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역시오래삭혀야제맛이다.
여러날묵히면感이뚝떨어지는게있다.산행기록이다.
담양추월산을다녀온게언제였나?2월1일이다.
꼬박한달을묵혀산길을더듬자니흐릿하다.
굳이핑계를대자면업무가바빠서이고
실토하자면게을러진탓이다
사무실서내다보이는창밖은봄기운이살랑대는데
찍어온사진폴더를열어보니한기가가득하다.
秋月山은전남담양군과전북순창군을가로지르는산이다. 산객을실은버스가힘겹게산구비를돌아올라멈춰선곳은 적막한산골짝에덩그러니들어선현대식건물이 연수관관리인이물었다."어디서오셨어라?" 희끗한산자락을올려다봤다. 심적산삼거리능선에이르러걸음을멈춰섰다. 심적산정상은등산지도상에’깃대봉(710m)’으로표기되어있다. 능선을따라南쪽으로오르내리길거듭,안부(鞍部)로내려서니 팻말에바짝다가서서견양동마을로이어지는왼쪽비탈길을살펴봤다. 좀더진행하니이번엔또복리암정상(684m)팻말이다. 안부에자릴펴고서飯과酒로방전된체력을충전했다. 그렇게다시능선에올라서니수리봉(723m). 나무에기대선수리봉정상팻말엔추월산1.7km를가리킨다. 월계삼거리팻말(추월산정상0.35km)을지난다. 추월산정상에섰다. 추월산정상에세워진표시석은토르소(torso)를닮았다. 추월산정상부는진행방향에서오른쪽3분거리에살짝비껴나있다. 깃대봉에서수리봉거쳐이곳까지,잠깐이지만동행한 추월산에서보리암정상가는산길은군데군데로프가걸린 헬기장을지나고,무인산불감시시스템을지나산죽무성한 정상에서내려다본호수면은장판처럼잔잔하다. 보리암정상에서담양호방향으로내려서는초입에시야가좋은 계단을내려서면서오른쪽으로시선을돌리면벼랑끝에제비집처럼
보리암갈림길을지나제2등산로와만나는지점에이르는동안 산골짝의해는짧다.으스스한기가재킷속으로스민다. 암봉에걸린가을밤의달을상상하며…
담양호가내려다보이는암릉에서면
‘아!이래서100대명산에이름을올렸구나’싶을만큼
사계에걸쳐산모습이변화무쌍하다.
전북순창군복흥면’사법연수원가인연수관’앞마당이다.
이연수관은대한민국초대대법원장을지낸가인김병로선생을
기리기위해그의고향인이곳에건립됐다.
주변자연풍광과그리조화롭진않아보인다.
"서울에서왔습니다"
관리인은고갤갸우뚱거리며웅얼거린다.
"서울에도좋은산많을텐디워째여까지왔당가~"
산길은들머리서부터가파르게올라붙어있다.
초입부터된통빡세다.
잔가지사이로드러난하늘색이시리도록파랗다.
귀까지내려쓴방한용비니를말아올렸다.
턱끝까지당겨올린재킷의지퍼도열어젖혔다.
머리에서,가슴팍에서김이폴폴난다.
수통을꺼내벌컥벌컥목젖을적신후,걸음을재촉했다.
지도상으로볼때오름길을따라100여미터만진행하면깃대봉인데,
깃대봉을오간발자국은없고나뭇가지그림자만눈밭에
길게드러누웠다.발자국은살짝우회해나있다.
모두들추월산방향을가리키는팻말에착실히따른모양이다.
‘견양동정상(692m)’이란팻말이세워져있다.
왜’頂上’이라붙여놓았을까?분명능선상의’鞍部’인데…
(안부,鞍部:산의능선이말안장모양으로움푹들어간부분)
(정상,頂上:산의맨꼭대기)
쌓인눈이그대로얼어붙은아찔한급경사구간이다.
산객이오르내린흔적이없다.
이곳역시왼쪽으로내려서면복리암마을로통하는삼거리일뿐,
‘정상’을갖다붙이기엔맞지않아보인다.
뭐괜히갖다붙인건아닐테고…그냥궁금해서이다.
로프를거머쥔손아귀에힘이실리고종아리근육이불끈한다.
만땅?충전에대한몸의충실한반응이다.
가야할능선이한눈에들어오고담양호도모습을드러냈다.
걸어온능선길을돌아보니그새아득히물러나있다.
그끄트머리에들머리서만난’가인연수관’이가물거리고…
이곳산길에서만난팻말중거리표시가없는게더많다.
가끔거리가표시된별도의아크릴판이팻말에매달려있긴하지만…
완만한산자락엔쌓인눈이그대로다.
그러나길은이내로프가걸린암릉으로이어진다.
이는정상이가까왔음을알려주는전조이기도하다.
담양호건너강천산이손짓하고서북쪽내장산,입암산,방장산과
동쪽저멀리소잔등을닮은무등산도아스라이가물댄다.
가을밤에이산을올려다보면암봉이달에닿을듯
높아보인다고하여’秋月(추월)’산이란다.
그런데왜하필이면해발731m인가,썩내키지지않는다.
과거극악한만행을저지른일본군731부대가연상되기때문이다.
일총리’아베’는대놓고’731’이새겨진전투기에올라포즈를취했다.
숫자를이용해정치적메시지를전하려한것이다.
그래서’731’이싫다.1m를깎아730m로표기하고싶다.
호남정맥은추월산정상을기점으로남서쪽’밀재’로고도를낮췄다가
내장산과백암산을일으켜세우며내달린다.
호남정맥과별리하고南東쪽으로방향을틀었다.
보리암상봉방향이다.
암릉이있긴하나대체로수월하다.
편안한산길을걷다가로프잡고암릉올라서니
추월산능선의막다른봉우리,보리암정상(692m)이다.
보리암산자락을삼켜버린산그림자는담양호에발을담그고,
호수건너,잔설을인산들은첩첩이하늘금을잇고있다.
데크가있다.담양호의조망이일품인포토존이다.
여기서부터급사면이다.고도가급격히떨어진다.
다행히계단이설치되어있어별어려움없이내려설수있다.
날머리인산아래주차장까진1.4km다.
올라앉은암자가눈에든다.
고려때보조국사가건축하였다는’보리암(菩提庵)이다.
관악산’연주대’만큼이나아찔한곳에자리하고있다.
임진왜란때왜적에쫓기던충장공김덕령장군의부인흥양이씨가
치욕을피하기위해투신한곳으로도전해진다.
산그림자는이미담양호마저삼켜버리고건너편산자락을넘보고있다.
매운탕에소주한잔생각에절로걸음이빨라진다.
정종호
2015년 3월 2일 at 4:15 오전
산행후기기다리다가목빠지는줄알았구먼유..ㅋㅋㅋ잘보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