   

  3. 박원

    2011년 11월 11일 at 12:35 오후

    부산에도백양산이있었군요.
    저는장성백양산을다녀왔습니다.ㅎㅎ   

  4. 와암(臥岩)

    2011년 12월 6일 at 11:16 오전

    이글,
    지난번들렸을때읽곤댓글을달지못했었지요.^^*

    부산,
    20여년전만해도대구와별차이없는도시였는데,
    금석지감이난답니다.^^*
    정말대구는부산에비하면소읍으로전락하고말았지요.

    ‘남자1’,
    그래도장교출신이시기에끝까지잘버텨내셨습니다.

    너무재밋는내용이라다시읽어도좋습니다.
    추천은물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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