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망히 떠나신 이두식 화백을 떠올리며…
뭐가그리급하셔서예순여섯에황망히떠나셨나?

고향영주를당신의그림만큼이나아끼고사랑하셨는데…

언젠가늦은밤,을지로어느허름한선술집에서마주했을때도
"문득고향생각나면만사제치고영주로달려간다"하셨는데…

여느화가분들과달리유독정장수트차림을즐겨하셨고
호탕한성품탓에미술인들결집을위해폭넓게활동하시던
허우대좋은그모습이눈에아른거리는데…

떠나시던날인사동노제에서,친구이상벽씨가눈물로읽어내려간
편지내용이가슴을먹먹하게하여여기에옮겨놓습니다.
이상벽씨는고이두식화백의미대동기이자,방송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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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도대체이게웬일인가?

혹시나자넨알고있으면서,우리들만몰랐던건아닌가?
퇴임식이랍시고알만한사람은다불러놓고,
술따라주고한장씩기념사진까지찍어주고….


나중에서들은얘기다마는,그날따라난밥벌이하느라
참석을못했던게내내한이됐구나.

퇴임식하루전날내게전활걸어와"너내일꼭올거지?"했을때,
난"야,어떡하냐,마침먹고사는일이걸렸으니…"

내가그날사회를봐야한다는말에사정얘길했더니넌껄껄웃으면서
"알았어.우리교직원시킬테니녹화나잘해"그랬었지.

전활끊고나서도영찜찜한기분이들어아나운서하는우리딸래미한테
대신좀가줄수있느냐고했더니걔마저2시간생방이래나뭐래나…

이렇게내내천추의한이될줄은정말몰랐네.


여기는자네가늘휘젓고다니던인사동입구일세.
2년전인가,내사진위에자네작업을얹은,나름귀찮은전시회를하자고했을때
아마추어나다름없는내제안에두말않고선뜻참여해줬던자네.
그바쁜사람이내게까지손을내밀어줬을때,이제사하는얘기지만,
난정말눈물겹도록고마웠다네.


그동안이래저래너무힘들고너무바빴지?.

여기저기주는술도다받아먹고,그나마담배무는시간이잠깐이나마쉼표였을까.
그커다란덩치로사방팔방씩씩거리며뛰어다녔던우리들모두의
영원한친구이자,실로자랑꺼리였던자네.

웬욕심은그리도많았는지,
오는4월엔예술의전당을통으로빌려대대적인작품전을열거라면서
조영남형이랑김중만이한테한점씩찬조출품해야된다고윽박지르던자네.
앞으로만점은더그려야한다고폼을재던자네가이렇게덧없이
떠나버리면그숙제는누가다풀려나.


아직장가도못들인두아들은또어쩌려나?

언제간고향영주에다늙으막에머물집을한칸구해놨다며
그렇게나좋아라하던자네였잖은가.
허나그집도못가게된건가?


어떡하겠는가,이게어디자네맘대로되는일인가.
남은우린들누가제맘대로갈때를알수있겠는가.


길었든,짧았든,이곳에있는동안너무나도재미있고행복했었네.

이젠,그만붓좀내려놓고,10년이나못만났던마누라곁에서
옛날처럼응석부리며잘지내게나…

2013년2월26일친구이상벽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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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대한국미술협회고이두식이사장영결식이지난2월26일오전

서울인사동에서한국미술협회장으로열렸다.

이두식화백은한국추상화단의큰별로2월23일오전

경기도구리시자택에서심장마비로별세했다.

향년66세로오는28일정년퇴임을앞둔고인은정년기념전시회를앞두고

밤샘작업을하는열정을보인것으로알려져더욱안타깝게하고있다.

1 Comment

  1. 데레사

    2013년 3월 5일 at 9:07 오전

    아직더살으셔야하는데심장마비로가셨군요.
    솔직히저는이화가분을모르지만이상벽씨의애절한편지를
    읽으니너무나안타깝습니다.

    편히쉬시라고하기에너무이른나이라할말이없습니다.
    그래도편히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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