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일지 1

2007년8월9일목

삼천포.
날씨도맑고조금선선했고
전어축제가한창이다
진주친구혜숙이를부르다.
함께나누고싶었지만접니다님이피서를다녀가셨고
그동안날씨가정말가관이었다.

마중나간터미널옆에서새로홈플러스마트가처음개장식을한다한다.
내가오기를기다리면서보니까
거기를다녀간사람은대형접시를선물로준대나?
공짜라면좋아라고함께들어가기로했다.
이미집엔전어회와싱싱한문어를삶아두었는데…

돼지고기가싱싱해보이길래
다음날유정펜션사장집과함께삶아먹으려고
한뭉치를샀다.사은품인접시들을받아가지고..
과연1+1이라는상품도있고,
소형재래시장이죽어가는지도모르고
사람들은매장을꽉메웠다.

예림이네는미국에서내일돌아와다음주초에나삼천포로오거나우리가올라가야할것이다.
아이들이눈에밟힌다

07,8월10일금

남해곽사장네가필요하다는쌀과휴지뭉치,
가스등을사가지고창선으로갔다.
철썩이는파도가역시마음을사로잡는다.
저녁에망연히바다를바라보며
어느재벌이이지역의땅을사서
골프장을만드리라는소문에대하여이야기하다

모상개해수욕장의별장도그리수명이길지는않구나,
쓸데없이허비한돈과시간이아까워지다.
어제산돼지고기를태호엄마가맛있게삶아나눠먹었다.
식탁에앉았는데살살배가아프다.
"죽염이최고예요."
곽사장이죽염을한옴큼쥐어준다.
다털어넣고짠맛을참는데계속이다.
차에둔소화제소합원생각이나서방으로내려왔다.
두알이나털어넣은소합원도,죽염도,
열손가락을다따고발가락까지따도
아무효과가없다.
"삼천포로가자."
30분거리가멀게느껴진다
아파트에와서도계속진정이안된다.
뜨거운물에목욕을해도.쑥뜸을해도….
밤12시가넘어결국삼천포서울병원응급실로갔다
"돼지고기를잘못먹었는것같은데요…"
주사를놓고응급처치를받는다.
아마도진통제였겠지.
더강력한거라면서주사두대를맡고서야겨우눈을뜰수있었다.
수액한병이다들어갔을대,새벽5시쯤에집으로돌아왔다.

07,8월11일토

안나으면토요일이니오전까지외래로나오라고했지만
그냥저냥낮에는병원약으로지낼만했다.
오후가되자다시배가결리기시작했고
전에나은적이있었던태평약국의약을지어먹어보기로했다.그래도별로다.

서울에서아이들이월요일에삼천포로내려온다고전화가왔다.
아프다는소리를말라고당부한다.
고작체한걸가지고..
금방낫게되겠지…
남편은오지말라고말하려한다.
하루만더기다려보라고,지난번에도금방낫지않았냐고,
아이들이너무보고싶었다.

5층아저씨가배아픈데직방이라면서양귀비를몇대삶아먹으라고주셨고,
혹시나다리가잘펴지지도않는걸보니맹장인지도모르겠다고한약국에서형방패독산을지어왔다.

07년,8월12일일

밤을겨우새웠다.
8월20일부터나흘동안신은근신부님과일본여행가기로한일때문에인사도나눌겸,일부러참고새벽미사를갔다.
다음주10시미사후에예비모임을하고월요일에떠난다고..
"함께가게되어서너무기뻐요."
신부님은그곳교우들을소개시켜주셨다.
성당에서나와다시병원응급실로갔다.
다른도리가없다며다시진통주사를찔러주었고
월요일에외래로나오라고한다.
나도그러리라작정을한다.
아무래도무슨병통이났나보다.쉽게안낫는걸보니…
남편이아이들에게에미가아프다는전화를또하려한다.
예림이가받아서대뜸한다는말이
"할아버지,오늘이내일이면좋겠어요.
너무보고싶어요."

그말에차마할미가아프다는말을못하고병원을믿어보기로한다.

명뼈아래부터결리고무겁던배는이제옆구리쪽으로이동하여
점점숨통을조인다.
진땀이나면서죽을것만같다.

07년8월13일월

병원문을열자마자또응급실로달려갔다.
사진찍고수액부터달고…
그러다가"아,쓸개의돌….
2003년도에영동세브란스에서난리를쳤던생각에이른다.
‘그때떼어버릴걸…’
후회는늘늦게사오는법
그런데여전히명뼈끝이무거운체한증세도남아있다.
쓸개를떼어내는수술은간단해서그곳에서도가능하단다.
드디어아들에게에미의병증을이야기하다.
"빨리119로서울로오시지않고뭐하셔요?"
아들은그제서야위급상황이란것을깨달았다.

