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언제나 시작 page:31 고난의 강물/광란의 세월 1

광란의세월

1981년7월10일.

"7.10사태"

우리가족은이날을그렇게부르며목이메인다.

집안이망한다,부도가난다,재물은물거품이란말,

어찌그것이나의일이라고생각했던날이있었을까?

우리는그만큼너무나열심히살았었다.

우리부부는맨주먹으로시작하여

피눈물나는노력과절약으로남부럽지않은행복을누렸다.

병든시어머님을집에홀로남겨둔채,

어린아들두놈을떼어놓고

도와주는사람없는살림을살며집에서학교로동분서주했다.

남편은남편대로15년의교직생활에서모은작은밑천으로

시멘트대리점을성실히경영하여

사업가로서의기반을다져가고있었다.

그러나사업이정상궤도에오르면

남자들은더큰사업에의욕심이생기는모양이었다.

남편의초등학교동창이라든가,

20년동안헤어져소식도모르던친구가

자주자주사무실을찾는다했다.

마음이여린남편은직장이없다는그를위해

함께하던인조석대리점을후딱떼어주었다.

구좌보증금은우리가지불한상태였고

사무실은함께쓰던것이었으니

당시건축붐을타고돈을벌게되었단다.

그는애시당초사기성을띠고남편에게접근했었는데

어릴적친구라고무방비상태로무조건믿었던게

크나큰상태로우리를몰고갔다.

그는이렇게웅크리고있을게아니라

모래사업을함께하면어떻겠냐고제의를해왔다.

현금없이어음으로덤프트럭을사고,

국내굴지의D회사에모래납품을하면

엄청난마진에다가틀림없이모래값은현금으로

결제가되어돈이굴러들어온다는것이었다.

그런데D회사를남편은모르니

자기들이주선하는댓가로이익은3등분하여

나누는방식으로하자는것이었다.

의논인지통고인지내게그런이야기를했을때

나는펄펄뛰며반대를했었다.

남편이름의어음이니사고가나면모든책임은

다남편의것이라고,지금이대로가좋으니

제발모래사업은그만두자고애원을했다.

나의설득력부족이었던지그게운명이었던지

급기야는어음으로덤프트럭두대를샀는데,

D회사에서는남편을모르니자기들이름의차라야

모래납품이가능하다고,새로산차의명의는

그들의것이었다.

처음한두달은잘굴러가는것같았다.

남편은신이났다.

금방부자가다된것처럼만면에웃음을띠고다녔다.

모래납품업을시작한지3개월이되자D회사의결재가

정상적으로되지않는다고했다.

어음으로샀던모래값차값으로도래되는어음은

우리의능력을넘었다.

모래값이안나와그렇다고.국내굴지의회사이니

곧나올거라고,그래서남의돈을빌려어음을막아야했다.

남의돈을빌린적이없었던나는급기야

나를믿고아끼는몇명의선생님들께돈을빌려

돌아오는어음을갚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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