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개의 새 알
오랫만에소리울의데크를청소했다.
몇년된이야기이지만
아들이홍콩에이사가면서런닝머쉰을맡겼었다.
발만옮기면산을오르는산중턱에살면서
런닝머쉰이무슨소용이냐고
데크에다내어놓았었는데
갑자기저기계가다망가지고있다는생각에
팔이아픈것도무릅쓰고안으로옮기고청소를시작했다.
기계옆에둥근의자가있었는데먼지앉지말라고
씌워둔보자기를걷으려는데그속에서
작은새한마리가짹짹거리며날아간다.
아,그속에서펼쳐지는광경.
의자의둥근판위로정교하게지어놓은새집,
어디서물고왔는지포근한솜털같은것이
둥지주변을덮어두고있었다.
그둥지속에하얗게앙증맞은
여섯개의새알이담겨있는것이아닌가!
그불쌍한어미새는멀리날아가지도않고
건너편진달래가지위에앉아
‘내새끼,내새끼’하며처절하게울어대는것같았다.
오랫동안집을비워두고
집에오더라도그쪽데크에는사람이잘가지않으니
거기에서알을까새끼를번식시킬작정이었나보다.
인적이드문그조용한장소를갑자기덮친
우리의잘못이얼마나큰것인지우리는미처알지못했다.
유난히아침에그쪽에서예쁜새가호르륵날고
시끄럽게지저귀는새소리에도
참아름다운소리울이라는생각에흐뭇해하기만했었다.
여섯개의예쁜생명은어떤위험에닥친것인지
알지못한채동그마니둥지속에서자리를지키고있는데
어미새의처량한울음소리만산을가득메우고있다.
서둘러기계를옮기고의자를제자리에두고
보자기를덮어두고
다시찾아와새끼를품어주기를기다린다.
만약에이새가새끼를까지못한다면
그건단연코우리의책임이다.
생명여섯을죽인아주나쁜인간이다.
사람이생각지도못하는사이에
이런나쁜죄를지을수도있구나.
잔인한사월.
조아무개가버지니아대학을쑥대밭으로만들더니
천하부부가평화로운새의부화를방해하다니…
제발새로둥지를찾아와알을품고
무사히새끼를세상에날게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