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로마-피렌체-모데나-밀라노
5일,밀라노-코모호수-인트라
6일,인트라-스트레샤-스위스국경-루가노-베린조나
7일,베린조나-알프스산맥이탈리아국경-트렌토
8일,트렌토-베로나-로마
9일,로마의아울렛상가
10일,로마오스티아안티카해변-시칠리아팔레르모
11일,팔레르모-아그리젠또
12일,아그리젠또-시라쿠사
13일,시라쿠사-카타니아-타오르미나낙소스
14일타오르미나-팔레르모-크루즈선상
15일,나폴리-폼베이-소렌토
16일,소렌토-파에스툼-로마
17일,로마=인천대한항공
18일,영종도도착
1,10-18:유재원교수외36명
세상은참으로넓고우리가보고있는세계는이우주의모래알만큼도안된단다.
그작은지구촌곳곳에아름다운이야기가숨어있지.
그아름다운무지개빛그리스신화를찾으러세번째이탈리아여행을떠났다.
돌아오는날너희들이좋아하는이야기를많이가져올수있을까?
할머니할아버지가살아온긴시간이파도처럼일렁이며지나가고,우리가탄비행기는한올바람처럼하늘을날아가는구나
하이얀눈덮인산위로..
한국은작은섬하나로구나.
지난번왔을때는가장대표적인성당과미켈란젤로의작품이많은아카데미아미술관이랑414계단의종루도보았고,단테란문학가가살던집도보았는데제일유명하다는미술과우피치를못보았단다.
우피치미술관앞에는사람들이길게줄을서있더라.채현이엄마가미리예약을해두었기때문에줄을서지않고들어가보았단다.보티첼리란사람이그린비너스의탄생그림과,레오날드다빈치라는천재의특별기획전을보았단다.
그분은화가,과학자,철학자,발명가이기도하고,비행기를처음거의다만들었던사람이었는데엄마뱃속에들어있는아기그림은요즘병원에서찍어주는사진과꼭같았어.
비행기는요즘페러글라이드와꼭같이생겼고….
하이얀거품에서조개껍질을밟고비너스는태어나지.
바람의신제피로스는바람을만드느라입이불룩하고,봄의여신플로라는꽃을뿌리고있어.키프로스해안에서계절의여신호라이는붉은망토를입고비너스를맞이하고있는멋진그림이야.
비가부슬부슬내렸지.
성당안에는신앙을지킨다미아노성인의돌무덤이있더라.
한국사람들은구경을잘안가는곳이라는데그곳근처에한국에서공부하러오신신부님,수녀님을성당안에서뵈웠지.참반갑더라.외국에서우리나라사람을보면정말반갑단다.
성당에서기도를했지.
우리는늘뭔가를바라고있단다.
큰걱정거리가있는것도아니고,배가고픈것도아니고,집이없는것도아니고헐벗은것도아니지만,우리의소망은끝이없지.
예림이예서가건강하게잘자라길,모든이웃들이행복하길,엄마아빠삼촌,숙모가무사하길,할아버지할머니의여행길이끝까지편안하길기도했단다.
이도시에선겨울에손님이적다고호텔들이문을닫아서멀리밀라노까지잡잘곳을찾아갔었지.
조약돌하나라도다비추이는맑은물,깊이를알수없는잉크빛호수에배버스가떠가고있지.
우리는배버스를한시간반정도탔는데타고내리는호숫가부두에사람도짐도더러는내리고더러는다시탔어.물은물이라좋지만산으로오르는후니쿨라를타고호수를보는것도좋다더군.호수중간에분수가뿜어올라가고있었는데그곳에서아름다운무지개가피고있었어.
호숫가집들은나르시스가되어거꾸로선자기의그림자를보며한가로이꿈을꾸고있는것같았단다.
배버스를타고인트라라는곳으로갔지.배에서볼때우뚝솟은첨탑의교회주변으로옹기종기마을이모여있었어.
성당으로가는골목길에상점들이세일을하고있었지.
인트라호텔에방을잡고세일하는가게를둘러보러나갔는데그동안에가게들이불을끄고깜깜했어.너무일찍상점들을닫아버려차한잔도사먹을데가없었지.호숫가를걷기만하다가호텔로들어갔단다.
