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에서 감지한 일본의 내우외환

일본노동자들은매년4월이면으레춘투를벌입니다.
‘잔업은얼마든지할테니자르진말아달라’는게구호랍니다.
그만큼먹고살기팍팍하다는것이지요.
대졸초봉이놀랍게도25년전과똑같은18만엔에서20만엔수준이라고합니다.
또25년전100엔하던자판기코카콜라가지금은120엔이지요.
갑자기물가가오르거나제도가바뀌게되면수상목이달랑달랑한다는일본,
상점에물건은넘치지만도무지사질않는다는일본,
한마디로돈이돌지않는다는겁니다.

인천공항을이륙하여신문몇번뒤적이고나니오사카만이내려다보입니다.
가깝지만먼나라,맞습니다.
오사카간사이국제공항은바다를매립하여만든,
24시간이착륙이가능한해상공항입니다.
기내에서나와모노레일을타고입국장까지이동했습니다.

오사카간사이공항입국장에들어섰습니다.
입국심사대앞이북새통입니다.안내바를따라꼬불꼬불줄을섰습니다.
줄은쉬줄어들지않습니다.얼굴을렌즈앞에코박고
양손검지를지문인식기에들이대야합니다.
타국에내인식을남긴다는거,내키지않지만별도리가없습니다.
이렇게한사람이심사관앞에머무는시간은약30초에서1분정도.
냉큼빠져나가긴그른것같습니다.
순간,여기가일본이맞나싶더군요.
성질급한일부승객들이여기저기서툴툴거립니다.

"첨단시스템을자랑한다는일본,입국시스템이왜이리후져?"
"깡그리인천공항으로보내’이런게입국시스템’이란걸보여줘야겠네"

입국장내에어컨은아마도절전모드로맞춰놓은모양입니다.
땀을삐질삐질흘리며줄지어선사람들의미간이찌프러집니다.
원전사고여파로전기공급이달리는건지,아니면그로인해국민들의
절전의식이투철해진것일까요?
재킷을벗어팔에걸치고손수건을꺼내이마의땀을훔칩니다.
그렇게50여분을기다린끝에간신히입국심사장을빠져나왔습니다.

이번오사카출장은오사카인텍스에서열리는국제어패럴기기전시회(JIAM2012OSAKA)
참관이목적입니다.의류를비롯가방,신발등의생산에필요한기기와
시스템을선보이는전시회이지요.
이전시회는1984년에나고야국제전시장에서첫개최된이래도꾜와오사카를오가며
3년주기로개최되면서미국BOBBINSHOW,독일IMBSHOW와함께
봉제생산설비분야세계3대빅쇼로이름값을톡톡히했었습니다.

호시절,JIAMSHOW의위상은정말이지하늘높은줄몰랐습니다.
이러한생산설비는세계유수봉제기업이진출해있는중국연해주로
대거투입되어중국봉제산업활력의불쏘시개역할을하게되었지요.
이로인해봉제생산설비에눈을뜬중국은자국에들어온외국생산설비들을
닥치는대로카피하기시작했습니다.국제특허?지적재산권?아무소용없었습니다.
어느새카피의천국,중국은최대봉제기기제조국이되어버렸습니다.

여기에필을받은중국은공세적으로세계봉제기기시장공략에나섰습니다.
그렇게하여’중국상해국제봉제설비박람회(CISMASHOW)가탄생한것입니다.
다들처음엔긴가민가했었지요.
카피를만들어세계시장에선보인다는거자체가다들’코미디’라고비아냥거렸지요.
그러나회가거듭되면서세계3대빅쇼가흔들리기시작했습니다.
어느순간,딜러도바이어도오로지’CISMASHOW’에만관심을갖기시작했습니다.
미국BOBBINSHOW는도메스틱쇼로슬쩍꼬리를내렸고
독일IMBSHOW역시전시규모가쪼그라들면서간판을내렸습니다.
한마디로세계3대빅쇼가후발전시회인CISMA의거대블랙홀에빨려들어간셈입니다.

그나마명줄을놓지않은JIAMSHOW는발상을전환해,9회전시를싱가포르로옮겨
개최해보았지만이역시역부족이었습니다.
3년주기대로라면2011년에열렸어야할전시회가이래저래맥이빠져서인지
한해늦춰져,이번에간보기에들어간것으로보입니다.

