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선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서울모고등학교에근무하는여교사(이하,K)로부터황당한사건?을전해들었다.
K가작성한학생들의생활기록내용이담임교사인자신도모르는사이,조작된사실이드러났고

조작지시의중심에교장이있었다는것이다.

생활기록부(이하,생기부)종합의견을교장의지대로고친것은명백한불법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일말의죄책감은커녕,대충덮고가려는모습에’이건아닌데싶었다’고고백했다.

이런구조속에서학생들을가르쳐야한다는현실이안타깝다며울분을토했다.

K로부터전해들은사건의전말은이러했다.

K는올해초,2년만에담임을맡게됐다.

담임교사의자격으로오랜만에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접속하게되었다.

예전과달리정정대장항목이활성화되어있었다.
2012년새학년이되자,학년회의를통해NEIS정정대장기록을신중히할것을당부받았다.

보다꼼꼼히살펴봐야겠다는생각으로정정대장을확인하던중,납득이가지않는점을발견했다.

2008학년도3학년정정대장’행동특성/종합의견’란에정정기록이있었는데

2학년때자신이담임이었던반학생이름이다수들어있었다.

순간어안이벙벙했지만정신을가다듬어다시기억을더듬어봐도정정한기억은없었다.

혹시동명이인이아닐까싶어확인요청을했다.

안타깝게도K가담임을한학생5명의생기부종합의견이정정되어있었다.

이러한사실이교내에알려지자,2012년6월18일,아침회의를통해교장은이렇게말했다.

"지금은입학사정관제로비교과영역이중요하지만그당시에는성적이아니면다고칠수있었다"며

"수시원서마감을앞두고학생을위해잘마무리하고자한것이다.조작이라는말은수용못한다."
이어회의에참석한당시NEIS담당자도"오래된일이라기억이희미하나그당시에는

생기부정정을어렵지않게그렇게했다"고거들었다.

회의에참석한K는적이황당했다.

"그간담임교사로서교육적소신과신념을가지고학급을관리했다.1년동안우리반학생들을

가장가까이에서지켜봤고그에따라학생들의행동특성및종합적의견을소신껏기록했다.

이후그학생이3학년이되었고내가기록한2학년때의종합의견은무시된채

대입수시전형에유리한문구로생활기록이정정되어있었다.이를두눈으로확인한순간,

교사로서엄청난자괴감과비애를느꼈다."

K는학생기록부가이렇게허술하게관리되어서는안된다고생각했다.
대입수시전형에서유리한점수를받게하기위해해당학생의생활태도와는무관하게

온통미사여구를써가며포장을해주는것은교사의양심으로도저히용납되지않았기때문이다.
최선을다해가며열심히노력한학생과학교를건성으로다니는학생의평가가같을수는없다.

특히나성적이아닌생기부정도는하시라도고칠수도있다는교장의발상도납득하기어려웠다.

비교과영역의조작도분명히성적조작이나다름없다.

K는자신이속해있는학교안에서이문제를바로잡고자팔을걷어부쳤다.

"이문제가어떻게발생한것이고이렇게처리되어도되는것인지밝혀달라"고교장에게공식요구했다.
"다시는학교에서이같은일이발생하지않도록하겠다"는의지를교장으로부터직접듣고싶어서였다.

아침회의시간에"부덕의소치"라며마이크를잡은교장은,

"이건에대해담임선생님께사과했고그거큰문제아니다.5명의원상회복은이미시기를놓쳤다.

그러나지금이라도원상회복을요구하면하겠다.뭐가그리문제인가?"라며

결국엔똑같은자기변명만되풀이했다.무얼어떻게원상회복시키겠단말인가,

이미해당학생들은대학생활을하고있다.교장이말하는원상회복이란생기부에또한번기록을원상태로

정정하겠다는것인데생기부가이처럼필요에따라수정가능한것인가.

회의에참석한동료교사들조차"우리학교가그렇게중요한생기부를어떻게그리우습게관리하나?

참으로창피스런일이다."라며K를거들었다.

K교사의주장이다.

"2008년,수시마감을앞두고수시에유리하게인정받고싶어서학부모가조작을요청한적있다.

저는’비교과영역조작도성적조작’이므로불가하다고수차말씀드렸다.

수시에서생활기록부가매우중요하기때문에이는명백히불법행위라며끝끝내정정을반대한바있다.

교사의수장인교장이교사편에서행동하지않고,원칙도무시한채,학부모에게쩔쩔매면서,

교사에게부당한것을강요한다면학교라는조직은대체무슨의미인가?

담임교사가조작을거부하자,NEIS담당자에게몰래조작토록지시한행태는스스로교육자이길포기한것이다.

일련의생기부조작건들이교장의지시로이루어졌다는사실이분명한데도책임을회피하고있는모습이

참으로궁색해보였다."

환부는도려내야새살이돋는다.그러나이러한사실들이교문밖으로새나가면

어쩌면엄청난사회적파장을몰고올수도있다는생각에K의고민이깊어보였다.

최근이른바’노크귀순’보도를접하며사안을덮으려고만하는보신위주의대처가

K의고백으로통해본교육최일선과참으로닮은꼴이란생각이다.

"똑똑똑""누구십니까?""북한군입니다""들어오세요"

이른바’북한군노크귀순’사건과관련해전래동요’줄넘기’가사를패러디한글이최근장안에화제다.
4년전,비무장지대군사분계선을넘어귀순한북한군장교출신이철호씨는당시우리군이

자신의귀순을조작했었던상황을떠올리며이같이말했다.

"좋은무기,좋은전차있으면뭐합네까?자신들의잘못을가리기위해조작을일삼는군대는

전쟁에서이길수없습네다."

그렇다.좋은교사,좋은학생있으면뭐하나?생기부조작이들통나자,초라할정도로보신을위해

조작사실덮기에급급한학교의수장이라는교장의사고가이모양인데…

국방의최전선에도,교육의최일선에도이처럼구멍이’숭숭’뚫려있다는사실이서글플따름이다.

2 Comments

  1. 데레사

    2012년 11월 16일 at 4:11 오전

    맞습니다.환부는도려내버려야합니다.
    쉬쉬할일이아닌데도쉬쉬할려고만하는그런현실이안타까워요.

    그선생님은이사실을아무래도널리알리고당국에고발해야만
    근절될것같은데요.용기를기대해보고싶습니다.   

  2. 와암(臥岩)

    2012년 12월 4일 at 4:39 오전

    참으로한심한일들입니다.
    어찌이런일들이묻혀넘가고있는지?말예요.
    학생의생활기록부를담임선생님의허락없이수정한다는게말이될일입니까?

    그러니전교조가생기고,
    공무원노조가생기고,
    국보법을폐기하자는정당이생기고,
    .
    .
    .

    정말썪은나라,
    냄새가풆풀나는공동체가바로대한민국이랍니다.

    뒤늦지만그교장을고발해징계조치를당하게해야마땅합니다.
    잘못을시인하지않는교장,
    벌받아마땅하지요.

    일반관공서엔요즘국민의민원에대해적절한대응책을세워억울함을풀어주려고노력하는데,
    법원이나검찰등권력기관의공무원들은아직도권위주의에서벗어나지못하고있으니,
    정말나라가바로설날은하청세월이겠지요.

    좋은글,
    많은분들에게읽혀지길빌며,
    추천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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