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길을 묻다 (앵자봉 능선을 걸으며)

고즈넉한겨울산길을걸었다.
길은완만한산등성이를따라하얗게나있다.

낙엽에묻혀희미한산길,
행여헷갈릴세라눈가루를옅게뿌려
하얗게길을내주셨으니…

앙상한나뭇가지사이로
옅은바람이지난다.
바람의속삭임에낙엽이바스락댄다.

길은…

끊어질듯이어지고
좁아질듯다시넓어진다.
곧다가도휘어지고
희미하다가도뚜렷해진다.
오름길다음은반드시내림길이있다.

길은..

복잡한듯단순하다.
여러갈래길도결국엔하나로만난다.

산길에서만나는이정표는
‘이리로가라,저리는가지말라’하는데
가끔은거스르고싶을때도있다.
마음내키는대로,
발길닿는대로…


눈엔보이지않지만마음의길을걷고싶기때문이다.

길은지쳐길게드러누운듯보이다가도
안부(鞍部)를지나면언제그랬냐는듯
다시산비탈로힘차게올라붙는다.

순탄하던길은
때로는천길벼랑을만나기도,
거대암벽과맞닥뜨리기도한다.

그렇다고가던길을멈출수는없다.
발길을되돌릴수는더욱없다.

길은소통이고緣이다.
반드시통하고이어진다.

잠시한걸음물러나호흡한번가다듬고
심미안으로바라다보면반드시길은보인다.

나아가고자하는이앞에막다른길은없다.
길은결코고립을원치않는다.

4 Comments

  1. 정종호

    2012년 2월 7일 at 9:37 오전

    오랜만에들어와봅니다..항상고마운형님이셔서감사합니다   

  2. 데레사

    2012년 2월 7일 at 10:42 오전

    이번에는멀지않은곳을가셨군요.
    천진암에갈때는더러올라가보기도했던산이거든요.

    날씨가많이춥네요.
    건강하시길바랍니다.   

  3. 양송이

    2012년 2월 7일 at 11:42 오전

    길은또스스로길이된적은없지요.
    누군가지나가줘야비로소길은길이되지요.

    니체는인간이란규정되지않는동물이라고했는데
    길역시뭐라고규정할수없을것같단생각이얼핏들었어요.

    그저무한을향하여무한하게열려있는…그게길이고,규정되지않은동물아닐까요?

    ㅎㅎㅎ…

    모처러블로그홈에들어가보니업데이트소식이있더군요.
    한걸음에달려와보니오늘은산에서길을성찰하셨군요.   

  4. 와암(臥岩)

    2012년 2월 24일 at 9:50 오전

    "’눈에보이지않는마음의길’,그길을걷고싶다."고하셨군요.

    ‘마음의길’,
    정말천갈래만갈래길이죠?
    앞으로가도후회,
    옆으로비켜가도후회,
    좌측으로가도후회,
    우측으로가도후회,
    돌아서도후회,
    .
    .
    .
    .
    .

    보이는길찾기도어려우실텐데~,
    ‘마음의길’을걷고싶은’카스톱’님의심안에놀랐을뿐입니다.

    추천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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