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산, 용마산, 아차산 이어 걷기

중앙선(전철)망우역과구리역사이,양원역에내렸다.
전철노선도를검색해보니망우산(망우묘지공원)으로들기위해선
거리상양원역에내리는게맞겠다는판단이섰기때문이다.

생소한곳이라1번출구로나와한참을두리번거린후에야
방향감을잡고서인근’중랑캠핑숲’으로들어섰다.
나지막한야산에근린공원,숲속갤러리,숲체험존등이들어서있다.
이숲을한바퀴돌아전망대에올랐다가내려서니산모퉁이에
조그만절집이눈에들어왔다.’극락사’다.
담너머로보이는절집안풍경은조용하고쓸쓸하다.
추풍낙엽서걱대는망우로91길을따라망우리고개에닿았다.

6차선대로만건너면곧장망우산으로들수있는데,횡단보도가없다.
게다가중앙차선엔가드레일이길게이어져있다.
망우역방향으로1km남짓걸어내려가니그제서야횡단보도가보인다.
어차피걷자고나선길이라세월네월걸을수도있겠으나
오늘만큼은하산시간을염두에둬야한다.
16:00에강동구천호역인근모처에서모임이있기때문이다.
토요일은주로원행을하는편이나약속시간이어중간해
잔머리?굴려모임장소와연결되도록이코스를택했다.

시계를들여다봤다.12시39분이다.
동부제일병원앞횡단보도를건너다시망우리고개방향으로걷다가
우측편운동장을끼고돌면망우산공원관리소를향하는
탐방로가눈에들어온다.

이쯤에서스마트폰을꺼내나의운동매니저,’HikeMatePro’를작동시킨다.
이동거리,평균속도,구간별속도,소모칼로리를계산해주고
GPS를이용해이동궤적을지도에자동으로표시해준다.

망우묘역을걸으며잊을忘,근심憂를떠올린다.
근심을잊는곳이라?지명의뜻이묘역과제대로어울린다.
지명의유래는이러하다.
태조이성계가지금의구리시에자신이사후묻힐터를정한후
이고개에서잠시쉬면서"이제오랫동안의근심을잊게되었노라"고하니
참모들이주군의뜻을받들어잽싸게마을이름을망우리라했다.
이후명당으로인구에회자되면서사자들의연립주택단지?가된것이다.

낙엽뒹구는사색의길을걷다가시인박인환의시비를만났다.
그의시,’목마와숙녀’중한부분을음각해놓았다.

인생은외롭지도않고
그저잡지의표지처럼통속하거늘
한탄할그무엇이무서워서
우리는떠나는것일까.

만추와썩잘어울린다.시의첫대목을떠올린다.

한잔의술을마시고
우리는버지니아울프의생애와
목마를타고떠난숙녀의옷자락을이야기한다
목마는주인을버리고거저방울소리만울리며
가을속으로떠났다.술병에서별이부서진다.
.
.

왼쪽으로한강이굽이돌며흐른다.
또하나의새로운한강다리가강을가로질러놓였다.
서울강동구와경기도구리시를잇는아치교,’구리암사대교’다.
얼추다된것같으나,2013년말개통예정이란다.

용마산은망우산과아차산을잇는능선길에서약간벗어나있다.
마치지리산주능선길에서벗어나있는반야봉처럼.

용마산삼각점구조물아래삼각대측량기가놓여있다.
한청년이열심히측량기를들여다본다.
측량실습중인학생인싶다.
용마산정상은이를테면삼각점의본점이다.
1910년우리나라최초토지조사사업을위해설치한최상급1등삼각점이다.
현재는’세계측지계’도입에따른측량기준점으로이용되는중요시설물이다.
그만큼측량실습시빼놓을수없는곳이기도하다.

태극기가바람에펄럭입니다.
하늘높이아름답게펄럭입니다.

하늘,강,산이태극기의지휘아래만추를노래하고있다.

바람이세차다.
아차산너른쉼터도그냥지나친다.
그러고보니산에들어지금까지멈춤없이줄곧걸었다.
애초무배낭으로집을나선터라,먹을건고사하고물통조차없다.
그러니앉아쉴이유도없거니와복장또한얇은셔츠에
홑겹조끼만걸친터라걸음을멈추면등짝이서늘해마냥걸을수밖에.

아차산성터를지나워커힐호텔가는숲길로내려섰다.
산아래단풍은지금이최고조에이른듯빛깔이선연하다.
만추정취를느끼기에그만이다.

전철5호선광나루역사거리.하지만아직도약속시간한시간전이다.
전철을타고이동할이유가없다.
천호대교를걸었다.강바람이몹시세차모자챙을잡고걸었다.
씽씽달리는차륜마찰음이귓전을때린다.
바람이세차다보니걷는이들이있을리만무하다.
그렇게천호역사거리약속장소에닿았지만그래도30분전.
아직아무도보이지않는다.

운동매니저앱,’HikeMatePro’에게임무종료를명했다.

4 Comments

  1. 심효섭

    2012년 11월 13일 at 8:21 오전

    아차산용마산모두70년대친구들과함께뛰어놀던놀이터.잘보았습니다.다시가보고싶은곳중하나인데…그리운그시절…^^   

  2. 데레사

    2012년 11월 13일 at 8:50 오전

    칼로리소모를많이하셨네요.691칼로리네요.
    저는헬스클럽에서런닝머신으로겨우200칼로리조금넘게빼거든요.
    물론다른운동도하긴하지만요.

    그러고보니용마산을올라본기억이없네요.
    아차산은최근에도다녀왔는데…..

    가을도이제떠나가나봅니다.추워지네요.감기걸리지마세요.   

  3. 정종호

    2012년 11월 15일 at 9:45 오전

    단풍과굽이쳐흐르는한강잘보고갑니다…형님처럼열심히걸어야하는데시간만나면누으니참!!부끄럽습니다   

  4. 와암(臥岩)

    2012년 12월 4일 at 4:24 오전

    ‘한잔의술을마시고/
    우리는버지니아울프의생애와/
    목마를타고떠난숙녀의옷자락을이야기한다/
    목마는주인을버리고거저방울소리만울리며/
    가을속으로떠났다./
    술병에서별이부서진다./
    .
    .
    "

    그렇군요?
    ‘목마와숙녀’,
    이시가만추와너무잘어울린다는말씀에동감입니다.^^*

    ‘운동매니저앱’,
    아직도스파트폰을쓰지않으니무슨요술망방이처럼여겨졌답니다.
    전화기를바꿔도그기능어차피다쓸수없으니~

    멋진산행기,
    추천은물론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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