그런데병원을들어갈때는마음대로들어가도나올땐마음대로되지않았다.
소견서를작성해야했고,119를수배해야했고,
내가가야할병원도정해두고가야했다.
내기록이남아있을영동세브란스에는이미
대자요셉씨가퇴근해서연락이닿지않자
신촌의미카엘씨가자기가기다릴테니그곳으로오라했다.
그런저런일로밤8시가되어서야겨우출발할수있었는데
이미진통제도듣지않는쥐어짜는진통이시작되고있었다.

마치죄인처럼좁은침상에벨트로묶어
실려가는나는사람이아니라산송장이었다.
아니뒤틀리고땀나는고통때문에
그냥아무것도다귀찮고죽고만싶은..
죽으면이런고통이다가셔질것같은….
존재나이상이나신념이나교양같은건내겐더이상
아무것도아니었다.
제발이고통이나가셔졌으면….
연신남편과구급차기사는앞에서피해주지않는차들을욕하고있는소리가들렸다.
왱왱거리는구급차의소리도못들은척하며
길을비키지않는차들때문에시간은지체될수밖에없었고
나는그시간들이길게만느껴졌다.
아직우리의수준은그정도에지나지않는다.
모두가반성해야할일이다.
죽어가는사람의급한상황이남의불구경이되다니…

병원에도착했는데미카엘씨,대자베드로부부,
아들의얼굴도흐리게보인다.
우선소견서를받았더라도다시사진도찍고주사를매달고
어디나똑같은절차와관행이진행되고있었다.
지쳐서묻는말이무엇인지대답을할수도없이기진맥진이다.
황달도오고간수치도높고,
간,담은영동병원이전문이고내차트도그곳에있고,
그곳병실사정도좋고,동창인이두연박사도있으니
영동으로옮기는것이좋겠다고한다.
다시구급차를타고왱왱거리며신촌에서영동세브란스로옮기다.

07년8월14일화

새벽6시30분,응급실에서밤을새우고2802호실로병실이정해지다.

간밤응급실의내자리옆에는심폐소생술을하는지
급박한상황이벌어지는듯,바쁜발걸음이투닥거리며
오고갔고,남편인듯끄이끄이우는소리가들렸다.
이어서영안실운운하는소리가들려왔고…
또한안타까운생명이사라지는구나
나도저렇게죽으려나보다.
꼭살아야겠다는미련도없이그냥
아프기만하고덤덤한밤이지나갔다

병실로들어가는입구2803호방앞에즐비한꽃들을보며마음이밝아졌다.
재수가좋구나.남의향기를향유할수있다니..
난향이은은하게병실로기어들어왔다.
누구인지평소에덕을많이베푼분인모양이다.
믾은분의흠모의대상이되는그분을존경하는마음이생겼다.
계속검사를해야해서금식하고피를뽑아가고
초음파,엠알아이,무엇인지알수도없는무수한검사를한다.
걱정인것은혈관찾기가어려워간호사들이주사를놓는데
어려움을겪는사실이다.

진통은계속멎지를않고있다.
담낭에도담도에도돌이많이보인단다.
좀진정을시켜야내시경으로담도의돌이라도제거할수가있다한다.

접니다님,하나모임분들이병실로찾아오셨는데
제정신으로찾아주신분들을뵙지못했다.

07년8월15일

휴일이라별처치도없이고통은계속되다.
다음날아침내시경으로담도의돌을제거하기로하다.
그래서금식은계속되다
병원의대자들과이두연박사때문에본의아니게사람들이알게되었다.
아픈게무슨자랑이라고..
이뜨거운염천에병실을찾게하는건분명민폐인데,
아프지않는다는것도마음대로는할수없으니….
사람들유모어속에얄미운사람시리즈,예쁜,부자인,아이가잘난,강남에사는,등등중에서도가장마지막이건강한사람이었던걸기억해내고
평소건강했었다고믿었던자신이너무공허하게느껴졌다.

그래도오래사귄오고가는사람들에게
아직은사랑받고있는존재라고생각하니
감사한마음이들었다.
아이들은가능한병실로데려오지말라고타일렀다.
병원은면역성이약한아이들에게적당한곳이아니라는느낌이들어서….

2인실병실인나의옆자리가비어있었는데김영임씨가들어왔다.
병원옆에산다했다.
고막이터져재생수술차왔다는데간단하게생각했는데
복잡하다고속상해한다.
귀뒤를찢어야하고머리한부분을면도해서그피부를
오려붙여애한다고…
커거나작거나수술은두렵고도두려운것인가보다
밤내두병자가잠을못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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