공항청사밖에대기중인버스에올라곧장전시장으로향했습니다.
함께한일행은서른명으로관련기기메이커,봉제기업종사자그리고
패션산업연구원관계자들로구성되었습니다.

차량으로50여분만에인텍스오사카(IntexOsaka)에도착했습니다.
‘인텍스오사카’는’도쿄빅사이트’,’마쿠하리메쎄’에이어일본에서세번째로큰
전시장입니다.1호관에서6호관까지,총6개의전시홀이있지요.

그런데또한번놀란것은,전시장입구가너무나한산했습니다.
전시장을잘못찾아온게아닌가싶을정도로말입니다.
그래도명색이국제어패럴쇼인데…
오늘(19일)10시에개막했고,정오가조금지난시간인데…
일본의경기침체와대지진의여파가생각했던것보다훨씬더일본을
짓누르고있다는생각이들었습니다.
또하나,일본의영토분쟁자충수로불거진중일간갈등역시
전시회에직간접적으로초를친게아닌가싶기도합니다.

잠시호시절의’JIAMSHOW’를떠올렸지요.
주차장엔대형버스들이줄지어들어와단체참관객들을연신토해냈고
전시홀입구엔장사진을이룬참괸객들을맞느라안내요원들의움직임이
무척이나분주했었지요.
그런데분위기가확바뀌었네요.격세지감이듭니다.
규모또한6홀중3홀만겨우채워오픈하였더군요.
세상만사새옹지마라더니,’JIAMSHOW’의체면도말이아닙니다.

뭐사실,규모크다고,손님많다고내용이실한건아닙니다.
특히전문전시회는더욱그러하지요.
품질향상과생산효율을높일수있는신기종과신기술을접할수있다면,
딜러나바이어그리고엔드유저들이찾게되어있습니다.

그렇다면7년만에일본에서열린’JIAMSHOW’,
이제그속을슬슬들여다볼까요.
세계17개국에서총208개사가1,034부스(1부스:3m*3m)규모로참가했습니다.
그중144개사(856부스)가일본업체이며한국에서는4개사(14부스)만참가했지요.

JIAMSHOW가한창잘나가던시절,다수의한국메이커들이한국관을구성해
참가하기도했으며한국재봉기브랜드SUNSTAR는독자적으로100부스규모로참가해
주최측은물론,내로라하는세계유수메이커들을놀라게하기도했었습니다.

전시홀전체구성은일본메이커를전면에내세워’일본의힘’을
전하고자한느낌이강했습니다.
에너지절약,환경,디지털,생력화를키워드로한새로운기기들이다수선보였고
이를통해향후기기개발흐름을나름대로머릿속에그려보았습니다.

주최측이기획한심포지움,세미나,가정용미싱존이별도공간에
마련되지않고3개전시홀내에분산배치시켜놓은걸로보아
전시홀을채우기위한주최측의고민이어떠했는지짐작이가네요.

‘가정용미싱존’을둘러보다반가운이름을발견했습니다.
부대행사로열린’퀼트어워드(JIAM2012QuiltAward)’에서
버려지는재료들을활용해만든’리사이클링’이란작품으로국제부문대상을
우리나라임윤정씨가수상했더군요.그녀의작품도전시되어있었습니다.
임윤정씨는현재서울합정동에서공방을운영하고있답니다.

전시에참가한중국메이커들,판은벌려놓았는데표정은심란해보입니다.
전시기간중본토에선반일시위가연일격화되고있었기때문이지요.
게다가중국세관당국이일본상품에대한통관을엄격화하겠다고발표했지요.
그러자,톈진시세관당국은일본계기업에대해전자제품등의원재료수입과
관련한검사비율을강화하겠다고했고,상하이세관은일본에수출되는화학제품원재료를,
칭다오세관은일본산수입부품을전량검사하기로했습니다.
이를두고일본에선’중국이경제전쟁을선포한것’이라고했습니다.
돌아가는형국으로보아불똥이날아들것같아서인지분위기가뒤숭숭해보입니다.

반나절둘러본전시장분위기는예전과는분명달랐습니다.
생동감과열정대신위기감과한숨이녹아있었습니다.
불황이장기화되면서어딜가나’기’가빠진느낌입니다.
이럴땐개그콘서트의열정토크를외쳐가며’기’를살려야합니다.