1600년대에보르메오가문의개인소유였던이섬은아직도그짐안의것이라는데아름다운정원은겨울철엔문을닫는다는군.
그래도배에서보면조각품이랑늘어진꽃들이랑나무들이보였어.섬뒤쪽의거리를걸어보기도하고어부의섬에서떠내려온조약돌을줍기도하며섬주변을거닐었단다.조용한섬을돌아다니는고양이들과맑은물결위로한가롭게노니는오리떼들이너무예뻤어.물에씻긴조약돌도….
묻지않고도루가노호숫가의도시루가노시청광장에차를세웠지.주차비는프랑이란그나라돈으로받더구나.다른유럽은유로라는돈을받거든.
배가고파서채연이랑70년전통의피자집가바니란가게를찾았는데쉬는날이래.버거킹집에서햄버거를먹었는데코모호수에서맥도날드먹었던것보다두배나비싸더군.
안토니오성당광장에서군밤을사먹었어.유명한곳은또배를타야한다하고해지기전에베린조나로가기위해서시내구경도대충하고그곳을떠났어.
알프스산속깊이있는작은도시라서해가늦게뜨고일찍지는곳이야.
밤에인터네셔널호텔방에서바라보니꿈의궁전같았어.노란불빛을받아은은히빛나는데하현달과별이더예쁜그림을만들더구나.그런데호텔방값은무지비쌌고,마루에선오래되어삐걱거리는소리가요란하게들려걷기가무척무서웠단다.
미국이나우리나라는호텔에들어갈때돈을주는데유럽에선나갈때돈을받더군.
할아버지는성벽위까마득한탑꼭대기로도가셨지.사진을찍으신다고…초등학교3학년인채연이도쫄랑쫄랑따라가더라.
알프스산맥에는곳곳에스키장이너무많단다.
큰길은너무깨끗이눈을치워두었는데작은길은눈에막혀갈수가없었지.10리도넘는긴터널을세번이나넘으며끝없이펼쳐지는하연눈의세상을보았지.
2000미터도넘는높은곳의호숫가마을에서잠깐쉬며알프스의눈녹은물을마셨어.너무나상쾌했지.까마득한산꼭대기에도높은탑이있는성당을중심으로사람사는마을이눈속에싸여그림엽서같더라.
꼬불꼬불한산길은너무어지러웠어.
예림아,네가할머니에게물었지?
설마제가꿈을꾸고있는건아니겠지요?세상에그런경치가있나요?등대가있고작은섬이동동뜬,찬란한불빛이깜박이는다리가길게놓인바다풍경이정말있나요?
할머니는정말있다고대답했었지.삼천포로가면…
넌아마도또물을거야.
숨막힐듯한높은산,아무도밟지않은하얀눈,눈산이거꾸로박힌호수,하늘을찌르는첨탑과붉은지붕의알프스마을,앞치마입은오늘의하이디가정말있느냐고.
그래정말있단다.알프스로가면….얼른자라기나하려므나.
아침일찍들어가미사를보았단다.늘같은기도와늘같은소원을빌었어.광장의화려한냅튠분수는겨울이라물을뿜지않았어.
그러나집안끼리사이가좋지않아부모님들이둘의사랑을반대했단다.그들은슬프게도죽어갔고그들의죽음으로두집안은화해하게되었다는슬픈사랑이야기가있는도시란다.
시뇨레광장부근의골목길에줄리엣의집이있지.로미오가쥴리엣을불러내던베란다를보러많은사람들이모여들고,수많은사랑편지가벽에잔뜩붙어있단다.이집에그걸붙이면사랑이이루어진다는전설이생겼대.
로마시대의원형극장이도시를대표하고단테의상이서있는광장의안쪽에는스칼라가의화려한묘지가있단다.
꽃인넉장속에계단무늬가있는철책이둘러져있는데,스칼라의뜻은바로계단이라는구나.
명문스카라의집에는시인단테도,화가조토도초대를받았다는군.에르베광장에는많은노점상들이있었어.그곳을그리고있는화가아저씨도..
7월과1월,일년에딱두번만물건을싸게파는세일기간이라는구나.
로마근교의가스텔로마노에서새봄에입학하는예림이옷과예서를위해서는자켓을샀단다.
