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악산의 변방, 충주 포암산에 올라

‘하늘재’고갯마루를들머리로포암산을오를계획이었다.
그런데코스가살짝바뀌었다.

5월15일까지봄철산불조심기간으로하늘재에서포암산구간이입산통제라는
산방측의안내에따라하늘재숲길이시작되는’미륵사지’입구에서
왼쪽산비탈로숨어?들기로했다.
그러나이정보엔약간의미스가있었다.나중에야안사실이다.

2월1일부터5월15일까지가봄철산불조심기간인것은맞다.
그러나탐방로통제기간은3월2일부터4월30일까지이다.

고로,포암산을찾은날이2월15일이었으니통제기간은아니었다.
괜히죄인마냥샛길로숨어든꼴이되었으니원!

하늘재길은신라제8대아달라왕이북진을위해개척한길로
소백산의죽령길보다도2년이나먼저열린우리나라最古옛길이다.

충북충주미륵리와경북문경관음리를잇는이길은고려초기석굴사원터인
미륵리사지에서시작된다.

절터에는석불입상을비롯,석탑,석등,돌거북등이고스란히남아있어
고려시대화려했던사찰의모습을떠올리게한다.

이곳미륵석불은우리나라에서는보기힘든’북향석불’이다.
마의태자가금강산으로가다가이곳에머물렀다는전설을담고있어
마의태자자화상으로불리기도한다.

미륵사지입구에서옛길을버리고,낙엽수북한산비탈로들어섰다.
전나무와굴참나무울창한숲길을따라얼추1시간쯤걸었을까,
시야가탁트인암릉에이르렀다.

너럭바위에올라앉은고사목과노송의어울림이시선을멎게한다.
더하여첩첩이이어진잔설희끗한산들이반갑게손짓하니
그냥지나치는건예의?가아닌듯하여잠시걸음을멈췄다.

남으로우뚝한것이주흘산과조령산,북으로기운찬것이
월악산과대미산이아닐까,어림잡아보나자신은없다.

암릉을지나길은다시숲속능선으로이어진다.
능선등로엔잔설이수북하고양지바른산비탈엔낙엽이수북하다.
잔가지사이로포암산봉우리가우뚝모습을드러낸다.

포암산정상을900m앞둔지점에서하늘재로이어진등로와만난다.
여기서부터백두대간길이다.

능선길을오르락내리락걷다가책을포개놓은듯한바위지대를만나
장애물경기하듯통과하고나면다시곧추선철계단과맞닥뜨린다.
철계단에매달려용을쓰고나니그제야돌무더기아래정상표시석이
빼꼼히얼굴울내민다.

백두대간주능선상에있는포암산정상(962m)이다.
포암산은월악산국립공원의가장남쪽에속해있다.
날씨는푹해져봄날같다.응달에잔설도스러져간다.겨울의끝자락이다.

충북수안보와경북문경에걸쳐있는포암산은인근의월악산,주흘산,
조령산,신선봉과함께조령5악으로손꼽힐만큼산세또한빼어나다.

정상에서만수봉방향으로내려서는데웬걸…
조금전의봄날느낌은다시반납해야했다.
응달진가파른산비탈에잔설이얼어붙어발을내디딜수가없다.
배낭을내려신발에아이젠을걸었다.
몇몇은푹한날씨만믿고아이젠을챙기지않은탓에
일행들의도움으로간신히결빙구간을벗어날수있었다.
경험상,4월중순까진아이젠을챙겨야하는이유다.

정상에서900m내려선삼거리에서만수봉(4.1km)방향백두대간길을버리고
왼쪽만수계곡으로방향을틀었다.

스산한황갈색의만수계곡은겨울을탈탈털어내는분위기다.
아마도푸르렀던여름을기억하고,화려했던지난가을을
그리워하고있을지모른다.
초목은곧봄비에움트고봄바람에숲향날리며
싱그런숲으로돌아와산객을보듬으리라.

계곡을따라이어진등로바닥은층층이겹쳐진널돌지대다.
이것도일종의’주상절리’현상인가?
안으로깊숙이패어들어간널돌층이눈에들어왔다.
다가가안을들여다봤다.석회암동굴의석순처럼동굴천장에서떨어진
물방울이그대로얼어붙어얼음순이솟아있다.
자연생성된구덩이일까,인공조성된방공호일까?

만수교를0.5km를앞둔지점에서길은세갈래로갈라진다.
철계단으로오르면만수봉,왼쪽다리를건너면계곡순환자연관찰로다.
만수계곡자연관찰로는계곡을순환하는2km의힐링코스다.

하단부가V자형으로깊게벗겨진소나무가눈에띈다.송유채취흔적이다.
일제강점기때수탈한흔적이지금껏고스란히남아있다.

이렇게마구잡이로채취한송진을가마로옮겨와송유를추출했다.
추출된송유는전쟁통에항공기연료로사용했다니…원!

미륵사지를들머리(S)로하여포암산정상을찍고만수계곡을거쳐
날머리(G)만수탐방지원센터까지,
U자모양궤적을그리며산행을마무리했다.

(산행거리8km,4시간소요)

3 Comments

  1. 데레사

    2015년 3월 10일 at 8:59 오전

    어렴풋한기억속에언니가무슨열매를채취하는데
    따라갔던생각이납니다.그때학교에가져간다고송진도
    긁었고부슨바늘같은열매도따고했거든요.일제강점기때
    언니는학생이었어요.

    지금저소나무를보니그때생각이납니다.   

  2. 인회

    2015년 3월 10일 at 9:11 오전

    제고향인근인데다녀오셨군요.
    전겨울에12월에갔었어요.
    눈에선합니다.   

  3. 정종호

    2015년 3월 11일 at 9:37 오전

    우리나라에서송진까지수탈해간건진작에알았는데그송진으로비행기기름을만들었다는건처음들어봅니다..암튼많이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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