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바위산에 올라 월악영봉을…

북바위산에올라월악영봉을…

응달진산아래들머리가하얗다.
요며칠매서웠던날씨탓에쌓인눈이녹지않아서이다.
월악산의유명세에가려북바위산을찾는발길이뜸한지,들머리엔달랑우리팀뿐.
산꾼들로북새통인강원설산에비하면그야말로유유자적이다.

뫼악산장앞국도변에서설산행채비를갖춘다음,스트레칭.
눈쌓인임도를따라0.8km를걸어사시리고개에닿았다.

사시리고개이정표는북바위산1.1km를가리킨다.
북바위산정상에서날머리로잡은물레방아휴게소까지는3km다.
그렇다면총도상거리가4.9km밖에안된다는얘긴데…

애시당초산방에공지된코스는이랬다.
물레방아휴게소를들머리로북바위산정상을찍고서북방향능선을걸어
망대봉못미쳐꼬부랑재갈림길에서동쪽방향으로꺾어동산마을로
내려서는,5시간30분정도소요되는코스였다.

꼬부랑재능선이눈에묻혀길이애매한데다가시간이예상보다
많이소요될것이란판단하에코스를급변경했다는게산방측변이다.
이동중인버스안에서메뉴를변경하니수저를내려놓을수도없고…

내친김에쉬어간다고쉬엄쉬엄널널하게풍광즐기며걷자.
그러나본격산속으로들자,적설량이예상외로많다.
그만큼걸음은더뎌지기마련,아!이래서코스를토막냈나?

북바위산의남사면은암반슬랩을형성하고있으며능선을따라
아름드리적송이아픔을간직한채고고한자태를뽐내고있다.

적송밑동에깊게패인상처는일제말기(1943~45년)에자원이부족한
일본군이한국인을강제동원하여군수물자인항공기연료로사용하기위해
송진을채취한자국이라고한다.
70년가까운세월이지난지금도상흔이선연하다.

북바위산에오르면기골장대한월악산능선이병풍처럼눈앞에펼쳐진다.
북바위산은충북충주시수안보면과제천시한수면을경계로,
월악산국립공원내월악산군에속해있으며송계계곡을사이에두고월악산과맞보고있다.
기암절벽과적송그리고치맛자락암반이조화를이루고있어
걷는내내,안구호강은기본이고스릴만점까지보장한다.

북바위정상(772.1m)
근육질의산세가무색하리만치정상표시석은초라하다.
‘북바위산’을음각한정상표시석을인터넷자료에서본적있어주위를두리번거리며
찾아보았으나어디에도없고누군가어설프게정상임을표시해놓은
돌멩이만암반위에삐딱하게올려져있다.

암반틈을비집고뿌리내린거송은거친산세를호령하듯기세등등하다.
인간이지닌정신력은사회활동을통해획득한성질이며생명력일진데
암반위에우뚝선저거송의생명력은대체어디서기인하는걸까?
북바위산정상에화두를던져놓고다시길을걷는다.

찬기운감도는반백의겨울산이거친듯유연한것은
하얀홑이불로속살을가린채봄을잉태하고있기때문이다.
독야청청한저소나무도그리고저주흘산의거친능선도
저마다존재이유를지닌채자릴지켜내고있을것이다.

지그재그로놓여진목계단을내려딛고,철계단을올라서고…
푹해진날씨덕에재킷도모자도벗어배낭에구겨넣었다.
하얀눈밭에드러누워땀을식히고싶을만큼.

길목을막아선바위정수리에깊게뿌리내린소나무가靑靑하다.
밑동을살펴봐도바위에박혀있을뿐흙한줌보이질않는다.
조금전정상에던져놓고온화두를되새김한다.
끈질긴생명력에범상치않은기운이또한번느껴진다.
바람에실려온솔씨앗이각고의노력끝에바위를흔들었나?

안전을위해늘어뜨려놓은외줄이바위아래로꼬릴감춘곳,
적당히비탈진마당바위위로눈이수북하다.
마당바위에서건너보이는겨울월악의능선이기운차게다가선다.
북바위산에서월악영봉을조망하기에더없는장소인지라
포토존으로통한다.

앙상한나목은푸르른소나무와절묘한대비를이루고
파란하늘은희끗한월악영봉과환상의앙상블이되어
오가는산꾼들의시선을멎게하고탄성지르게한다.

마당바위를내려서면능선왼쪽으로거대수직암벽을만나게된다.
바위면을단칼에베어낸듯한이암벽이바로북바위다.
북(鼓)의형상을닮았다하여붙여진이름이라한다.

날머리,물레방아휴게소에닿은시간이13:50분.
산에서빨리내려오면그만큼하산주시간이길어지는법!
송어회와닭도리탕이나잡수라납시는데…
일잔않고배길재간이없찌이~

→뫼악산장→사시리고개→북바위산→신선대→물레방아휴게소

1 Comment

  1. 와암(臥岩)

    2012년 2월 24일 at 9:40 오전

    "찬기운감도는반백의겨울산이거친듯유연한것은/
    하얀홑이불로속살을가린채봄을잉태하고있기때문이다.//"

    참멋진표현력입니다.
    읽고또읽어봅니다.

    코스가짧아하산주시간이엄청길어졌겠습니다.
    송어회,
    도리탕,
    .
    .
    .

    얼큰할정도는서울로돌아가시는시간때문에문제가되지않을것같았습니다.

    눈양끝보고갑니다.
    추천은물론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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