너희들이좋아할모습을그리며너무행복했었지.잘맞아야할텐데,걱정이좀되기도하고..
옛날로마의바닷가에10만명이나살던화려한도시가있었어.
바다는점점흙을실어와도시는메꾸어졌고,말라리아란병이몰아닥쳐사람들이죽고,떠나고지금은흔적만남은도시야.
울창한소나무가드리워진해변에옛날목욕탕자리였다고희고검은대리석으로선명하게모자이크그림이남아있었어.
2천년전의이야기가그대로남아있는셈이지.
박물관앞에는커다란항아리가많이묻혀있었는데사람의무덤이라더군.
팔레르모는사계절의거리가있고,왕들의묘가있는대성당은바실리카양식이었지.왕들의돌무덤이있는그곳은아랍사람들의흔적도보였어.
이시칠리아섬은,아랍사람들도로마도,프랑스도,많은나라들이쳐들어와서살다간곳인데그들의흔적을다버리지않고합하여하나의아름다운,새로운문명을만든곳이래.
부끄러움의광장엔옷벗은사람들의조각이너무많아서사람들이붙인이름이래.
극의줄거리는올란도라는청년이결혼하러프랑스파리로가는길에미날도라는또다른청년이나타난거야.그들은한여자를두고둘이서결투를벌였어.
샬로만대왕이싸우려면차라리사라센(아랍사람)과싸워물리치라고말했지.그들을물리치고둘은왕에게큰상을얻게되었지.그러나안젤리카와는둘다결혼할수없었단다.
왜냐하면그들에겐이미아내가있었대.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등록된이곳에는20여개의신전들이있는데콩코르드신전이가장허물어지지않았어.
그리스에서멀리떨어진이곳에도그리스의아크로폴리스처럼높은땅에사람들이신전을짓고살고사랑하고,역사를만들어갔던곳이지.
그곳엔사람들의하루하루가쌓였고,신화는땅속으로쌓였지.
세월이느린걸음으로점점사라지는이곳엔신전의아득한기둥마다시간의찌꺼기가흘러내린단다.
할머니는가만히그것들을주워모았지.
로마로넘어오며검투사들이칼을서로부딪쳤고사자들과의싸움을즐기기도했었대.
사람이목숨을걸고살고죽는걸재미로보던돌계단에지금은햇빛이밝게빛나고노오란달맞이꽃이바람에한들거렸어.
이제는그만,그만싸우고사랑으로살아라하더구나.
높은언덕위바위를타고콸콸….
쏟아져내려서아래로만겸손하게흐르지.
길도없는데땅속으로숨어들어.
절대로잘났다고뽐내며위로솟구치진않아.
우렁찬소리를낼때도있지만
목마른사람의목을적시고
제갈길을찾아흘러가는걸.
물처럼자연스럽게흐르듯산다면
누구에게나존경받는사람이되지.
대성당옆수도원건물은유네스코문화유산이라는데특징은화산재를건물의외벽에붙어놓은거야.성당안에화산폭발때의급한모습을생생하게그려놓은1669년의그림이있었어.슬프더구나.그래도다시그곳을사랑하는사람들은
그곳엔19세기이탈리아에서오페라로유명한음악가벨리니가태어나자란곳이래.할아버지도아버지도음악가였던그의집은매우가난하였다더군.그러나거리도극장도집도그의이름을붙이고그를기리는도시가되어있더구나.
해적,베아뜨리체,노르마,등의오페라가그의것이지.
‘인생은짧고예술은길다’란말이딱맞는말이지.
새벽에일어나바다를보았지.
짭쪼롬한바다냄새가사람을바닷가로끌어내더군.
모래밭을거닐며조약돌을주웠어.
해는바다위에서몸을추스르며붉게떠올라왔어.
에트나산은하얗게눈을이고있었어.
용암이흘러내린자국이검게드러나있었지.
산근처까지걸어보았어.식사시간에조금늦었더니할아버지가걱정하셨대.
그곳바다,파도가온몸으로부서지고있었어.
들끓는용암이카타니아를몇번이나뒤덮어도
새로운시작을가득담고서
세상것웃는눈으로보고있는너
근심걱정은별빛으로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