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에 생각나는 일

인간은죽을때까지배워야한다.
하루종일배워도이제점점
쇠잔해지는머리때문에
잊어버리기가일쑤이다.

오죽해서가르치는일도곧배우는일이라고
교학상장敎學相長이란말이생겼을까?
늘그막에배우는일에하루종일매달리며
그옛날하선생모르면간첩이라던
잘나가던시절
제자하나가생각났다.

요즈음은우리말달인이라는프로그램이생겨서
자주보게된다.
대부분의사람들이어려워하는문제는
우리말에서장음과단음문제였다.
중국처럼구조적으로사성점을배우는것도아니니
많은사람들이어려워하는문제이긴하다

장단음을가르치는수업시간의일이었다
헷갈리는것을방지하느라고많이쓰는구별법으로
우리신체에해당하는것은대부분짧은발음이라고가르쳤다
가령보는눈은짧고,겨울에오는눈은길고
손가락붙은손은짧고손해를보다의손익은길고
배가아프다는짧고6은3의배이다의배는길다.
발에땀이나다는짧고눈이부셔발을치다는길다.

한참을가르치고있는데남학생하나가번쩍손을든다
"선생님,긴것도있어요."
"그래?그게뭔데?"
머뭇머뭇하더니
"남자여자중요한그거있잖아요.말은못하겠어요"

함께공부하던여나므아이들이잠깐침묵하더니
한꺼번에책상을두드리며웃고있다.
나또한잠깐생각하다가배꼽을잡고웃었다.
"맞다맞아,그래.그래서교학상장이라했어"

아무도반론을제기하지않던그요령이란것이
박살난일이었지만지금생각해도그제자가얼마나고맙던지
지금쯤장가를가서아기아빠가되어있겠지?
선생보다나음제자가많이나오게하는일,
그게유능한선생님일게다

스승의날을즈음하여잠깐생각나는일을적는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