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1: 페르시아의 시인 하피즈의 공원에서
실크로드이란페르시아루트기행은여러의미로내겐정말행운이었다.
사람들이복작대고불을환하게켜둔돔이중앙에보인다.
‘정문에들어서니뜰한가운데에여덟개원주가떠받치는돔형팔각정이보인다.
하피즈’는이슬람에서‘경전을암송한사람’이란뜻의존칭이다.
이시라즈에서코란경전외에서가에꽂혀있는책이있다면하피즈의시집이라할정도로,
그리고한시인의이름으로공원을만들어만사람들이기리게하는공간이있다는건,
시를사랑하고예술을사랑하는문화민족의정서가눈에보이는듯하다.
어린소녀하나가시집을들고낭랑한목소리로낭송을한다.
많은사람들이손뼉을친다.
그러면더의미가있었을것같다.
대리석관에는참배객들이들고온장미송이와사랑이담긴그들의손이살포시얹힌다.
죽은시인과의교감을꾀하려는듯이….
정말로이런공간이우리나라에도있었으면좋겠다.
부러운마음으로묘당을지나자회랑이나타난다.
이공원에서정수일교수님은일행모두에게차한잔을사주시겠다고했다.
술은금지시킨나라에서특이한것은여자들도이곳에서는물담배를즐겨피우고있었다.
자욱한안개속같이물담배를피우는연기가공원에가득했다
정교수님은탁자마다하나씩물담배를분배하여체험하게하신다.
하피즈공원에서
혼미한정신,
머리가어찔어찔하다.
대롱을통해목구멍으로들어오는매애한기운,
이럴때나진짜바보이고싶다.
아무것도모르고치닫는영혼
그속에해맑은영혼이일어서고
아름다운언어가살아나고
소지를올리듯연기는모락모락피어나고있었다.
기억한자락끌어내어시한줄읊으면
그리움이자꾸만피어오를것같다.
물담배연기속에…
이시집에는괴테와연인마리아네사이에오간편지가실렸는데,
하피즈는몽골제국의일부인일한국시대(1258~1353)말기에태어나
그의삶과활동을지탱케한이념적바탕은당대를풍미한수피즘(이슬람신비주의)이다.
신학과문학에소질이남달랐던교사출신의하피즈가시성의자리를굳히게된데는
그의시는한편이7~14행인가잘569편과루바이아(4행시)42편,
한시편속에서주제의일치보다사상의연속성을관철시킨다.
그의가잘은사랑과술이불가분의모티브다.
그대사랑의외침이간밤에내마음을울리나니,
고절절한사랑을고백한다.
“오,불밝히는궁정처럼연인의애정이스며있는집,신이여,
라고애절하게기도한다.
이런시인의연모는인간에대한감성적연모라기보다,
특히수피인시인에게술은‘자기소멸’,‘신과의합일’에이르게하는
“장미는내가슴에,술은내손에,연인도내곁에있으니,
“나의종단(수피즘)에선술이허용되거늘,장미같은몸매
라고노래한다.
“신은창세기때부터술이외의선물은주지않았고”,
“내존재의토대는취하면서쌓여갔으며”,
“슬픔의약은술”
이며,또한잠시드(페르시아전설의왕)처럼술잔을통해세상사를읽을수있기때문이다.
그래서하피즈의가잘에서술은차원높은은유를바닥에깔곤한다.
시인은술을‘신의이슬’로,‘빛’으로,‘불타는루비’로,‘이성의집’으로여기면서
시에자주등장하는싸끼(술따라주는자)는신의뜻을전달하는자로둔갑하며그와교감한다.
요컨대,하피즈에게술은저질스런주색,주벽개념이아니다.
사실이태백의조상은페르시아어권안의
600여년시차를뒀음에도두시인은경력이나영적경지에서동병상련,막상막하,피장파장이다.
그렇게도닮은꼴일수없다.
술한말시백편의주선들이니까.
시성의큰그릇에는심원한인생관과세계관도나타난다.
“인생의역(수피즘의상승단계)에서기쁨과평안은순간,
한편으로는“이기심때문에모든일구경에오명만남기니”라고이기심을꾸짖는다.
“하피즈여,세상의정원에서가을바람에괴로워마라,
고고진감래의인생철학을설교하기도한다.
“난가난을존경하며재물의만족을원치않나니,
라며시인은청빈을떳떳해한다.
한편으로는
“무덤속의한줌흙,고대광실이하늘을찌른들무슨소용인가”,
“정신이온전하든취했든,모든이는연인의추종자,모든곳은사랑의집,
며수피즘의이념,만민평등과무차별의정신을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