‘한숨대신열정으로~”포기대신죽기살기로~’

그렇습니다.열정과뚝심으로세계봉제기기시장을종횡무진하고있는
한국메이커중4개업체가출품해차별화된,독자적인기술을선보였고,
또다수한국참관객들이시장흐름을읽느라전시장을분주히
오가며정보를수집하는모습들을볼수있었습니다.

반나절동안3개홀을분주히뒤지고다녔더니뱃속이헛헛했습니다.
일행들과함께숙소(ANACrownePlazaHotel)로돌아오는길,
일식사브사브로허기를달래고사케한잔으로목젖을적셨습니다.

누군가그러더군요.
일본에서’오아시스’만알아도절반은통한다구요.

오,오하이오고자이마스(안녕하세요)
아,아리가도고자이마스(감사합니다)
시,시스래이시마스(실례합니다)
스,스미마센(죄송합니다,미안합니다)

그런데이말을듣고서일본인에게어설픈발음으로’오아시스’를건넸더니
시큰둥한반응을보이더랍니다.
그래서어느날부터는’오아시스’를영어로바꿔건넸더니반색하더라했습니다.
일본인들이서양인들에대해서는관대하면서열등의식을갖고있다더군요.

오사카의밤풍경이궁금해오사카시내도톰보리거리를헤매다가
허름한선술집에들어섰습니다.

북해도산이라표시된해산물몇가지와사케를주문했습니다.
TV화면에는태극기를짓밟는일본극우익들의행태가비춰집니다.
칼질하던주방장은어색한표정으로시선을피합니다.

유로존회원국중최소한과거사로인해독일과감정싸움을펼치는나라가없다는
사실은많은것을시사합니다.일본은어떻습니까?
위안부문제해결을위한의지는커녕역사를왜곡하고
피해국들의감정을자극하는행동으로분노를사고있습니다.

한-일,한-중그리고중-일,,,,깔끔한해결방법은없을까요?
과거’땅따먹기’는오로지’전쟁’을통해깔끔하게정리되었는데…

어쩌다오사카선술집에앉아이렇게쓰잘데기없는생각에빠지고말았군요.
취기는커녕정신만더욱말똥말똥해지니오늘은여기서접어야겠습니다.

3 Comments

  1. equus

    2012년 10월 8일 at 9:44 오전

    일본이란문을열고안방을들여다본듯한글입니다.그반듯하고선량해뵈는미소와끄덕이는고개짓뒤에그러한오만과과거사를뒤집어보겠다는편견이자리하고있는지참알다가도모를일입니다.
    개인적으로만나는친한이웃들,그들의친절과눈물까지보이는과거에대한죄의식을정말믿어주어야할지…
    오사카선술집에앉아상념에잠겨있는작자의모습이그려집니다.사께몇잔더하고야나오셨을듯.   

  2. 박원

    2012년 10월 9일 at 12:39 오전

    대제국일본도서산을넘어가는해인것같습니다.
    문명은서쪽으로옮아간다는말이공허한말은아닌가봅니다.
    즐겁고유익한여행되십시오.   

  3. 와암(臥岩)

    2012년 11월 1일 at 9:01 오전

    늙은이는참으로못된심사를가졌다고스스로느낌니다.
    특히일본에대해서만은더그렇거던요.

    2011년3월11일,
    일본동북부지방을관통한대지진과쓰나미,
    특히몇개도시를싹쓸이해버린쓰나미의영상아직도생생합니다.
    이어진원전사고,
    제2의경제대국대일본제국의재앙을보면서,
    늙은이는저쓰나미가요꼬하마와도쿄를왜휩쓸어버리지않았나!하고한탄했을정도니깐요.

    골빈대한민국신사님들,
    왜놈들에내린하늘의천벌을보곤,
    인정베푼다고알팍한손내밀고……
    배알도없는것들!
    고마워하긴고사하고되돌아서바로물고널어질악날한왜놈들에게……^^*
    지금그들은뙤놈들에겐꼼짝못하면서,
    조센찡(?)에게만큰소리로못할짓스스럼없이저지르니깐요.

    왜놈들또언젠가는천벌을받고말겁니다.
    그천벌은일본본토가물에잠겨버리는것이겠죠?

    이기사읽으면서속이시원해졌습니다.
    추천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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