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의 기도

길위에서

집을나가있을땐집이몹시도그립고

집에돌아오면집이힘들고,

길위에서듣던바람소리가그립습니다

역마살이끼어나돌아다니기만하면

삶에서엮어졌던수많은일들에관해

걸러서걸러서생각을거듭하게됩니다

모든것들은빈들녘의바람처럼

시간의강물위로흘러흘러가는데…

아웅다웅할아무것도없는데…

어떤자는울면서웃을날을그리워하고

웃는자는또

웃음끝에다가올울음을두려워하지요

문득하늘을보기가민망하고부끄러울때가있습니다

누구를죽도록사랑해보았으며,

무엇을위해죽도록일했었던지를…

그리고무엇을위해열심히기도해왔었는지를…

그리고오늘이렇게살아있다는게

얼마나감사한일인가를…

죽는날,집착이라든가인연이라든가

그복잡한단어의얽매임에벗어나서

아름다운마지막을

갖게해달라고기도하게됩니다

언제나자신이갖지못한것을추구하게되는삶에서

가진것을감사하는일은매우드물지요

삶이나에게더많은시간을허락하지않을때도

마지막남은몇분을아껴

고마운분들을위한기도를할수있도록…

길위에서는늘기특한생각을하게됩니다

이제한해의촛불이다타들어갑니다.

물한그릇정갈히떠놓고

임들을위한기도를드립니다.

즐거운성탄과새해를맞이하시도록

소리울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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